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인들이 그랬다네......
쥐뿔!
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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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6.16 11:00
어제는 할인점에서 마님이 시장을 보는 짧은 시간 동안 새로나온 <로마인 이야기> 11권 "몰락의 시작"을 훓어 보았습니다.
이 11권은 5현제의 마지막 황제 마르크스 아우렐리우스 부분이니까 서기 150-180년 사이의 역사를 다룹니다. 로마사 전체를 소개하기는 그렇고 또한 아주 skip으로 짧은 시간에 지나쳤기로 기독교와 관련된 몇가지만 소개해볼까 합니다. 자세한 부분은 사서 보세요.
그중 제일 우습기도 하고 특이한 점은 로마인들이 초기기독교인들을 <무신앙인>, <무종교인>인이라 불렀다고 합니다. 지금으로 보면 오히려 기독교인들이 다른 종교인들을 말할 때 쓰는 말이니 말이 역전이 좀 심하죠?
다신교인 로마에는 30만의 신이 있었다고 합니다. 로마식으로 신은 창조주이자 인간을 지배하고 명령하는 신이 아닌, 일을 세우는 것은 인간이요 이를 조력해주는 뒷배적 신이니 인간이 주요 신은 따라오는 도움자일 뿐입니다. 그러니, 황제가 죽으면 신으로 옹립됩니다. 이를테면 우리나라 순국한 우국열사들이 이 나라의 안위를 걱정하는 정신조차 신이라 할 수도 있겠습니다.
로마에는 사제계급인 제사장이 없습니다. 국가적 제전에는 황제가 제사장이요, 집안의 제신은 가장이 제사장이 되는 것이니까, 가정마다 황제마다 다 뒷배신이 다른 것이고, 그러다 보니 다른 사람은 다른신을 모신다는 것이 너무도 자연스런 일이지요.
그런 로마인들에게 종교인이란 다른 신들이 공존하는 신앙을 말하는 것이므로, 기독교처럼 유일무이한 신만을 숭앙하고 다른 신을 인정치 않는 자들을 오히려 무종교인 무신앙인이라 부르게 된 것이지요.
서기 2세기의 기독교인들은 그 존재가 너무 미미해서 아직 기독교를 핍박하는 단계까지는 못갑니다. 아직은 로마사회에 위협적 존재가 되기에는 규모나 성장이 적었다는 것입니다. 그런데도 간혹 몇명씩 처형되는 걸 볼 수 있습니다.
이때도 기독교인들은 왕따에 미움을 받는 존재였는데, 예를 들면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황제 때에 가뭄으로 흉년이 들고 거기에다 외부전쟁에 페스트가 유행했으니 나라에서는 황제와 지방마다 공공사업과 복지사업으로 이 기근과 역병에 대처하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기독교인들은 이 로마의 국난 해결을 위한 복지사업에는 전혀 무관심하고 비협조적이었을 뿐만 아니라, 염세적이고 자기네 끼리만 교통하고 모여살며 예수재림만 갈구하니, 오히려 로마가 이 위기를 극복하는 노력이 예수재림의 천년왕국에 걸림돌이라 여겼던 것입니다. 그러니 기독교인들은 그야말로 왕따받을 짓을 그때에도 했다는 겁니다.
그러면 기독교인들이 반사회범으로 체포되었을 때 무슨 차별을 더 받았느냐 하면 그게 아닙니다. 시민권을 가진 자는 남들과 같이 태형을 받고 목이 잘렸으며, 속주민이나 노예 기독교인도 다른 죄인들과 똑같은 처벌을 받았습니다.
로마인들의 공평함은 기독교 비기독교를 가리지 않고 사회적 신분에 맞게 처형되었던 것이지요. 로마에서 기독교인들이 받은 죄목은 다 반사회적 범죄인이라는 것이지, 기독교인이라는 것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