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 이중과세 그 딜레마
쥐뿔!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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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08 20:12
추석을 한가위 또는 중추절이라 부르고 그 연원은 신라시대의 가배에서 왔다고 배운다. 초가을 늦가을 의 가운데란 말이 중추절이란고 하는 연원이 되기는 하나, 대충 오곡백화가 무르익고 추수가 마무리질 무렵 풍성한 게절에 맞춘 잔치날이었던 같다.
한반도 북부지방인 부여의 영고나 고구려 동맹 같은 제천행사가 같은 부류이겠거니 짐작은 해도 10월에 있었던 것으로 보면 남부지방인 신라로보면 조금 이른 철이기도 하고, 올해는 더 빨리 온 것이다.
우리나라의 추석을 놓고 다른 종교와 비교해 보는 것도 의미있는 것이기도 하겠다. 왜냐하면 불교나 유교적 조상을 위하는 행사가 추석 이외에도 존재하는 이중과세적으로 쇠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음력으로 7월백중날에 절에서는 돌아가신 부모조상의 천도재를 지낸다. 그 날을 우란분절이라 하고, 부모은중경에서 유래한 목련존자의 어머니 천도를 위한 일화를 계기로, 절에서 부모조상을 위한 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그런데 백중이란 말은 백종이라고도 하여, 백가지의 온갖 음식이라는 말에서 유래하기도 한다. 더운 여름 90일 동안 여름 수행인 하안거를 마치는 스님네들을 공양하고, 또한 그 음식으로 부모조상의 극락왕생을 비는 것이다. 물론 5월8일 석가탄신일에도 돌아가신 부모님을 위한 1년 영가등을 켜기도 한다.
유교적으로 말하면 일년에 네번 있던 춘하추동 시제가 이제는 가을시제로 몰아졌지만, 음력 10월쯤에 조상들의 묘를 찾아 자손들이 성묘와 제사를 지낸다. 봄에는 한식을 전후하여 묘소 주위의 풀을 베기도 하지만 역시 가을 시향이 그 중심이다. 추석에도 어김없이 돌아가신 가까운 조상은 집에서, 그리고 집제사가 끝나면 성묘로 먼조상을 모신다.
이걸 비교해보면 이상한 걸 느낀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불교였던 신라와 고려시대, 유교였던 조선시대를 내려오면서도, 부모조상에 관련된 제사나 기원을 종교 나름대로 자신의 종교제일을 지켜오고 있으면서도 추석날은 불교유교 무교 관계없이 모두 조상과 관련된 제사를 모시는 것이다.
말하자면, 음식이 풍부한 절기나 어느 종교적 집회에도 조상을 모시는 일은 계속되어 왔고 추석은 그 조상집안 모임과 제사의 구심점이 된 민족정체의 정수라고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불교는 초파일 백중날 제사를 지냈어도 추석날 또 지내고, 유교 또한 한식 시향을 지내지만 추석날도 조상제사를 지내는 것이다. 이 이중과세가 당연하면서도 어느 종교 하나, 이르 부인하거나 따블이라거나 한 적이 없다.
최근에 미국서 전래돤 개신교에서는 추수감사절을 지낸다. 추석은 민족의 추수감사절과도 같다. 그러니 이 또한 이중과세다. 그런데, 문제는 기독교인들은 추석날 조상을 모시지 않는다. 이 한가지 사실만으로도 민족이질적인 종교임에는 분명하지만, 추수감사절을 중히 여기고, 오히려 추석날은 멀뚱멀뚱 지내는 것이다.
혹 들떨어진 기독교인들은 조상젯상은 안차리고 추석예배니, 추도예배이 하면서 제들 신앙에서도 근거없는 에배나부랭이로 추석날을 그냥 대우기가 무안했는지 속이려 한다. 엄밀하게 말해서 예배의 대상은 오직 하나님이다. 그러니 추석가정예배나 추도예배는 추석이라는 말과 조상이라는 한계를 인식한 말바꿈의 예배란 형식이라는 말이다.
이들이 말하는 추석이니 추도니 하는 예배형식에는 조상은 아예 없다. 돌아가신 조상을 추모한다는 그 개념 자체가 이미 교리적으로 성립이 되지 않는다. 예배를 받는 분은 오직 하나님이고, 이게 사실은 그들의 딜레마다. 머지 않아 올 추수감사절은 맘놓고 하나님께 제사를 드린다 해도, 조상과 관련된 추석 명절조차 조상을 거부하는 유일한 종교다.
이땅에 존재해왔던 모든 종교는 추석을 이중과세 삼중과세라 하더라도 모두 중히 여기면서 조상을 공경하며 즐겼던 것이다. 오직 개신기독교라는 들떨어진 이질 외국인이 이 민족의 구심점을 외면할 뿐이다.
저 유대인의 조상 아브라함도 자신의 마누라와 자신을 위해 선산묘터를 정하였고, 이삭 야곱도 그 선산묘터에 묻혔거늘, 그리하여 그들이 죽었을 때 그 표현 "열조(列祖)로 돌아갔다"고 무수히 구약에 나와 있거늘, 이게 조상의 숭배의식이 아니고 무엇이란 말인가?
심지어 창세기 마지막 50장에 이집트에서 총리로 지내던 요셉은 아버지 야곱이 죽자 이집트 파라오에게 윤허를 얻어 요단강을 건너 조상 선산에 장례지내고, 그 자신도 110세에 죽을 때 유언으로 자신의 뼈를 선산에 묻혀달라 했으니, 몸에 향유를 부어 시체를 미라로 만들고 관에 넣어 제 조상 선산으로 갔던 것이다.
이 땅의 기독교인들은 도대체 저 열조로 돌아갔다는 무수히 많은 유대의 조상숭배를 그냥 흘려버릴 것인가? 이 땅에 존재한 모든 종교는 이중 삼중 조상숭배의식을 치루면서도, 추석날 만큼은 종교랑 관계없이 조상의식을 골간으로 민족의식의 하나됨을 확인해 왔건만, 오직 이놈들만은 한국인이 아니라는 증거를 이리도 뻔뻔히 내세운단 말인가?
니들 신앙의 조상 유대인들조차 선산을 중히 여기고 죽으면 조상들의 세계로 갔다고 믿었다. 니들은 도대체 무엇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