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 아니, 전혀 아닙니다


[R] 아니, 전혀 아닙니다

※※※ 1 2,667 2003.09.29 19:54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강 민 형)
날 짜 (Date): 1997년05월28일(수) 06시11분43초 KDT
제 목(Title): [R] 아니, 전혀 아닙니다




> 이제까지 한번도 조직화된 반기독교운동을 못봐온 저로선(있을지도 의문이지만요.)
> 님께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겟습니다. 기독교를 해체하기 위해선(단시일
> 내에) 일단 교회내에 상당한 반 기독교 세력이 암약해야하며 동시에 나라 하나를
> 뒤집어 엎을 권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인지는 곰곰히 생각해 보시면 잘
> 아실겁니다.

조직적인 반기독교 운동 같은 것은 필요하지 않습니다. child님의 말씀처럼

(제가 알기론 child님은 천주교인이신데...) 서구 사회는 이미 '기독교 이후 시대'를

구가하고 있으며 누가 부지런히 기독교회를 무너뜨리고자 애쓴 결과 죽어간 것이

아닙니다. 스스로 허물어져 내린 것입니다. 기독교 이후 시대의 주민들 중에는

여전히 자신이 기독교인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이미

그 사회에서 종교는 무거운 주제가 아니며 가벼운 문화 생활일 뿐입니다. 교회를

가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야구를 좋아하느냐 농구를 좋아하느냐의 문제 정도의

무게 이상을 갖지 못합니다. 프랑스의 젊은층에서는 기독교인(거기선 주로

천주교지만)이라면 좀 유별난 사람으로 찍히기 십상이며 교인 수의 감소로

교회는 적자에 시달립니다. 독일에서도 교회세를 물기 싫어서 교회를 탈퇴하는

젊은이들이 한둘이 아닙니다. '개신교국'이라는 네덜란드에서의 개신교인의

급속한 감소로 인해 오히려 천주교인이 개신교인보다 더 많아진 것도 오래전의

일입니다. (천주교인의 감소 속도는 미미하기 때문...) 카알라일이 지적했듯이

기독교는 단말마적인 죽음이 아니라 편안한 안락사를 맞이했습니다. 저는 이러한

자연스러운 과정이 이땅에서도 속히 이루어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교회 속에

상당한 반기독교 세력이 암약할 필요 따위는 전무합니다. 저는 이러한 기독교의

안락사가 무겁고 느린 걸음으로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 그리고 어느 종교던 그 종교를 없앤다면 그 종교를 대체할 사상을
> 곧바로 제시하실수 있나요? 일단 어느정도 상당한 기간의 혼란이 올 가능성도
> 배제할 수 없는데 그걸 어떻게 일사불란하게 콘트롤합니까?

대단한 혼란은 일어나지 않습니다. 면면한 변화는 인류 역사에서 늘 있어 왔고

인류는 언제나 적절히 거기에 대처해 왔습니다. 그리고 종교를 대체할 사상은

이미 셀 수 없이 많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그런 대안들이 이미 제시되어 있지

않았다면 교회의 '안으로부터의 붕괴'는 일어나지 못했을 것입니다. 저는 그런

대안들 중에서 개인적으로 실존주의적 인본주의를 선호합니다만...


한국은 외래 문화의 유입이 늦은 관계로 철 지난 유행이 아직도 긴 꼬리를 끌고

있을 뿐이라고 봅니다. 남미 또는 아프리카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게다가 우리 고유의 기복적 무속 신앙이 유교와 불교를 변질시켰듯이 기독교마저

변질시켜(좋게 말하면 외래 문화의 창조적 수용...이라고나 할까요?) '울부짖는

교회'를 창궐시킨 것도 무시하지 못할 요소입니다.


토인비의 지적처럼 하나의 문화가 종말을 맞을 때는 마지막으로 한 번 크게

안간힘을 써 봅니다. 한국의 현 상황이 이 단계에 해당한다고 보는 것은 저만의

속단일지도 모릅니다만 두고 볼 일이겠지요.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

Comments

※※※ 2003.09.29 19:54
본문은 아래글에 대한 스테어님의 답변입니다.

[ Christian ] in KIDS
글 쓴 이(By): guest (Tuvoc)
날 짜 (Date): 1997년05월27일(화) 18시39분41초 KDT
제 목(Title): 아니, 전혀 아닙니다.


  이런, 서로 과잉반응을 했군요.

 오해하신것 같습니다. 결코 그런이유로 개인적인 이유가 있는게 아니냐고 물은게
사실입니다.  원체 주변에 그런 사람들이 많았고, 단지 뭐 어떻게 당했다기 보다는
광범위한 이유로 교회에 대한 사적인 혐오감을 가지게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죠.
뭐, 무슨 전도사가 찰거머리 처럼 달라붙어서 교회가 싫어졌다라는 이유만은
아니죠...
 
 아, 왜 프로메테우스를 언급하시는지 이제 좀 알겟습니다. 그런데, 그런식으로
따지면 이세상에서 도대체 해체 되어야 할 종교가 몇개인가요? :) 그나저나
이제까지 한번도 조직화된 반기독교운동을 못봐온 저로선(있을지도 의문이지만요.)
 님께 뭐라고 말씀드려야 할지 모르겟습니다. 기독교를 해체하기 위해선(단시일
내에) 일단 교회내에 상당한 반 기독교 세력이 암약해야하며 동시에 나라 하나를
뒤집어 엎을 권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왜인지는 곰곰히 생각해 보시면 잘
아실겁니다. 만약에 님께서, 어디까지나 가정입니다만 이슬람교를
해체시키시겠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종교하나 없애는거 결코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리고 어느 종교던 그 종교를 없앤다면 그 종교를 대체할 사상을
곧바로 제시하실수 있나요? 일단 어느정도 상당한 기간의 혼란이 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그걸 어떻게 일사불란하게 콘트롤합니까?
 님께서 어떤 특정집단의 멤버라면 전 뭐 할 말 없습니다. 아니면 눈 딱 감고
가입하시든지요. :) 기독교 해체 작업이 몇만배나 쉬워질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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