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와 함께 이밤을......경상도요?

그대와 함께 이밤을......경상도요?

쥐뿔! 0 2,759 2003.01.22 11:47
그대와 함께 이밤을......

지난주 개그콘서트에 사투리 스테이지보고 뒤집어 졌습니다.

"당신과 밤을 지새고 싶습니다.....경상도요?"
- 불끄라

"다시 한번요?"
- 오빠 못 믿나?

"정말정말 당신과 밤을 같이하고 싶습니다....경상도요?"
- 손만 잡구 잘께

두 남녀, 이를테면 두사람 맘은 다 굴뚝 같지만 그래도 땡기는 건 남가가 해야 하는 것이요, 여자는 입으로는 헤픈 여자가 아니라는 다짐만 받아두려는 수작 중이다. 이런 경우야....머 다 경험해 보았겠지만 여우와 늑대의 차이일 뿐 다른 건 없다.

<오빠 못믿나> 그러면 속으로는 <너 같은 거 어떻게 믿어?> 하면서도 <오빠 믿어> 해야 하는 것이고, <손만 잡고 잘께>라는 약속에 <꼭 손만 잡고 자야돼>라는건 그냥 정해진 대사를 치르기 전에 궤도처럼 굴러가는 대사지 머, 거기에 무슨 그야말로 오빠고, 믿음이고, 손만이고 이런게 있나? 말로한 약속이 깨져도 응당 깨질거란 걸 다 알고 있으니 말로한 약속을 실제로 지키면 그게 그야말로 쑥맥이고, 바보소리 듣는 것이다.

라스베가스 서커스서커스 호텔 앞에 작은 교회, 그야말로 작은 교회가 있다. 크기는 우리나라 열녀비 전각이나 종각 정도여서 그안에 무슨 의자니 강대상이니 들어갈 틈도 없는 그냥 모조교회만하다. 머 저딴게 있나 하고 의아해 했었는데, 호텔로 돌아올 때 보니 신랑신부 앞에 기타를 든 목사가 증인 한명없이 주례를 서는 것이 아닌가? 신랑도 신부도 장난끼가 다분하여 웃어제끼고, 목사 나부랭이는 기타치고 축가 부르고 ...... 말하자면 대사 치르기 전에 결혼이라는 요식행위를 하는 중이다.

라스베가스가 미국에서도 결혼하기 가장 쉬운 곳이라 들었는데, 하객이니 증인인 하나도 없어도 되고, 길거리서 눈맞은 것들이 배맞기 전에 계약으로 대사를 치르는 약속을 하는 셈이다.

저 갱상도 남정네가 오빠 믿으라는게 차라리 낫지, 그 따위로 잠시 배맞으려고 결혼식 올리고 하는 것보다 우리나라 여성네처럼 내숭까면서 오빠를 믿네, 손만 잡고 자야돼 하는게 사람사는 남녀간의 은근한 대화지, 무슨 무작정 <불끄라> 보다 더 무식삭막하게 잠시 결혼식이 머야?

우라질 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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