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마가님께, 도덕률이 깨진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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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27 12:56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5년10월30일(월) 03시24분45초 KST
제 목(Title): 김마가님께, 도덕률이 깨진다면...
짧지 않은 글, 감사히 읽었습니다.
우선 사소한 것 한 가지, 저는 교사 생활을 하면서 철저하게 신앙인을
가장하고 있었습니다. 다른 교역자들과 논쟁을 벌인 일도 없습니다.
다만 질문을 무척 많이 했을 뿐입니다.
재미있었다고 기억하고 있는 이유는 그 시기에 많은 것을 배웠기 때문입니다.
저는 상대주의자가 아닙니다만 도덕률은 '주어진 것'이 아니라 '인간의 도덕적
본능에 따라 발생하고 사회적 관계에 따라 자라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므로 당연히 도덕률은 깨어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도덕률의 근본이
크게 변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그건 본능이니까요. (생산물과 성(性)의
분배 방식 등 사소한 것은 변하겠지요.)
'그렇다면 우리가 짐승과 다른 것이 무엇인가'라고 말씀하셨는데 여기에서
저는 반문하고 싶습니다. 왜 우리는 짐승과 '근본적으로' 달라야 하지요?
인간은 존엄하고 짐승은 존엄하지 않은가요?
두 번째 질문... '인간이 짐승과 같다는 결론은 견딜 수 없다'라는 입장으로부터
곧장 '인간은 짐승과 같을 리가 없다'는 결론으로의 비약은 온당한 것인가요?
달리 표현하면 '인간이 아무런 목적도 없이 살아가는 존재라니 참을 수 없다'
라는 전제로부터 '따라서 인간은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창조되었다'라는
결론으로 달려도 되는 걸까요? '그 여자가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니 견딜 수 없다'
라는 전제로부터 '따라서 그 여자는 나를 사랑할 것임에 틀림없다'라는 결론으로
달리는 것은 심정적으로 공감할 수는 있지만 온당한 추론법은 아닙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