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moondy님의 질문


[R] moondy님의 질문

※※※ 0 2,007 2003.09.30 03:45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8년 5월 11일 월요일 오후 11시 25분 15초
제 목(Title): [R] moondy님의 질문



> 제가 제 애인과 만난지 1년 되는 기념으로 18k 반지를 같이 맞췄습니다.
> 그래서 서로 그것을 24시간 항상 끼고 소중하게 간직했지요.
> 그런데 어쩌다 반지를 잃어 버리게 되었어요.
> 그럼 전 제가 끼던 반지와 똑 같은 것을 사서 끼면 '그만'일 까요 ?
> 전혀 그렇지 않더군요.
> 아무리 똑 같은 물리적, 화학적 성분을 가진 18k 반지라도 그 옛날의 '그
> 반지'와는 같은 느낌이 오지 않고... 약간 긁힌 자국이 있던 '그 반지'에 대한
> 그리움이 항상 남더군요.
> 실재는 대체하면 그만이란 것은, 충분히 실존도 대체하면 그만...일 수 있습니다.
> 왜 깨어진 벽돌은 대체하면 그만이라고 생각하시죠 ?
> 만약 내가 깨어진 벽돌에 대한 '그 어떤 아련한 추억'이 있다면...
> 그것은 단순히 대체해도 될 그 '무엇'이 아니죠. '죽은 마누라' 처럼...

1. 반지의 입장에서

그 반지를 잃어버리지 않았다고 가정해 봅시다. 만일 누군가 그 반지를 몰래

다른 것으로 바꾸었다면, 그런데 문디님의 관찰력으로는 아무리 들여다보아도

가짜라는 것을 모를 정도로 정교하게 위조한 것이라면 그 반지가 가진 정서적인

가치는 그대로 유지될 것입니다. 사람이라면 그렇게 바꿀 수 없겠지요. 최소한

그 바뀐 사람 자신은 알고 있을 테니까요. 하지만 반지에게는 '나는 다른 반지의

대용품이야'라는 자각이 없지 않겠습니까? 물론 '공각기동대' 식의 완벽한 기억

조작과 마인드 콘트롤 앞에서는 사람조차 바꿀 수 있겠지만요.

2. 사람의 입장에서

깨어진 벽돌에 대한 '아련한 추억'과 같은 문제는 이미 오래 전에 제기된 바

있습니다. 그리고 대체로 답도 나와 있는 것으로 압니다. 그 '아련한 추억'이란

결국 의식을 가진 존재 즉 실존이 부여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실존 아닌 것이라도

실존과의 관계 맺음을 통하여 전 우주에서 유일무이한 것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관계 맺음을 '실존성의 투사'라는 말로 표현하는 사람이 있는데 그것이 철학 용어로

정착되었는지 모르지만 괜찮은 표현이라고 생각합니다. '전에 쓴 글 5'에서 Gatsbi

님께서 '왕양명'을 언급하신 것을 기억하실지 모르겠군요. 제가 그 전 편지에서

'기와 한 장이 떨어져 깨어지는 소리에 가슴이 아팠다'라는 양명의 글을 인용하며

실존 아닌 기와에 양명이라는 실존이 자신의 실존성을 투사하여 그 기와를 소중히

여기게 되는 과정을 소개한 적이 있거든요.


> 실재와 실존의 구별이 그토록 중요한 것입니까? (제 질문은 이것입니다. 님의
> 쉬운 글을 읽어도 전 여전히 '말장난' 처럼 보여서...)

개인적으로는 실재와 실존의 구별이 중요하다고 생각지 않습니다. '실존이란 결국

실재와 다를 것 없다'라는 입장의 철학도 얼마든지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왕 실존이라는 용어를 쓰자면 최소한 '돌멩이의 실존'이라는 식의 오용은 피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Gatsbi님께 보낸 편지에서 언급한 것입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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