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그렇게 나의 몸을 단련해 가던 중, 어느날 나는 나도 모르는 사이에 우연치 않게 떠오른 영감에 의하여 몇가지 품새를 만들게 되었다. 이 품새들은 순전히 나의 건강유지를 위하여 내 몸에 맞게 고안된 것이며 전혀 작위적 목적이 없이 자연스럽게 형성된 것이다.... 나는 이 순전한 나의 독창적품새를 나의 기철학 체계와 관련지어 "천지기술"이라고 불렀다. ... 많은 사람들이나를 내 나이에 비해서 ... 너무도 젊게 보인다고 말한다. 사실 나의 건강을 유지한느 비법은 모두 이 나자신의 묘법인 "천지기술"에 압축되어 있다. 그것은 천지우주와 인간의 몸에 대한 근원적통찰이 나의 일상적 동작의 체험을 통하여 획득한 것이며 몇가지 품새로 압축되어 있다. ...
2) 나는 정말 이 복더위에 낮에는 서향방 더위에 시달리고 밤에는 카미카제 문장군(모기)에 들볶이면서까지 이 "태권도철학의 구성원리"라는 주제의 책을 쓰게되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치 않았다. 그런데 붓을 대다보니 나역시 생각이 못미쳤던 거대한 문명사의 논리들이 나의 사고의 공간에 정신없이 날라들었고 그것을 다 카트해 내버릴려고 하니까 지식인으로서의 양심과 사명감이 그것을 허용치 않았다. ... 오- 주여! 그대는 왜 나에게 지혜를 주셨나이까?
3) 나의 기철학은 한국사회에서 근원적 개혁을 갈망하는 수없는 젊은 이들에게 인식의 전환의 계기를 제공하였다.
4) 나 도올은 기발함을 추구하지 않는다. 나 도올은 상식을 말할 뿐이다. 후학들이여! 나의 폼과 멋을 배우지 말라! 그것은 이 역사가 나에게 부과한 사명이요 불행일지니, 오로지 나의 실력만을 배우라! 도대체 이 땅에 누가 나만큼 정확하게 한문을 읽을 수 있으며, 도대체 이 땅의 누가 나만큼 각방면에 정통적 학문의 소양을 축적해 왔는가?
5) 남들은 열흘동안에 이러한 대작을 쓸 수 있다면 왜 안쓸 것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지금 나에게 있어서 황금같은 방학의 시간에서 열흘을 통채로 뽑아낸다는 것은 좀 상상키 어려운 것이다.
6) 나 도올은 이렇게 생각한다. 나는 인간의 개념적 조작에 의한 지식의 세계에 있어서는 거의 인류가 도달할 수 있는 최고봉의 경지를 맛본 달인이다. ... 그러나 문제는 그 양자의 가치서열의 차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바드 박사 중에도 권력에 아부하고 나라를 망쳐먹고 인간적으로 말짜인 개새끼들이 얼마든지 있듯이 그러한 몸의 공부의 달인이라 할지라도 그 달인적 행위의 과정이 그 인간의 인간됨을 위대하게 만드는 어떤 느낌을 제공하느냐, 못하느냐에 달려 있는 것이라고 나는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