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태... 남은 이야기


낙태... 남은 이야기

※※※ 0 3,055 2003.09.30 05:05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9년 6월 25일 금요일 오후 09시 46분 13초
제 목(Title): 낙태... 남은 이야기



>  스테어님의 의견은 -인권을 존중하면서 낙태는 부모의 의견에 맞긴다-
>  라는 것인가요? 입장을 밝히셨습니다만, 그렇게 명쾌하지는 않군요.

물론 명쾌하지 않습니다. 저는 '명쾌하지 않음'을 말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교회에서는 명쾌하게 낙태를 반대합니다. 저는 '개개인의 문제'라고 생각하며

그때그때 다른 판단이 가능하다고 보는 것입니다. 명쾌한 답을 원하신다

하더라도 저는 그런 답을 드릴 수 없습니다. 오히려 명쾌한 답이 늘 통한다고

보는 태도가 보편적 기준의 허울 아래 개개인의 처지를 무시하는 위험성을

갖는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저는 이 점에 대해서만 명쾌합니다. 강간이라니...

강간에 의해 태어난 아기도 정상적인 부부관계에 의해 태어난 아기와 같은

존엄성을 가집니다. 선천성 질환을 가진 아기의 존엄 역시 다르지 않습니다.

교회는 강간에 의한 낙태를 허용해서는 안됩니다. 태도의 일관성을 유지하려면.

그렇지만 교회 역시 그렇지 못합니다. 저도 마찬가지구요. 20세기 초의 일인데

프랑스 식민지였던 콩고던가 어디서 수녀원이 습격을 받아 백인 수녀들이 강간을

당한 사건이 있었죠. 그때 교황청은 흑인 아기들을 낳아야 하는 수녀들의 낙태를

허용한 바 있습니다. 그 아기들이 흑인이라는 점도 작용했겠지요? 이처럼 미묘한

문제입니다... '명쾌한 답' 따위는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된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질문은 이겁니다. '유일한 실존'을 강조하시면서 임신된 아기의
> 실존은 전적으로 부모의 판단에 종속되어있다는 견해가 잘 납득이
> 안가네요. 말씀하신대로 아직은 판단 유보 상태라고 알고 있겠습니다.

'전적으로' 누구에게도 속해 있지 않습니다. 여러번 말씀드렸듯이. 그리고

판단은 유보하더라도 태도는 유보하지 않는, 명백한 낙태 지지입니다. (유보할

수는 없지 않습니까... 라고 분명히 썼는데요?) '낙태 지지'가 '언제나 무조건

원한다면 낙태해야 한다'라는 의미라고 착각하기를 고집하신다면 저도 더이상

말씀드리지 않겠습니다. 생명의 존엄을 태산같이 무겁게 생각하는 사람도

전쟁터에서는 총을 쏘아야 합니다. 우리는 늘 그런 모순과 부조리를 강요받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부조리를 늘 명쾌하게 해소할 수 있는 보편적인 원리는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오님의 질문에 대한 답은 이미 짐작하시겠지만 '경우에 따라 다르다'가

저의 답입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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