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정말 그리스도의 떰堧?이와 다른가요?

※※※ 0 3,861 2005.06.08 04:06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
날 짜 (Date): 2004년 10월 14일 목요일 오전 09시 54분 56초
제 목(Title): Re: 정말 그리스도의 떰堧?이와 다른가요?


아래 글을 보면, 진중권이 극우집회의 행태는 역사속의 그리스도의 모습과는
다른 것이라고 대비하는 대목이 매우 강조되어 있는데, 정말 그런가요?
댓글 부탁합니다. 헷갈려서요.
--------------
일단 저는 예수를 역사상의 실존 인물로 생각하지 않으므로 (전에는 그래도

예수의 역사적 실존성을 60% 정도로 보았는데 요즘은 10% 이하라는...)

정말 그런가요? 라는 질문 자체는 저에게 별로 의미가 없구요...


예수의 이미지는 그것을 유포하고 이용하는 자들의 의도에 따라 다양하게

변해왔기 때문에 진중권의 예수론에 간단히 동의하기는 어렵습니다.


일단 마태가 묘사한 예수는 유대 왕가의 적통을 이어받아 동방박사들의 경배를

받으며 태어나고 에돔 출신의 왕 헤롯은 정당한 왕위계승권자인 예수의 탄생에

겁을 먹고 유아몰살을 시도하는 등 예수는 태어날 때부터 스포트라이트를 잔뜩

받으며 화려하게 등장합니다. 마태가 묘사하는 예수는 유대인에 의한, 유대인을

위한 이스라엘 왕국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하나님께서 보내신 메시아입니다.

(마태복음서의 예수는 제자들에게 사마리아인이나 이방인들에게 전도하지 말고

오직 이스라엘인만 돌보라고 말할 정도로 편협한 극우파 민족주의자입니다.)


마가와 누가의 예수는 압제와 착취에 시달리는 대중들을 몰고 다니는 좌익의

냄새가 많이 납니다. '지금 잘 먹고 잘 사는 놈들은 세상이 한판 뒤집어져서

이를 갈며 땅을 칠 것이다'라는 식의 데마고그를 통해 인기를 끌었던 예수의

이미지는 지금도 좌익신학 운동가들에 의해 '혁명가 예수'의 모습으로 확대

재생산되고 있습니다. 진중권은 이런 예수를 염두에 둔 듯 합니다. (물론

복음서에 묘사된 예수는 계급의식도 없고 자본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도 없는

순진한 과격파에 불과합니다만...)


콘스탄티누스는 제국의 통합에 도움이 되는 예수를 원했기 때문에 기독교회가

묘사하는 예수는 과격한 인상을 말끔히 닦아내고 '가이사가 세금을 바치라면

바쳐라'라는 유연한 예수의 모습이 됩니다. 유대 민족주의도 없고 착취에

분노하는 혁명가의 모습도 없습니다. (성경에는 분명히 그런 흔적이 남아

있지만 이제는 그런 느낌으로 그 구절을 읽는 기독교인은 거의 없습니다.)

오늘날의 기독교인은 대부분 이 부류에 속합니다. 그래서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 아느냐, 그렇지 않다. 오히려 분열을 일으키러 왔다'라는 과격한

구절에 대해서 '난해하군...'이라고 생각하며 대충 넘어가는 게 보통입니다.

'네 손이 죄를 짓는다면 손을 찍어버려라'라는 섬뜩한 구절을 읽어도 '이런 건

어디까지나 비유'라고 생각하며 '네가 가진 것을 다 팔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라'는 구절은 그냥 '훌륭한 말씀'일 뿐 '실천해야 할 행동강령'으로는

절대로 생각하지 않습니다.


즉, 오늘날의 기독교는 부담스럽지 않은 계율만 지키는 세련된 생활종교로

변질되었으며 이런 기독교인들에게 있어서 예수란 적당한 처세술과 political

correctness를 갖춘 너그러운 이미지를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문익환도 OK,

김홍도도 OK, 조용기도 이제는 많이 컸으니까 OK입니다. 이런 예수라면

국가보안법을 수호하기 위한 시위에 왕림하셔도 전혀 이상하지 않습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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