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월절...


유월절...

※※※ 1 4,270 2003.09.27 12:07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민형)
날 짜 (Date): 1994년07월31일(일) 05시17분58초 KDT
제 목(Title): [R][R] 유월절...



우선 '두가지 달력설'은 편리하긴 하나 요즘 거의 설득력이 없음을 말씀드려야

겠군요. 두가지정도가 아니라 몇가지 다른 역법이 통용되었습니다만 이들은 수시로

변했고 '성경과 오늘'에 언급된 것처럼 하루 차이 정도의 사소한 차이를 보이는

것이 아닙니다. 하루 차이 정도면 같은 역법에 속할 정도입니다. 결국 이 가설은

결론에 뜯어맞춘 것으로서 요즘은 거의 논의의 대상이 되지 않습니다.

안니 죠베르의 화요일 만찬설은 쿰란 문서(사해 두루마리) 발견 이후 각광을

받았지만 문제의 해결과는 거리가 멉니다. 마가 14:12(공관복음서를 셋 모두

인용하는 것은 너무 번거로우므로 마가를 인용하는 것으로 끝냅니다. 권위적이고

딱딱한 마태, 재미없고 역사 서술이 흐린 누가, 현학적인 요한에 비하면 가장

오래된, 따라서 예수 시대에 가장 가까운 마가의 소박한 문체를 저는 좋아합니다.)

에 따르면 '무교절의 첫날, 즉 유월절 양 잡는 날에 제자들이 예수에게 유월절

만찬의 장소를 물었다'고 하는 것이 보입니다. 즉, 공관복음서에서도 만찬날은

양을 잡은 후이며 결코 화요일일 수 없습니다. 죠베르의 가설은 예수가 에세네파의

전통을 따른 것이라는 가정 하에 성립됩니다만... 예수에게서 에세네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지만 예수가 과연 에세니안인가 하는 점은 아직도

교회가 인정하지 않습니다.

끝으로... 예수의 체포, 재판, 처형이 하루에 이루어질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아직도 이론이 분분합니다. 예를 들어 앙드레 파로의 논문에서는 (그는 예루살렘을

직접 답사한 후에 이 논문들을 썼습니다.) 그 모든 일이 하루 사이에 충분히

이루어질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습니다.



세 편의 글들에 대한 결론으로서... 저는 자신이 수집하고 공부한 내용보다는

신학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를 신뢰합니다. 딜레탕트는 어디까지나 딜레탕트...

그렇지만 전문가들조차도 아직 통일된 견해를 내놓지 못하고 있지요.

'학문' 앞에서 우리가 얼마나 겸손해야 하는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이 해묵은 주제 앞에서 마음을 경건하게 가지려고 합니다. 제게는 학문이

신앙만큼이나 위대한 정신작용을 요한다고 생각됩니다. 아마 이것이 저의 '신앙'

인지도 모르지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Comments

※※※ 2003.09.27 12:08
본문은 아래글에 대한 stare님의 답변글입니다.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oliton (김 찬주)
날 짜 (Date): 1994년07월30일(토) 21시23분10초 KDT
제 목(Title): staire님의 질문: 유월절 문제


성경과 오늘 (알프레드 레플레 지음, 김윤주 편역, 분도출판사,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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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서문 격으로...

p.184:
  ...예수의 공생활이 몇년간이었는지도 결정하기 어렵다. 공관복음서에

의거하느냐 요한복음서에 의거하느냐에 따라 공생활의 기간은 1년에서

4년까지 차이가 있다. 그러나 오늘날 일반적으로는, 요한 복음사가가 날짜를

기록하는 데에 가장 정확성을 기했다고 보고 있다. 그는 명확히 세번의 빠스카

축제 (해방절,유월절)에 대해 언급하고 있다 (요한 2,13;6,4;13,1).

