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4-2] 동기적 순수와 결과적 순수

김장한 0 3,492 2006.03.05 15:54

오늘은 조금 허리(!) 하학적(?)인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당신은 이런 슬로건을 들어본 적 있는가?


JUST SAY, <AGAIN> (단지 다시 한 번 더라고 말해요)


이게 무슨 소리냐고?


근 10년 전 쯤에 유행하던 속칭 탱크걸리즘을 주장하던 한 여성 인권단체의 슬로건이다.


그 단체의 주장인 즉, 남성과 여성의 성적 행위가 이루어질 시, 남성의 성감은 단발적이고 폭발적인데 반해 여성의 성감은 지속적이고 완만하여 대부분의 성적 행위는 남성의 우월성을 동물적으로 과시하는 행사에 불과하므로, 만약 여성인 당신이 남자 친구나 배우자와의 관계가 심심했다면(?) 혼자서 삭히지 말고 당당하게 다시 한 번 더 그 행위를 요구할 것을 선언한 것이다.


여성 인권단체들이 주장하는 것 가운데 가끔 가부장제 상식과는 어긋나 묘한 기분이 드는 주장이 한번씩 나오고는 하지만 이 주장을 듣고는 사실 어린 나이에도 배꼽을 잡았더랬다.


그 이유인 즉, 다시 한 번 더...라는 주장, 어찌 보면 평등한 권리를 주장한 것 같으나 사실상 그 주장은 <남성의 생리학상 불가능한 주장>이라는 데 문제가 있다.


어쩌다 성의 정치학이 침대 위로까지 그 전장을 확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성과 사랑이라는 측면을 넘어 정치적으로 침대 위까지 성의 상위를 차지하려는 시도는, 글쎄?


이상과 현실을 혼동한 나머지 인간의 동물적인 측면마저 정치적으로 해석한다면 인간성의 그 배면에는 과연 뭐가 남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한다.


미국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지금이야 남성의 생리상 대부분의 남성에게 불가능하다는 것이 밝혀진 이후 하나의 해프닝으로 끝나고야 말았지만 한 때는 정말 진지하면서도 새로운 국면의 여성 운동의 일환으로 여겨진 때가 있었고 실패한 운동이면서도 현재의 평가도 상당히 높다.


하지만 나의 생각은 조금 다르다.


이 단체의 실패는 <순수의 망각>에서 온 것이다.


즉, 남녀 차별을 타파하고 여성의 사회적 경제적 지위를 향상시키고자 하는 시도야 이해하고도 남음이 있지만 그것을 넘어 성의 정치학상 남성에 대해 <비교우위>를 주장함으로써 결국 주장해서는 안 될 선을 넘은 것이다.


순수...


세상의 지식을 모르는 아이는 순수하며,


다른 물질이 섞이지 않은 물질은 순물질이며,


일체의 의심이 섞이지 않은 믿음이 순수한 믿음이듯이


순수란 다른 것이 배제된 상태를 이야기하는 말이다.


긍정의 단어가 아닌 부정의 단어이다.


이 단어는 특정한 것이 존재한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 <존재하지 않음>을 주장하는 부존재의 존재성을 말하는 단어이다.


그럼에도 우리는 이것을 옹호하고, 또한 이것을 지켜나가고자 한다.


과연 순수란 무엇이길래.


그럼 종교와 연관지어 생각해 보자.


종교적 활동은 순수한가.


아니면 혹은 순수해야 하는가?


순수해야 한다면 그 순수라는 것은 대체 무엇이 배제된 상태일까?


순수가 윤리적 항목이라 가정하고, 종교를 믿는 행위에서 순수라 한다면 다음과 같이 구분할 수 있지 않을까?


즉, 동기적 순수와 행위적(내지는 결과적) 순수로 구분이 가능하지 않을까?


그럼 동기적 순수는 무엇을 말할까?


신앙 행위에서 동기가 순수하다 함은 무엇이 배제된 상태일까?


여기서 <세속적 욕심>을 포함시키지 않는 사람은 없으리라 생각한다.


즉, 금전, 명예, 권력 등을 세속적 목표라 하고 그 세속적 목표를 이루기 위한 의도를 세속적 욕심이라 하였을 때, 세속적 욕심을 제외하는 것이야 말로 동기적 순수가 아닐까?


