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 to daemul : 기독교 멸절론
※※※
일반
0
2,996
2003.10.06 02:25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2000년 9월 27일 수요일 오전 04시 15분 17초
제 목(Title): Re: to daemul : 기독교 멸절론
> 기독교 멸절론의 목표는 오히려 사람들이 야훼에 대한 관념의 실재를
> 인정하면서도 야훼라는 대상물의 실재를 인정하지 않는 상태에 도달하기를
> 기대하는 것입니다.
> -------------------------------------------------------------------------
> 대상물의 실재의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제 입장을 말씀드렸죠. <불가지론>.
> 당신은 야훼라는 대상물의 실재를 모르고 있으며, 존재여부를 증명할 방법도
> 가지고 있지 않잖습니까? 기껏해야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근거를 요구할
> 수 있을 뿐이죠. :)
>
> 이 이야기는 이미 논리적으로 끝난 얘기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입장을
> 타인들에게 강요하고 있을 뿐입니다. 기독교를 퍼뜨리려는 길거리의 선교사들
> 처럼 말입니다.
그리 간단하지 않습니다. '이 이야기는 이미 논리적으로 끝난 것이다'라고
하셨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는 것은 당신의 입장일 뿐이죠.
당신 역시 길거리의 선교사들처럼 당신의 입장을 강요하고 있는 겁니다.
당신의 머리 속에서 아무리 '이미 끝난 논리(보나마나 불가지론이겠죠)'라는
확신이 섰더라도 그렇게 생각지 않는 사람 앞에서는 당신의 주관을 강요하는
것에 불과합니다.
"야훼의 실재 여부에 대한 논리적 귀결이 불가지론이 아닐 수도 있단 말이냐?"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아마 다음 인용문이 그것을 반영하는 듯 합니다.
> 대상물의 실재의 여부에 대해서는 이미 제 입장을 말씀드렸죠. <불가지론>.
> 당신은 야훼라는 대상물의 실재를 모르고 있으며, 존재여부를 증명할 방법도
> 가지고 있지 않잖습니까? 기껏해야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에게 근거를 요구할
> 수 있을 뿐이죠. :)
우선, 저는 야훼의 실재를 주장하는 사람에게 근거를 요구하지 않습니다. 그런
근거는 없으니까요. (물론 여기서 '근거'란 야훼의 실재를 가정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모두가 공감할 만한 객관적인 근거를 의미합니다.) 그러나
실재의 근거도 부재의 근거도 없는 상황에서 사람들은 실재/부재 논변에 대한
'논리적인' 귀결을 이끌어냅니다. (당신이라면 결코 논리적이라고 생각지 않을
듯 하지만요) 그게 가능한가, 그걸 논리적이라고 부를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이 글에서 굳이 밝히지 않겠습니다. (저도 도발 한 번 해 봤습니다. 단도직입을
좋아하시는 당신도 하셨으니 제가 따라 한다고 해서 뭐라 하진 않으시겠지요? ^^)
힌트를 좀 드린다면 '논리'에 대한 불가지론자(당신을 포함한)의 주관과 저같은
사람들의 주관이 충돌하는 셈이죠. 따라서 주관의 충돌에 대한 대물님의 태도를
기억하고 있는 저로서는 불가지론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의 견해를 대물님께서
굳이 반박하지 않으시리라고 예상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이야기는 이미
논리적으로 끝난 얘기입니다. 당신은 당신의 입장을 타인들에게 강요하고 있을
뿐입니다. 기독교를 퍼뜨리려는 길거리의 선교사들 처럼 말입니다."라는 대물님의
논변 역시 대물님의 입장을 다른 이에게 강요하는 선에서 한 발짝도 벗어나지
못한 '주관에 대한 간섭'일 뿐입니다. (당신의 논리를 당신의 용어로 설명하자니
어색하긴 해도 재미있군요. ^^)
저는 '주관의 충돌'은 유익하다고 봅니다. 따라서 '주관에 대한 간섭'은 오히려
권장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길거리를 떠도는 선교사들의 문제점은 '남의
주관에 간섭하기 때문'이라고 생각지 않습니다. "그럼 뭐가 문제점이냐?" 라는
질문이 나올 법 하지만 아마 제가 답하지 않더라도 이미 아실 듯해서 설명은
생략합니다.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을 끄집어내어 한번 더 험구하는 건 그다지
즐겁지 못한 일이니까요. ^^
> 왜 사람들은 타인의 주관에 간섭하려할까하는 문제에 관계됩니다. 여기
> 기독교보드에서 기독교 멸절을 주장하는 강민형씨나, 길거리에서 사람들의 귀를
> 괴롭히면서 개종을 요구하는 선교자들이나 타인의 주관에 간섭하려한다는 점에선
> 다를 바가 없습니다.
위에서 충분히 설명 드렸으니 결론만 간단히 말씀드리죠. 당신은 당신의 머리 속에
자리잡힌 '멸절론'에 대한 관념에만 지나치게 집착하고 계신 겁니다. 멸절론이
실제로 무엇을 뜻하는지를 멸절론자에게 묻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다고 생각하셨기
때문에 위의 인용문과 같이 말씀하시는 겁니다. (도발이 좀 심한가요? ^^)
> 사다리는 수단인데, 올라갈 곳이 허공이라면 쓸모가 없습니다.
> 물론 그곳이 허공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저의 애초의 논의는 이렇습니다.
"야훼의 속성이란 야훼의 개념으로부터 파생된 것인데, 야훼의 개념이 허공이라면
쓸모가 없습니다. 물론 그것이 허공인지 아닌지는 모릅니다." 이 논변의 구조가
당신의 '사다리론'과 완전히 똑같다는 것을 아시겠지요? 저는 당신의 사다리론에
공감합니다. 그러므로 저의 애초의 논의는 여전히 정당하다고 생각합니다.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