  네 복음사가들이 제시하는 연대의 테두리를 정확하게 정하려고 하더라도

우선 세 공관 복음사가의 보고와 요한 복음사가의 보고가 다르기 때문에 미해결의

문제가 많이 남는다. "연대적 및 지리적 내용 또 한편으로 전기적 내용에 관한

복음서들의 보고가 대개 너무 막연하거나 뜻이 모호하고 빈틈이 많으며, 심지어

서로 모순되는 경우까지 있기 때문에 우리는 추측의 한계를 넘어서지 못할

것이다" (Franz Joseph Schierse)....
--------------

본론으로 넘어가서...

p.218:
  네 복음사가는, 예수께서 금요일에, 더구나 유대인들이 빠스카 축제(해방절)을

경축하던 니산달(오늘의 양력 3-4월)에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다는 일치된 보고를

하고 있다: 마태오 27,62; 마르코 15,42; 루가 23,54; 요한 19,14 참조. 그러나

최후의 만찬은 공관 복음사가들에 의하면 빠스카의 어린 양을 먹는 식사와 함께

베풀어졌으므로(마태 26,20; 마르 14,17; 루가 22,14) 니산달 14일에 있었던

셈이지만, 요한복음사가와 또한 그에 앞서 이미 바울로도(고린 전 5,7) 예수께서

유대인들이 빠스카의 어린양을 잡아서 먹은 날에 이미 십자가에 못박히셨다고 확언

하고 있다. 따라서 그 전날의 최후의 만찬은 빠스카의 어린양을 먹은 식사가

아니라, 보통의 식사에 지나지 않았을 것이다.

  이 모순은 두가지의 서로 다른 달력 계산법에 의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쉽다.

바리사이파 사람들의 계산법에 따르면 니산달 14일은 목요일에 해당한다. 따라서

그리스도는 공관복음사가들이 기록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날에 이미 빠스카의 어린

양을 먹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사두가이파 사람들의 계산법에 의하면

(공적으로는 이 달력을 따랐다) 금요일이 니산달 14일이고 바울로와 요한이

확증하고 있는 바와 같이 이날 예수께서 십자가에 달리어 죽으셨을 때 빠스카의

어린 양도 잡아 죽인 셉이 된다.

  한편 빠리의 고고학자 안니 죠베르 여사는 성주간을 완전히 새로운 순서로

구분했다. 즉, 예수께서는 비공식 (그러나 꿈란의 발굴 문헌으로 말미암아 그

시대에 통용되었다는 것이 증명될 수 있는) 달력에 따라 화요일 저녁에 미리

빠스카 식사를 하시고, 공식 달력에 따라 빠스카의 어린 양을 잡았던 금요일에

죽으셨으리라는 것이다. 이경우에도 달력의 차이로 인한 복음사가들의 모순은

해결된다. 그러나 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즉 빠스카 축제에 가장 가까운

시각에까지 질질 끈 재판 절차를 설명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예수회의 P.포크트는

이 새로운 정립이 그런대로 복음사가들의 수난보고와 일치한다고 본다. 성서의

수난 기사에 전해지고 있는 모든 사건이 단 하룻동안에 (예수께서 잡히신 목요일

저녁부터, 예수께서 못박히신 금요일 오후까지) 진행될 수 있었는지, 그리고

유대인 의회(종교적 심리)와 함께 총독 빌라도(정치적 심리) 나 헤로데 왕도 과연

그렇게 단시간내에 사건 처리에 임하였는지, 우리는 진지하게 자문해보아야 한다.

본래, 사형에 해당하는 범죄사건을 심리하기 위해 유대인 의회가 야간에

소집되었다는 것은 거의 있음직하지 않은 일이다. 이것은 모든 법률상의 상식이나,

또한 확실하게 입증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예수시대에 그런 일이 법적으로

금지되어 있었다는 관례와도 모순되는 것이다(Eugen Ruckstuhl). 사건처리가

며칠 걸렸다는 추정은 꿈란 문헌이나 그리스도교 전승의 증언에 의해서도 (3세기

초 시리아의 디다스칼리아(사도계규), 페타우의 빅토리누스(304년 사망),

살라미스의 에피파니우스(315-403), 에디오피아의 아담서(500년경)등) 주목할

만하게 뒷받침되고 있다. 다음 표는 전래의 전통적인 성주간 구분(왼쪽)과 사건

처리가 며칠 걸린 것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구분이다(오른쪽).
 
              (표---너무 길어서 생략 합니다.)

위의 두 표를 비교해보면, 최후의 만찬 날짜가 서로 다르다. 전통에 따라 최후의

만찬을 목요일로 추정하면 유대인 의회나 빌라도 앞에서의 재판 심리외 판결의

집행을 단시일 내에 강행한 셈이 된다. 최후의 만찬을 화요일로 추정하면 재판

절차에 많은 여유가 생긴다. 그러나 두 경우 다 예수의 십자가형과 죽음을

금요일로 집은 점에서는 확실히 일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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