시작은 거창하게 하였지만, 결국 이 순수라는 명제를 따라도 그 결과는 마찬가지이다.


세속적 욕심을 제하는 것, 다시 말하면 <인간 이기심을 배제하는 것>이야말로 종교의 동기적 순수성의 표현이다.


종교 활동 역시 그 순수함의 추구는 결국 이기심의 포기, 이타심의 추구에 불과하다.


또한 그 행위적 순수는 무엇을 말할까?


종교 활동을 영위함에 있어 무엇이 배제되어야 순수한 종교 행위가 될까?


이것도 정답은 쉽다.


위에서 결론 내린 대로 동기, 욕심을 결과, 행위로 바꾸면 그 역시 마찬가지이다.


욕심이 배제된 행위.


그럼 이제 순수의 다른 면모를 하나 더 정의할 수 있겠다.


동기적 측면에서는 다른 것을 배제하는 것이 순수의 정의이며


행위적 측면에서는 <다른 것을 배제하기 위하는> 그 열정적 행위야 말로


순수의 결론이다.


그럼 과연...


*천국에 들기 위한 신앙생활의 동기가 순수할 수 있을까?


*천국에 들기 위해 추구되는 신앙생활이 <순수적> 열정일 수 있을까?


*천국에 들기 위해 전도하는 것이 순수한 행위가 될 수 있을까?


*천국에 들기 위해 이타적 행위를 한다면 그 이타적 행위(결과적 순수)에 의해 그 이기적 동기(동기적 순수)가 만족되어질 수 있을까?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53 성서절대주의/유명론 댓글+6 김장한 2004.07.05 5467
52 [칼럼 4-4]고독-내면과 마주하는 용기 김장한 2006.03.05 4161
51 [칼럼 4-3] 기호를 넘어 인식으로, 전체를 넘어 부분으로! 김장한 2006.03.05 3342
열람중 [칼럼 4-2] 동기적 순수와 결과적 순수 김장한 2006.03.05 3493
49 [칼럼 3-6-2]기독교의 성공 배경 : 혐오의 세일즈 김장한 2005.09.06 4264
48 [칼럼 3-6-1]세균과 기독교 김장한 2005.09.06 3714
47 [민족주의에 관한 칼럼인 4부의 기획에 앞서]다 같이 생각해 봅시다. 김장한 2005.06.23 3272
46 [칼럼 3-5]죄는 곧 악인가? 김장한 2005.06.23 3783
45 [잡담]믿음이 강하다라는 요상한 말 김장한 2005.06.23 3860
44 [칼럼 2-11]쌀 맹신과 종교 맹신 김장한 2005.06.23 3363
43 [칼럼 2-9-2]착한 아이 콤플렉스 김장한 2005.06.23 4065
42 [김장한 먹사의 설교 5탄] 아름다운 말에 아름다운 뜻이 있는가? 김장한 2005.06.23 3785
41 [번외편]기독교여! 권위의 빤스를 벗어라! 김장한 2005.06.23 3704
40 [김장한 먹사의 설교 4탄] 바이블에 있는 좋은 말씀? 김장한 2005.06.23 4364
39 [번외편]거대 담론은 죽은 지식이다. 댓글+3 김장한 2005.06.23 5065
38 [칼럼 2-10]세균과 기독교-이 세상 멸망하는 날 김장한 2005.06.23 1554
37 [칼럼 2-9]부도덕의 미화 김장한 2005.04.21 1705
36 [번외편]기독 박멸 과연 가능한가. 김장한 2005.04.21 1896
35 [칼럼 2-8] 한국의 집단주의 광신-기독교 김장한 2005.01.13 2329
34 [칼럼 2-7]절망에 이르는 현대인의 질병-고독 김장한 2005.01.05 1681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반응형 구글광고 등
State
  • 현재 접속자 39 명
  • 오늘 방문자 368 명
  • 어제 방문자 615 명
  • 최대 방문자 1,049 명
  • 전체 방문자 128,072 명
  • 전체 게시물 15,148 개
  • 전체 댓글수 38,589 개
  • 전체 회원수 1,493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