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아의 홍수 : 신은 전능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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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09.30 14:59
[ freeeXpression ] in KIDS
글 쓴 이(By): staire ( 강 민 형)
날 짜 (Date): 1996년04월12일(금) 05시12분44초 KST
제 목(Title): 노아의 홍수 : 신은 전능하지 않다
신도 후회를 한다. 창세기를 보라. 그는 자신이 창조한 것들에 대해 한탄하며
그것을 후회하고 있다.
- T. 아퀴나스, '신국론'에서
문제는 아퀴나스가 지적한 것보다 더 심각합니다. 신은 후회를 하며 자신이
만든 것들을 쓸어버림으로써 스스로의 실책을 인정했으며 '사랑과 자비의 신'
으로서의 이미지도 크게 구겨버립니다.
그런데... 그것으로 문제가 해결되었던가요? 노아의 세 아들들부터 벌써 타락의
조짐이 보입니다. 하나님이 자신의 아들을 희생의 제물로 내어주지 않고서는
해결되지 않을 정도로 상황은 도로아미타불입니다. 즉, 하나님은 자신의 실책을
해결하는 방법으로서 스스로를 꾸짖기보다는 자신의 피조물을 쓸어버리는 악수를
두고서도 스스로의 면목을 깎아내린 것을 제외하면 얻은 것이 없습니다.
아니, 하나 있군요. 창세기 8:21을 보면 다시는 이런 재앙을 내리지 않겠다고
약속했으니 역시 전지전능한 하나님도 값비싼 경험을 치르면 한발씩 향상되는
모양입니다. 힘없는 피조물인 인간으로서는 하나님의 분별이 좀더 밝아져 더 이상의
'경험'이 필요 없기를 바랄 수밖에요.
* 먼지 쌓인 몇 년 전의 노트를 꺼내어 모처럼 '노아의 홍수' 항목을 열어보며
감회에 젖을 기회를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거기에는 이런 구절도 끼어
있군요. '동물들은 무슨 죄가 있어 희생된 것일까?' *
----------- Prometheus, the daring and endur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