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port 2 : 진실과 행복의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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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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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30 02:30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7년10월29일(수) 07시33분54초 ROK
제 목(Title): report 2 : 진실과 행복의 관계
2. 진실과 행복의 관계
이것은 비교적 쉬운 문제로 보이는군요. 하지만 방심하지 않도록
유의하겠습니다. :)
우선 질문 자체에 약간의 미심쩍은 부분이 있다는 점을 언급하고 넘어가야
할 것같습니다. 작년에 제오님께서는 '기독교적 세계관이 비록 거짓이라
하더라도 그 세계관의 거짓됨을 명증하는 것은 그 세계관에 자신의 행복을
걸고 있는 사람들을 불행하게 하는 것이다'라는 요지의 글을 쓰신 적이
있는 것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요약하여 '진실이 사람을
불행하게 할 수도 있다'고 언명하셨습니다. 2번 문제는 이 논의와 무관하지
않다고 봅니다. (맞습니까?) 그렇다면 이 문제는 진실 그 자체와 행복과의
관계라기보다는 진실을 아는 것, 혹은 진실을 직시하는 것과 행복과의
관계을 그 대상으로 삼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대체로 진실은 그것을 직면할 때에 행복을 보장해준다고 저는 믿습니다.
물론 어디까지나 '대체로'일 뿐이며 제오님의 지적은 그 '대체로'가 아닌
경우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고 여겨집니다. 여기에 동의하신다면 '대체로'에
해당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굳이 상술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므로 이 글의
범위에서 제외하겠습니다. (이 점이 마음에 안 드신다면 나중에라도 따로
답변하겠습니다.)
그 나머지의 경우, 즉 진실의 은폐가 오히려 행복을 증진시키는 경우가
분명히 있다고 저는 믿습니다. 따라서 이 점에 대해서는 제오님과 저의
견해가 일치한다고 보아도 좋을 듯합니다.
이대로 글을 맺더라도 보고서의 소기의 목적은 충족된 듯하지만 약간의
각론을 덧붙이는 편이 차후의 논의를 위해서라도 편리할 듯해서 몇 줄
더 씁니다. 보고서가 너무 얇아서 사설이 길어지는 것은 아니니 혜량하시기
바랍니다. :)
진실의 은폐가 과연 행복의 조건이 되는가를 판단하려면 네 가지 기준의
충족 여부를 숙고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그 진실이 과연 충분히
긴 시간동안 충분한 안전성을 가지고 은폐 가능한 것인가. (즉, 내가
은폐에 협조한다고 하더라도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원인에 의해 은폐의
파탄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있는가.) 둘째, 그 진실의 은폐가 반대로
다른 이의 고통의 원인이 되고 있지는 않은가. 세째, 진실의 은폐가 유일한
해결책인가. (즉, 그 진실을 직면하고서도 행복을 위협받지 않는 다른
대안은 없는가.) 네째, 그 진실의 은폐가 어떤 과정으로든 실패했을 경우
그 부작용은 감당할 만한 것인가. ('그것이 과연 진실인가'의 여부는
그 다음의 문제이며 끝내 밝히기 어려운 경우도 허다하므로 논외로
하겠습니다.) 제가 네 가지 기준을 제시한 저의(?)를 충분히 아실 듯해서
이만 줄입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