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야니님께 : 다시 고정된 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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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10.02 10:32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5월03일(금) 00시41분22초 KST
제 목(Title): 하야니님께 : 다시 고정된 지구
> 우선 죄송한 말씀입니다만 잘 아시면서 질문을 왜 하시는 지 궁금합니다.
저는 전혀 '잘 알고' 있지 못합니다. 제가 무엇을 안다는 것인가요?
> 오히려 그것이 고정된 지구를 이야기하지 않는다는 것을 저보다 더 잘 아시지
> 않나요? 그렇게 따지고 드시면 정말 한도 끝도 없겠지요.
저는 시편의 문제의 구절이 고정된 지구를 이야기하고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 또 시편이 노래이고 창세기가 노래라면, 세상에 노래가 아닌 게 어딨을까요?
예를 들어 지금 제가 쓰는 글은 노래가 아닙니다. 그리고 정작 중요한 논의는
여기에서 시작됩니다. 시편이 노래이고 창세기가 노래라는 것을 말하고자 한
것만은 아닙니다.
흔히 당신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성경은 집필자들의 세계관을 반영하고 있다.
따라서 오류가 있어 보이는 부분은 집필자들의 과학적 지식이 오늘날과 상당 부분
다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하늘 문이 열려서 비가 쏟아진다(창세기
7:11-12)는 구절로부터 하늘에 문이 있느니 없느니 따지는 것은 우스운 일이다.
그것은 때로는 비유이며 때로는 문학적 표현이다. 그 이면에 숨은 메시지에 오히려
주목할 필요가 있다." 맞습니까?
저는 성경이 집필자들의 세계관을 반영한다는 사실에 동의합니다. 그리고 성경이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러한 세계관의 단순한 나열에서 그치는 것이 아님을 알고
있습니다. 안다는 것이 곧 받아들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습니다만.
그러나 저는 여기에서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고정된 지구'가 단순히 다윗의
세계관일 뿐이며 또한 그것을 문학적으로 표현한 것이라는 것을 모두 받아들인다고
칩시다. 창세기는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면 안되는지요? 창조설화는 어디까지나
창세기 저자들(저는 모세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만 이 논의에서는 아무래도
좋습니다)의 세계관을 반영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가
창세기를 읽으며 포착해야 하는 것은 '창세기 저자가 이런 말을 하고 싶었구나'라는
것일 뿐입니다. 물론 그것을 포착한 다음에 그것을 신뢰하느냐 마느냐 하는 것은
각자의 신념에 따른 선택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창세기와 시편의 우주관을 대등하게 대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논리에 유리한 부분은 진리로 받아들이고 불리한 부분은 '비유'라느니
'수사법'이라느니 하는 표현으로 호도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 그런데 말이죠... 다시 묻습니다. 노아의 방주에 탄 정결한 짐승은 한 쌍인가요
아니면 일곱 쌍인가요? 힌트를 하나 드립니다. 히브리어의 '일곱'이란 단어는
'많다'는 의미로도 쓰입니다.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