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의 비판-"방언은 도둑놈의 발광일 뿐"
"우리나라 교회에는 혓바닥의 괴상한 진동에서 생기는 요상한 공기의 떨림을 "방언"이라고 부르고
그것을 신령한 것이라 하여 무슨 특별한 은사를 받았다하고, 돈을 갈취해 먹는 파렴치한 도둑놈들이
우글거리는 것 같다. 분명히 말해두지만, 이 지구상에 존재하는 일상언어 체계로서 의미를 지닐 수
없는 어떠한 음성적 진동도 방언으로 간주될 수 없다. 사도행전 2장에서 이야기하듯, "방언"이란 "외국
어"나"지방말"을 말하는 것이다. 기독교를 여러나라에 전파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성령이 무교육자들에게
외국어를 말할 수 있는 권능을 준 사건을 말하며 나는 지중해 연안처럼 제각기 다른 언어가 교차되고
있었던 특수 상황을 생각할 때 가능할 수도 있었던 어떠한 사건을 "오순절 교회"의 사건으로
성서의 기자는 기록했던 것이다. 우리나라 한글개역판에서는 사도행전 2장의 "텅(tongue)"을
모두 "방언"으로 번역한데 반하여
공동번역판은 그것을 문맥에 따라 "외국어" "자기네 지방말""자기가 태어난 지방의 말""자기네 말"로
바꾸고 "방언"이란 말을 아예 없애 버렸다. 탁월한 번역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방언"은 문자 그대로
"사투리"이며, 한글개역판의 번역자들도 요새 교회에서 쓰는 의미의 "방언"이 아니라 "사투리"란 의미로
즉 "지방말(local language)"이란 뜻으로 "방언"을 썼던 것이다. 요새 성령파 교회나 기도원에서
울려나오는 "방언"은 백치 아다다의 말도 못되는, 사투리도 아니고 지방말도 아닌 도둑놈의 발광이다.
[ 김용옥 <도올 논문집> 「번역의 이론과 실제」 p233, 통나무, 19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