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적 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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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적 교리

엑스 0 3,473 2002.07.22 09:05
기독교가 오늘날까지 몇 세기를 내려오는 동안에 얻은 실질적인 결과는, 조물주가 인간을 만들어 놓았을 때보다, 사람들이 훨씬 이기적이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기독교의 테두리 안에서 빠져 나올 수 없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사람을 자연스럽게 자아(自我)의 울 밖으로 나오게 하는 자극제는 성(性)과 부모로서의 책임감과 애국심 및 집단본능 등이기 때문이다.

성을 비난하고 경시하기 위해 교회는 가능한 모든 힘을 기울였다. 가족의 애정에 대해서는그리스도 자신과 대부분의 제자가 이를 비난하였으며, 로마제국의 예속 민족 가운데에서는 유일하게 그들의 애국심을 찾아볼 수가 없었다.

복음서에 나타난 가정을 반대하는 부분은, 마땅히 받아야 할 만한 주목을 받지 못하였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어머니를 존경하기는 하나, 그리스도 자신은 이러한 태도를 별로 보이지 않았다. "여자여, 나와 무슨 상관이 있나이까?"(요한복음 제2장 4절)란 것이 그리스도가 그의 어머니께 한 말이었다. 또한 그리스도는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비와, 딸이 어미와, 며느리가 시어머니와 불화하게 하려 함이니 아비나 어미를 나보다 더 사랑하는 자는 내게 합당치 아니하고"(마태복음 제10장 35∼37절)라고 말하였다.  이 모든 것은, 교리를 위하여 생물학적 가족관계를 끊을 것을 뜻하는 것이니, 이것이 기독교가 전파됨에 따라 나타난 편협과 깊은 관계가 있는 태도이다.

  이러한 이기주의는 개인의 영혼불멸이라는 교리로 말미암아 절정에 달하였으며, 이후 사람들은 환경에 따라 무한의 행복을 얻을 수도 있고, 무한의 재앙을 겪을 수도 있었다. 이 획기적인 차이가 생겨나게 된 환경은 좀 어처구니가 없는 것이다.  예를 들면, 만약 사람이 목사에게서 세례를 받은 직후 겨우 몇 마디의 말을 지껄일 동안에 죽게 되면 그는 영원한 행복을 받는 것이며, 반면에 오랫동안 도덕적인 생활을 해왔는데 구두끈이 끊어지자 이를 욕하다가 벼락이라도 맞게 되면 영원한 죄값을 받게 된다. 나는 오늘날 신교도들이 이러한 것을 믿는다고는 말하고 싶지 않으며, 적절한 신학 교육을 받지 않은 카톨릭교도도 그렇지는 않다고 본다. 그러나 이것이 정통교리이며,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굳게 믿어왔던 것이다. 멕시코와 페루에 거주하는 스페인 사람들은 갓 태어난 인디언 아이에게 세례를 주고는 곧 머리를 때려 죽인 일이 있었다. 이렇게 함으로써 이 아이들이 천국에 가는 것을 보장해 주었다. 비록 오늘날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지만 정통 기독교도들은 아무도 이들의 행동을 비난할 만한 아무런 논리적인 이유를 찾지 못한다. 기독교식 불멸의 교리는 여러 방법으로 도덕 면에 비참한 영향을 끼쳤으며, 영(靈)과 육(肉)으로의 형이상학적 분리는 철학에 비참한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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