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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시민 & 작은이 두분에게
쥐뿔!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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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1.06 18:41
작금에 일명 진보기독교인 나시민님과 개신교에서 카톨릭으로 전향한 작은이님의 대화가 자못 위험지경에 이르고, 또한 그 도중에 불초소생이 언급되었기로, 두분을 오프라인서 직접 만난 자격으로도 한 말씀 올리지 않을 수 없게 되었습니다.
오프라인서 만난 사람은 일반적으로 온라인에서만 만난 사람보다는 안면이 있다는 그 하나 자체로도 함부로 말못할 처지이겠으나, 그렇다고 할 말을 못하는 것도 문제가 있으니 부득불 고깝고 역겨우시더라도 참아주십시오.
또한, 내일 출장을 가서 16일 경에나 돌아오니 그 동안에 이곳에서 두분의 대화가 어떻게 벌어질지도 몰라서, 제 입장이라기 보다는 이제까지 느껴오던 가톨릭과 개신교간의 갈등을 보고 느낀 심경을 두 가지 비유로 정리한 것이니 그냥 들어주시기만 하면 고맙겠습니다.
오늘 신문 사건사고란에 보니 집나간 마누라와 사는 남자의 다 큰 아이들을 죽였더군요. 왜 마누라가 낳은 자기 아이들이나 그 마누라를 죽이지 않고 그 남자의 아이들을 죽일까요? 차라리 간통죄로 년놈을 같이 콩밥을 멕이지 않았을까요? 그게 말입니다. 우리 사회에 간통죄는 이혼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성립이 안됩니다. 부정한 자기 배우자를 용서하고 데리고 살 마음이 없어야 합니다. 단지 부정한 배우자나 그 혼내주기 위해서라는 말은 그래도 그 집나간 마누라가 돌아오거나 밖에 있는 이유가 사라지거나 어쨌든 다시 합친다는 전제가 있을 때에만 가능합니다.
사람이란 원래 가까운 친인척, 이웃사촌, 국경을 맞댄 나라, 긴밀한 관계에서 정상적이라면 친밀감과 유기공조가 잘 단합됩니다. 그러나 이 사이에 갈등과 골이 생기면 오히려 남들보다 더 질기고 깊은 증오가 생기는 법입니다. 그 깊이는 사랑했을 때보다도 훨씬 깊어지고 풀기가 어렵습니다. 차라리 남이면 그만인 것을, 공통의 집안 뿌리 하나라는 그 문제가 오히려 더 응어리를 어렵게 만듭니다.
동서지간이 싸우는 건 보통 두 가지 입니다. 부모모시기와 상속 문제입니다. 님들이 개신교 천주교로 갈라진 것과 동일합니다. 누가 부모를 모시는가와 누가 그 유산을 분배 또는 독식하여 본가를 이루느냐의 문제는 급기야 사사건건 하나하나 두 동서간을 갈리고 분하고 싸움나게 합니다. 이 본가싸움은 다른 이웃이 참견할 것도 못되고 오직 형제간에 불화이기 때문에 공동상속을 인정하거나 같이 한집에 산다면 모르되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동서지간이 더 밉고, 오히려 상관없는 이웃이 감정적으로 친밀한 경우가 많습니다. 차라리 이웃인 불교든 천도교가 오히려 감정적 배타가 덜한 것은 이 씨가림의 문제는 당사자가 배타적으로 승리하지 못할 때에는 더합니다. 왜냐하면 외부의 이웃은 두 형제중 평판높고 장자를 친밀하게 여기기 때문에 오히려 작은 아들은 가문의 번영을 추구하려면 그 친한 이웃의 땅과 소유를 뺏어냐 하기 위해서라도 큰형이 나쁜 놈이자 진정 가문을 위;하지 않는다고 공격하는 것입니다.
전래로 우리나라는 집안싸움이 외부로 알려지는건 수치이자 가문에 먹칠하는 일이었으며, 특히나 재산문제나 본가문제는 쌍놈들이나 벌이는 것으로 여겨왔습니다. 그래서 집안의 명예가 우선하기에 집안끼리 싸워도 그중 한편이 다른 이웃과 불화가 생기면, 일단 가문의 싸움을 멈추고 원수진 형제와 힘을 합쳐 싸우는게 당연했습니다.
