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어록 - 친애하는 버트란드 러셀 4

버트란드러셀의 글 모음입니다.
(몰러님이 정리하셨습니다)

러셀어록 - 친애하는 버트란드 러셀 4

몰러 0 5,246 2005.06.30 21:05
 

ㅇ 출생율 경쟁보다는 계몽이 우선


저는 예전부터 미국에서의 가톨릭교회 증가를 보고 불안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는 순전히 수적 세력으로 라이벌을 압도하려고 모든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입니다. 제 생각은 그것이 군비경쟁을 도발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러한 경쟁의 관점에서 서양의 비가톨릭이 가톨릭에 대항하는 것을 꼭 보고 싶습니다.


존경하는 라스무센씨, 3월10일자 당신의 편지에 있는 내용은 과거 50년 동안 제 마음을 잡았다 놓았다 했던 문제입니다. 저는 비가톨릭이 가톨릭을 흉내 내어 극도로 그 수를 늘려야 한다는 당신의 말씀을 별로 타당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실로 경쟁하는 군비를 쌓는 것과 같습니다. 그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은 가톨릭을 자유주의화 하여 그 인구를 줄이는 것입니다. 통계가 가리키는바 사제들의 수는 어찌 되었든 가톨릭교도의 출생률이 진정 미국에서는 줄고 있다고 믿습니다. 가톨릭교회는 가족계획에 대한 반대를 어느 정도 누그러뜨리고 있습니다. 특히 섹스를 비수태기에만 한정할 것을 시인하게 되었습니다.

비가톨릭의 행동방식이 나빠지게 하는 주장을 하기보다 가톨릭이 해온 관례를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편이 현명하다고 생각합니다. (1958. 3.21)





ㅇ 고통은 죄에 대한 벌이라는 주장


저는 지금 찰스 고어 주교에 대한 연구를 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1928년 런던의 유니버시티 칼리지의 그레트홀에서 고어 주교와 당신 사이에 있었던 공개토론에 대해 무엇이든 알려 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1929. 2. 12에 행해진 이 공개토론의 주제는 ‘기독교의 주장은 옳은가’임)


존경하는 카펜터씨, 당신이 문의하신 그 토론을 할 때 안타깝게도 고어 주교가 제게 어떤 인상을 주었는지 전혀 기억이 나지 않습니다. 그날 일 중에 제가 기억할 수 있는 것은 당시 여섯 살 난 제 아들이 유양돌기를 앓아 견디기 힘든 고통 때문에 곧바로 수술을 받아야만 했다는 점과, 토론에 참가했던 고어 주교의 수행원 중 한 사람이 ‘아픔이라는 것은 모두 죄에 대한 벌’이라고 주장하고 있었던 것뿐입니다. (1958.11.13)





ㅇ 종교가 주는 위안


종교는 사상을 마비시키는 미신으로서의 성질을 분명히 갖고 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다양한 상황에서는 어느 것이 옳은지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습니다. 즉 자신의 죽은 남편과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고 믿고 있는 노부인의 진지한 신앙이 그녀에겐 만년의 정신적 버팀목이 되어 있을 경우나, 어둠을 두려워하는 어린 아이가 예수님이 자신을 지켜주고 있을 것이라는 안도감으로 위안을 받을 경우, 굳건한 종교적 신앙으로 살아나 점점 회복해가는 병자의 경우가 있습니다. 이럴 때는 현재 갖고 있는 신앙을 키워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입니다.


존경하는 시몬스씨, 당신의 편지 참으로 감사합니다.

저는 사후의 세계를 믿고 있는 노부인의 신앙을 뒤엎으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사회적 견지에서 볼 때 고려하지 않으면 안 되는 좀더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첫째, 어떤 신앙이 진리냐 아니냐에 관해서, 증거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생각하지 않은 채로 옳다고 하는 일이 바람직한 것이라고 여긴다면 그것은 사람이 상륙할 때 검열관의 직무와 온갖 죄악을 함께 몸에 지니고 상륙하는 것과 같은 것이 됩니다. 둘째, 아주 많이 잘못된 신앙이 사회에 좋지 못한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예를 들면 가톨릭교도는 산아제한에 반대하고 있고, 영국 국교도는 이혼자의 재혼에 반대하고 있습니다. 셋째, 잘못된 신앙에 의해서 위안을 구한다는 태도는 조금 졸렬합니다. 넷째, 어린아이들의 문제는 노인의 문제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장래의 사회적 활동방법을 생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으로 저는 어린아이들을 거짓으로 위안하는 방법은 좋은 생각이라고는 보지 않습니다. 저는 거짓이 없는 동정 쪽이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1959.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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