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오님께 : 기독교의 폭력성보다도...


제오님께 : 기독교의 폭력성보다도...

※※※ 0 3,517 2003.10.02 10:25
* 글 전체를 긁어올리지는 않았지만 한 군데라도 간과하지는 않았습니다. *


폭력성 부분에 대해서는 kiky(박용섭)님께서 논리정연하게 제가 하고싶은 말씀을

해주셨으니 저는 한 마디만 덧붙입니다. "기독교인들이 무서워요. 저랑 말이 잘

통하는 제오님같은 분조차도 저를 섬뜩하게 하시니 다른 이들이야 더 말할 나위

없지요."


전두환 노태우와 루터의 문제도 hshim(맨땅에헤딩)님께서 말씀하신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sca(----용----)님의 말씀대로 루터가 기독교적이라고

믿지는 않습니다. 예수조차도 별로 기독교적이지 못하니까요. (죽은 후 바울교

신도들에 의해 치장되고 왜곡되고 이용당하고 대량생산되고 거래되는 예수가

이런 참상을 짐작이나 할까요? 무덤에 회칠을 하는 자들에게 저주가 있다면서요?

그 핏값을 '네'게서 받겠다고 그랬다지요?)


그렇지만 저의 논점은 기독교가 폭력적이라는 데에 머무르지 아니합니다.

그것뿐이라면 제오님 말씀대로 제가 무슨 불만이 있겠습니까? 깨어지는 옹기

신세인걸요. 기독교인이라면 무작정 피하고 볼일이며 혹시 우리편이 수가 많을

때는 기독교인들이 그러하듯이 아무런 거리낌없이 때려잡으면 그만이겠지요.

서로의 입장이 한치도 양보할 수 없는 것인 이상... (요즘 기독교인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씀하시겠지만 저는 그들이 이 사회를 '좋았던 시절'처럼 압도적으로

지배하고 있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봅니다. 마녀사냥의 시기가 중세가 아니라

비교적 합리적이라고 알려진 근세까지 걸쳐 있다는 점이 이것을 뒷받침합니다.)


제가 말하고자 하는 부분은 제오님께서 '당신은 결정적으로 종교 자체와 그 종교를

악용한 사람들을 혼동하고 있다'고 말씀하신 대목에 집중됩니다. 이미 며칠 전에

온누리에님과의 일련의 토론을 거쳐 종교의 폭력성은 '사람'에 기인하는 것이지

종교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의견의 합치를 보았습니다. 루터는 원래

포악한 인간일 뿐 그의 포악성이 종교에 기인하지는 않습니다.


기독교의 위험성은 그것이 겉으로는 사랑의 체계이면서도 구조적으로는 부패한

권력 기구이며 사람에게 '이미 내재된' 폭력성을 조장하는 성질을 갖고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구약 시대의 폭력성은 아무것도 아닙니다. 기독교는 로마에서

카에자르의 검을 손에 넣은 이후 더 극악무도합니다. 님께서 스코프 밖으로

밀어내신 10세기 이전의 이단 말살, 중세의 착취와 십자군 전쟁, 종교 개혁기의

처참한 살륙전, 근세의 마녀 사냥과 이단 사냥, 노예제 옹호, 제국주의 침략등

다양한 역사적 배경 속에서도 일관된 모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것은 기독교의

책임이 아니라 인간의 허물입니다. (사랑을 실천하는 수많은 기독교인이 있지만

이들 역시 기독교의 공로가 아니라 인간에 내재된 도덕적 본능이 이루어낸 것이죠.

이래야 논리가 공평하지요?) 그렇지만 기독교는 그러한 사람의 야만적인 폭력성과

배타성을 대단히 효율적으로 계발하고 그 힘을 집중시켜 대단한 업적(?)을 이룬

책임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그것을 뒷받침하는 것은 논리보다는 순종을 덕목으로

하는 교회 체계와 배타적이며 독선적인 기독교적 사고방식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선한 품성과 악한 품성을 갖고 있습니다. 온전히 선하기만 한

인간들끼리 사는 사회가 아닌 이상 인간의 악한 품성을 고무하는 기능이 대단히

뛰어난 기독교는 '그것이 지고의 진리를 보지하고 있든 그렇지 못하든' 인류에 대해

심각한 위협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제가 종교에서 내세우고자 하는 '참뜻'에 관심이

없다고 말한 것은 이러한 의미입니다. (기독교회가 내세우는 참뜻은 십자가에서

예수와 더불어 단말마의 최후를 맞았습니다.) 기독교회가 걸식으로 떠도는 탁발승

집단으로 변신하기 이전에는 그 위협이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의 갈등이

깊어지거나 세력 균형이 기울어지는 틈새가 조금이라도 보이면 교회는 인간의

잔인한 본능을 부채질합니다. (북에이레 얼스터 지방에서의 천주교도들에 대한

에피스코팔 교회의 잔악성을 참조하십시오.) 기독교회가 그 체계를 유지하면서

- 걸식승 집단으로 해체되지 않고서 - 발톱을 접으려면 지금과 같은 독선적인

신조들을 포기해야 합니다. 즉, 더이상 기독교가 아닌 그 무엇으로 변해야만

합니다. (기독교의 '참뜻'은 아직도 교회 내부에 살아 꿈틀거리지만 교회 밖에서

볼 수 있는 것보다 결코 더하지는 않습니다. 기독교적 신앙을 갖지 않고서도

얼마든지 도덕적이며 인간적으로, 종교적으로, 기쁘게 살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존재가 그것을 말해 줍니다. 인류는 기독교를 모르고서도 얼마든지 사랑을 알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결론 : 저의 논의는 이미 말씀드렸듯이 기독교가 폭력적이라는 데에 머무르지

아니합니다. 기독교회는 특유의 독선과 팽창 욕구(좋게 말해서 전도 의무?)를

통해 폭력을 확대 재생산합니다. 단순히 폭력적인 것이 아니라 폭력을 퍼뜨립니다.

여기에는 물리력을 통한 폭력뿐아니라 논리와 사고의 폭력 및 불신자들이 강요받는

필요 이상의 죄의식과 모멸감까지 포함됩니다.


* 사족입니다만 '훌륭한 사상과 고귀한 철학'이 어쩌다가 '서양철학'으로 왜곡

 되었는지요? 서양철학은 철학의 극히 협애한 한 조각일 뿐입니다. *


* 사족 하나 더... 서양철학은 총체적으로 파악해야 합니다. 기독교를 모르면

 서양철학을 파악할 수 없다는 님의 말씀은 굳이 말씀하실 필요도 없지요.

 플라톤을 모르고서는 서양철학을 알 수 없다는 것이 상식이듯.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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