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Re: 왜 예수가 문제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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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30 05:09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9년 7월 20일 화요일 오전 11시 43분 30초
제 목(Title): [R] Re: 왜 예수가 문제인가
> 잘못이 있다면 원전을 훼손하며, 자기 맘대로 종교를 믿어버리는 "사람들"에게
> 있지 않을까요?
이런 주장은 원전이 무엇인지, 어떻게 생겼는지 정확히 알고 있는 경우에나
펼칠 수 있다고 봅니다. '원전'을 보셨습니까? 원전이란 녀석이 있기나 한가요?
'원전'이란 개념은 애초에 하나의 '제대로 된 성경'이 있고 그 원전으로부터
잘못 복사된 갖가지 텍스트가 있다는 입장을 전제하고 있습니다. 그러므로 저는
원전의 존재 자체에 대해 회의적입니다. 성경은 조금씩, 조각조각 형성되었으며
복사 대상으로서의 통일된 '원전'이 형성되기도 전에 이미 오류를 잔뜩 포함한
복사본 - 물론 조각조각에 대한 복사본이죠 - 들이 창궐하고 있었습니다.
다시 질문 드립니다. '원전'이 무엇인지요? 원전을 보셨습니까? 원전이란 녀석이
있기나 한가요?
* 결국 원전이 종교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종교가 원전을 만든답니다. 그러므로
각각의 교회가 가지고 있는 원전은 전혀 '훼손'되지 않았답니다. 교회의 입맛에
맞도록 만들어진 그들만의 원전이니까요... *
> 관찰의 포인트 : 긍정적이고 부정적인 요소들이 항상 따라다닌다고 생각한다.(어떤
> 체계도 모순없이는 성립되지 않음)
> 따라서 예수를 어떻게 믿느냐(어느쪽을 부각시키느냐)에 따라서 예수가 욕을 먹을
> 수도, 찬양받을 수도 있다고 본다.
저는 예수가 역사 속에 실재한 인물일 가능성을 60% 정도 인정하는 - 즉 예수가
허구의 인물이라기보다는 실재한 인물일 가능성을 조금은 더 쳐주는 - 입장입니다만
기독교적 신앙의 대상으로서의 예수는 이미 두텁게 개칠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오늘날 중요한 질문은 '예수는 실제로 누구였는가? 어떤 자였는가?'가 아닙니다.
역사 속의 실제 인물 예수 따위는 오늘날 아무래도 좋은 존재가 되어버렸죠.
기독교인에게든 비기독교인에게든 문제는 '예수란 어떤 인물로 이해되고 있는가?'
입니다. 제가 책임을 돌리는 것은 그렇게 이해되고 있는 예수의 모습입니다.
즉, 저는 '보편적인 기독교인이 예수란 이러이러한 사람이다 하고 믿고 있는 예수의
모습'에 유죄를 선고하는 것입니다. 실재 인물 예수의 참모습? 그거 영영 알아내기
어려울 겁니다. 그리고 중요한 문제도 아니고... 아무튼 이런 점에서 '예수'에 대한
저의 성토는 아직 정당한 것이겠죠?
> 관찰의 결과 : 예수를 볼 때에 그로 인한 부작용만을 본다면, 예수를 그렇게 믿는
> 사람과 별다를 것이 없다.
부작용만을 보는 사람이라... 저를 지칭하신 거 아니죠? :) 예수를 언급한 저의
글을 읽으신 적이 있을테니 제가 예수의 부정적인 면에만 관심을 갖고 있다는
오해는 않으시리라 믿겠습니다.
> * 시족: 신의 존재를 믿지 않는 사람이 신의 개념을 자체에 책임을 돌릴 수 있다.
> 그러나 이 경우 그러한 개념을 만든 사람의 심정을 한번쯤 생각해 보아야 할
> 것이다. 지푸라기를 잡는 이 사람의 심정을 위험하다고 재단하고, 개선이 아닌
> "멸절"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면 신이란 개념을 만든 사람과 뭐가 다른가?
그 '심정'이라는 거 생각 안해본 줄 아십니까? :)
옛날 얘기 하나 해드리죠.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의 윤덕로 교수님께서는 당시
공기 청정기로 인기를 끌던 'Ozonizer'가 인체에 유해하다는 글을 발표하신 적이
있습니다. 당연히 제조 업체로부터 항의 전화가 빗발쳤죠. 그 전화의 대부분은
이런 식이었습니다.
"이 회사 종업원이 몇명인지 아느냐? 그리고 부양가족까지 합치면 당신의 발표로
인해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해를 입는지 아느냐? 우리의 입장을 생각해 보기나
했느냐?"
그 제품을 사용하는 이들이 입는 피해에 대해서는 왜 언급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윤덕로 교수님은 그 회사 관계자와 종업원, 그 가족들의 '심정'을 정말 헤아리지
못했을까요? 수많은 사람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제품을 계속 만들도록 내버려두는
것이 그들의 심정을 배려하는 유일한 방법이었을까요? Ozonizer를 멸절시키지 말고
개선하면 된다고 말하고 싶으시겠죠? 그렇지만 오조나이저에서 오존이 빠진다면
그것은 더이상 오조나이저가 아니죠. 그것을 멸절이라고 부르든 개선이라고 부르든
중요한 문제는 아니지만요... 요컨대 저는 기독교를 개선시킬 생각은 없습니다.
기독교의 멸절을 통해 무엇인가를 개선시키고 싶은 것이죠.
* 저는 나치즘을 성토하지만 저의 비난을 듣고 나치스트들의 가슴이 멍들 거라고
충분히 생각할 줄 안답니다... *
마지막으로 한 가지 이해하기 힘든 구절이 있어서 질문 드립니다.
> 지푸라기를 잡는 이 사람의 심정을 위험하다고 재단하고, 개선이 아닌
> "멸절"해야 할 대상이라고 본다면 신이란 개념을 만든 사람과 뭐가 다른가?
제가 위험하다고 생각하는 것은 '사람의 심정'이 아닌데요? 더우기 제가 멸절의
대상으로 보는 것은 '사람의 심정'이 더더욱 아닌데요? Syntax error가 아닐까
싶지만 아무튼 무슨 의미인지 알아들을 수 없으니 다시 설명해 주셨으면 합니다.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