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비판은 반기독교라기 보다는, 주로 기독교의 개혁을 바라는 비판이 많습니다. 자아도취감에 빠져서 헛소리도 곧잘 하는 사람이니, 잘 걸러서 들으시길 바랍니다. |
도올의 기독교비판 - 노자와 21세기 종강
21세기와 노자 마지막 강연 때 낭독하였던 글 중 기독교에 대한 메시지
"우리 민족은 내가 허약하다고 느꼈을 때 과감하게 타를 수용할 줄 알았습니다.
조선왕조 말기에 이미 남인(南人)들은 조선조 성리학이 공리공론에 빠져 민생의 현실을 외면하고 있는 것을 개탄하고 새로운 과학문명의 젖줄이요, 근세적 인간구원의 활기였던 기독교를 과감하게 독자적으로 수용하였던 것입니다.
남인들이 기독교를 주체적으로 흡수한 과정은 이 지구상 가톨릭 선교의 역사에 있어서 자외적(自外的)으로 강요된 것이 아니라 자내적(自內的)으로 기독교를 흡수한 유일한 선례가 되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우리는 또다시 환인.환웅.단군의 홍익인간의 드넓은 마음으로 인간세의 보편주의를 실천하여 근세적 민주의 대세에 참여하였습니다.
기독교의 사랑의 보편주의를 과감하게 수용함으로써 일제의 학정에 항거하였으며 우리의 무지를 일깨우고 과학적 사유를 익히려고 몸부림쳤습니다. 기독교와 더불어 우리는 과학(science)과 민주(democracy)를 수용하려 했던 것입니다.
복음이란 복된 소리 요, 기쁜 소식 입니다.
그런데 이 복된 소리가 화를 불러일으키는 소리가 되고, 기쁜 소식이 슬픈 소식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불행한 역사적 환경속에서 잘못 형성된 유대민족 특유의 선민의식이 조선기독인들의 독선과 아집과 배타와 전도주의의 온상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유대교의 율법주의를 거부함으로써 사랑의 보편주의와 홍익인간의 초민족(超民族)적 구원을 외친 예수와 사도바울의 복음의 메시지를 위배하는 비기독교적 이단행위들을 자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사랑은 온유하며 교만치 아니하며, 모든 것을 참으며, 모든 것을 믿으며, 모든 것을 바라며, 모든 것을 견디는 것입니다.
구한말 이 땅에 복음이 전파되었을 때, 천막속에 모인 조선인들에게는 면사포를 거두고 남.여.노.소가 같이 얼굴을 마주대고, 한곳에 앉아 찬송하며 기도할 수 있다는 그 사실 하나가 그들의 삶을 불사르고도 남을 감격이며 구원이었습니다.
이러한 감격과 구원의 모습이 어느샌가 사라져버리고 이제 한국의 교회는 독선과 아집과 권력과 탐욕과 권세와 권능의 자부감속에 안주하는 모습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대인의 우환과 심려를 폭력으로 묵살하려하며, 정당한 비판과 지적을 비난과 사기로 엄폐하려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교회는 성황당의 근대적 변용이라는 나의 신학적 테제를 정당화하는 비졸(鄙拙 : 비속하고 치졸함)한 짓만을 일삼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