어제 친척하고 두잽이 멱살을 잡고 죽일놈 살릴놈 했어도, 그 친척이 친밀한 이웃과 쌈이 나면 친척을 위하여 이웃하고 칼부림나게 싸우는게 정상입니다. 일단은 남앞에 자신의 가문을 지켜야 하며 자신들의 싸움은 그 다음입니다. 이게 순서입니다.
둘째로 종교간 개종이나 분파간 이적갈등에 대해 보겠습니다. 나는 이걸 변절자란 말로 노골적으로 표현하겠습니다. 예전에 이승헌의 단군 관련 단체에서 간부로 있다가 기독교로 변절한 놈이 오히려 기독교집회를 이끌며 단학선원을 남들보다 더 욕하고 다녔습니다. 북한에서 월남한 군인들이 오히려 그들의 조국을 남한 사람들보다 기자회견에서 더 욕하고, 계속해서 순회강연에서 북한을 심하게 욕했습니다. 통일교에서 나온 사람이 장로교 단체에 와서 통일교를 더 욕하고, 불교에 몸담았다가 牧師가 된 놈이 불교를 더 욕했씁니다.
나는 그들의 이전에 몸담았던 단체나 지금 새로 속한 종교에 대해서 말하는게 아닙니다. 변절후에 이전에 있었던 곳을 더 욕하는건 바람직하지 못합니다. 이혼한 아내나 남편은 남보다 더 증오하고 미워하지만, 그리고 속속들이 둘 다의 썩은 문제를 알고 있지만, 그렇다고 남한테 이혼후에 비방하고 다니면 그게 자기욕이지 남에게 동정이나 얻어먹겠습니까?
구마적이 옥동자를 부러워한다고 옥동자가 원빈이 되는 건 아닙니다. 또한 옥동자가 구마적을 못생겼다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가톨릭이나 개신교나 다 썪은 부분이 있으나, 그렇다고 남의 썪은 부분만 들추어낸다고 자기가 깨끗해지는 것도 물론 못됩니다. 그냥 나가서 갔으면 됐지, 이혼한 서방 아내 비방하며 다닌다구 자기가 개가하는데 흠이 되면 되었지 득이 됩니까?
오히려 한뿌리 같은 집에나마 살았으면, 서로의 허물을 덮어주는 것도 모두를 위해 도움이 됩니다. 더군다나 남들이 이혼했을지언정 자기 가정을 욕하면, 거짓으로라도 아니라고 또는 그런 헛소문 내지 말라고 오히려 다독거려야 하는 것 아닙니까?
나는 안티지만 두 기독교인들이 그러시면 안타깝습니다. 작은이님은 개신교에서 가톨릭을 음해한다고 하지만, 가톨릭도 스스로도 홀로 존귀하지도 않습니다. 개신교를 까뒤집고 싸그리 입다물게 헤도 가톨릭이란 옥동자가 잘난 것도 아닙니다.
나시민님은 예전에 보여준 진보적 색채가 개독교가 가야 할, 또는 회복해야 할 정도라고 주장한다고 해서 개신교라는 쓰레기가 더 평판높게 드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자신의 안타까움의 투영이 작은이님의 지적에 아프더라도 제못난 탓을 해야지 어쩝니까?
두 기독교인이 아작나게 싸워 누가 나가 떨어지더라도 안티로 보아서는 아무런 칭찬할 거리도 못되고 그저 저게 기독교라는 종교쟁이들이 벌여왔던 수백년간의 행태일 뿐이란 사실만 확인시켜줄 뿐입니다.
나는 이글을 써넣고 두분에게 얼마나 많이 욕을 먹을지 압니다. 또 일부 안티들도 나의 견해에 대해 욕을 할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오프라인에서 만난 두 분을 보고 공평히 말씀드린다면 두 분의 분쟁의 선후가 무엇이든지 간에 아름답게 비치지는 않습니다.
내일 출장을 가기 전에 그냥 한마디 말씀드려보았습니다. 제가 건방지게시리 이렇게 올린다는 거 압니다. 마음껏 욕을 하시더라도 대응하여 답을 하지는 않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