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어록(인기없는 에세이들 中에서... 마지막)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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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러님이 정리하셨습니다)

러셀 어록(인기없는 에세이들 中에서... 마지막) 8

몰러 0 4,596 2002.08.14 06:29
○ 편견을 낳는 권위

우리가 자신의 이성을 포기하고 권위에 의존하기만 하면 모든 문제는
즉시 사라진다(기독교는 특히 그렇다). 누구의 권위? 구약성서?
신약성서? 코란? 실제로는 사람들은 자기가 태어난 사회에서 신성하게
생각하는 책을 선택하며, 그 책에서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부분만을
선택하며 그 이외에는 모두 무시한다.

한때 성서에서 제일 영향력이 있었던 구절은 ‘너희는 마녀가 살아가도록
그냥 두어서는 아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러나 오늘날의 사람들은
그 구절을 가능하면 침묵한 채로, 침묵이 불가능하면 변명을 하면서
넘겨 버린다. 따라서 비록 성서를 가지고 있다 해도, 우리는 여전히
그 속에서 우리 자신의 편견에 맞는 진리만을 찾는다. 예를 들어
어떤 가톨릭 신자도 한 사람의 주교는 한 아내의 남편이어야 한다는
구절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기독교의 경전은 참 편리하다. 도덕적으로 웬만한 잘못을 저질러도
성서는 든든한 변호사가 되어 준다. 불과 몇 장만 넘겨도 그것을
부정하는 내용이 나오기도 하지만 선택은 자유이다.




○ 신에 대한 프랭클린의 불경스러운 시도

벤자민 프랭클린이 피뢰침을 개발했을 때 영국과 미국의 성직자들은
모두 조지 3세의 열광적 지지 하에 그것을 신의 의지를 방해하는
불경스러운 시도라고 비난했다. 왜냐하면 사람들이 알고 있는 것처럼
벼락은 신이 불경한 사람이나 치명적인 죄를 범한 사람을 벌하기
위하여 내리는 것이며, 덕이 있는 사람은 결코 벼락을 맞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이 어떤 사람을 벌하기를 원한다면 프랭클린은
신의 의지를 방해하지 말아야 한다.

또 실제로 프랭클린이 그렇게 하는 것은 죄인이 도망치는 것을
도와주는 것이다. 만약 우리가 보스턴의 유명한 종교지도자 중의
한 사람인 Dr. Price의 말을 믿는다면 신은 우리에게 공평하다.
‘현명한 프랭클린 박사가 발명한 쇠로 만든 침’ 때문에 벼락의
효과가 없어져서 메사추세츠 주가 지진으로 흔들렸다. 프라이스
박사는 그것이 쇠로 만든 침에 대한 분노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 문제에 관하여 그는 ‘보스턴은 뉴잉글랜드의 다른 지역보다
더욱 꼿꼿하기 때문에 더욱 심하게 흔들렸습니다. 오! 하나님의
전능하신 손에서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라고 설교했다.
그러나 그의 분명한 예언은 보스턴을 그 사악함에서 구출할
모든 희망을 포기했음에도 불구하고 피뢰침의 사용이 보다
보편화될 수 있도록 메사추세츠 주의 지진은 더욱 드물어져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라이스 박사의 견해나 그와 비슷한 견해는
지금까지도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의 견해로 받아들여졌다.
한때 인도에 심한 지진으로 피해가 발생했을 때 마하트마 간디는
자신의 동포들에게 이 재난이 그들의 죄에 대한 벌로 보내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할 말이 없다. 그래도 몇 마디 하자면, 인간이 신의 징벌 중
한가지를 회피할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에 그 징벌방법이 무효화
되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더 심한 불경을 저지르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신은 전능자신데 말이다. 또, 사랑에 넘친 신이 프랭클린을
통해 징벌법 중에서 한가지를 폐기했다고 하면 또 어떤가?

무엇보다도, 도대체 전능한 신이 징벌이라는 것을 시행해야할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 신이 져야 할 죄에 대한 책임

죄의 개념에는 논리적인 난점이 있다. 우리는 신에 대한 불복종이
죄를 구성한다고 알고 있다. 또한 신이 전능하다고 알고 있다.
만약 신이 존재한다면 그의 의지에 반하는 일은 일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죄인이 신의 명령을 거부했다면 그것은 신이 그런 일이
일어날 것을 원했기 때문이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과감하게 이런 견해를 받아들여 신은 인간의
눈을 멀게 함으로써 죄로 이끌어 간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현대의
신학자들 대부분은 만약 신이 인간으로 하여금 죄를 짓게 했다면
그들로서는 어쩔 수 없었기 때문에 그들을 지옥으로 보내는 것은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우리는 죄가 신의 의지에 반하는 행동으로 이루어진다고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이것은 논리적 난점을 극복하지 못한다. 스피노자처럼
신을 전능하다고 진지하게 받아들이는 사람들도 죄 같은 것은
없다는 것을 연역해냈다. 이것은 놀라운 일이다. 스피노자의
동시대인들은 네로가 어머니를 죽인 것은 사악한 짓이 아니냐고
물었다. 아담이 선악과를 먹은 것은 악한 짓이 아닌가?
어떤 행동이 다른 행동만큼 선한가?
스피노자는 우물쭈물하면서 만족할 만한 대답을 제시하지 못했다.

만약 모든 것이 신의 뜻에 따라 일어난다면 신은 네로가 어머니를
죽이기를 원했음에 틀림없다. 따라서 신이 선하다면 살인은 선한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이 논변에는 탈출구가 없다.

러셀 이전에도 이런 논증을 한 사람이 많았다. 하지만 대부분은
화형당하거나 학살당했다. 원죄가 없으면 예수의 존재가치가
무의미해지기 때문이다. 원죄와 함께 그것을 부정하는 행위들에
대한 단죄를 예수가 원했던 것인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예수가
이것을 진지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고 본다.
예수가 원했다면 그의 설교는 공허해지고, 원하지 않았다면
자신의 사역이 아무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이 딜레머를 알게
된다면 그는 극심한 노이로제에 시달렸을 것이다. 그러나 예수가
노이로제에 시달렸다는 기록은 없으므로 예수는 원죄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본적이 없음이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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