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어록 - 친애하는 버트란드 러셀 8(마지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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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어록 - 친애하는 버트란드 러셀 8(마지막)

몰러 9 11,605 2005.06.30 21:08
 

ㅇ 종교가 도덕적일까?


저는 열여섯 살이며 고등학교의 마지막 학년에 선생님이 저서 “나는 왜 기독교인이 아닌가”를 읽었습니다. 그리고 대단히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지난주에는 교장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는데, 교장선생님은 종교가 사회의 도덕률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을 지고 있음을 믿는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러나 저는 교장선생님의 말씀에 찬성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교장선생님의 말씀은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는 모두 부도덕한 자라는 것을 암암리에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워커군, 종교가 우리의 도덕률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은 아마도 정당한 주장일 것이네. 적어도 어떤 도덕률을 위해서는 말이네. 그리고 그 도덕률은 성서를 근거로 한 것이네.

그런데 그것은 도덕률로서 형태가 지어질 때, 자기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모두 억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네. 어떤 사람들의 기준으로 보면, 서약을 하고 정식으로 종문으로 들어간 기독교인의 눈에는 무신론자와 불가지론자는 모두 부도덕한 자로 비칠지도 모르지. 하지만 기독교인이라 할지라도 오점이 없다고는 말할 수 없네. 그들에게는 첫째, 콩고를 괴롭힌 일, 둘째 드레퓌스를 유죄로 선고한 일, 셋째 핵전쟁을 지지하고 있는 일 등의 죄가 있다네. 이러한 예를 들자면 나는 영원히 계속 할 수가 있네. 그러나 도덕적 견지에서 볼 때, 그들은 아무리 해도 좋아질 수가 없다는 것을 아는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네. (1966. 4.27)





ㅇ 찬송가


선생님께서는 어린 시절부터 지금까지 어떤 찬송가를 제일 좋아하셨습니까? 그리고 그 찬송가는 선생님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으며, 또 선생님께 어느 정도 가치가 있었습니까? 그것을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안녕하십니까 랑그렌 부인. 나는 어린 시절에는 우리 집에서 가정 기도회를 갖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있어, 그 자리에서 찬송가를 불렀습니다. 그것은 그날그날 다른 찬송가였습니다. 그 결과 찬송가에 대한 나의 지식은 현저해졌습니다. 그 중에서도 특히 지금까지 기억하고 있는 두 개가 있습니다. 그 중에서 한 부분을 아래에 기록해 보았습니다. 둘 다 “고금 찬송가집”에 있는 것입니다. 나는 이 두 개의 찬송가를 언제나 기독교 평화주의의 전형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성도들이여!

너희 성스러운 땅 위에

미디안의 군대가 배회하고 있는 것을 아느냐.


성도들아!

일어나서 그들을 무찔러라

패배는 생각하지 말고

다만 승리의 신념으로

십자가의 공으로

그들을 무찔러라.


하늘의 아들들아 싸우러 나가네.

왕의 면류관을 싸워 얻으려고

하늘의 아들의 피 묻은 군기

저 멀리 휘날린다.

뒤를 따르는 자는 누군가!

(1967. 8. 5)





ㅇ 저작권


선생님의 자서전을 잘 받았습니다. 참으로 감사합니다. 하느님께는 이미 감사를 드렸습니다.


부슈양, 제 자서전이 마음에 드셨다니 기쁩니다. 그렇지만 당신이 그것을 하느님에게 감사했다는 것은 좀 문제군요. 왜냐하면 그렇게 되면 하느님은 제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그럼 안녕히... (1968. 5.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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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차승현 2005.07.01 11:01
인간들이 모여 공동된 도덕이나 타부들 창조했는데 .. 창조 후 도덕이나 타부가 인간을 구속하죠 .. 하지만 환경이 변화하여 도덕이나 타부가 필요없어지면 폐지해야하지만 .. 도덕이나 타부가 인간위로 군림하여 폐지가 힘들뿐더러 .. 폐지안될려고 자기의 유지위해 새로운 도덕이나 타부를 창조하여 인간을 구속하게되죠 ...
차승현 2005.07.01 10:58
자기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모두 억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네  <--- 저도 이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
양심이 2005.06.30 22:31
읽다보니 정독해서 읽었습니다
러셀의 저서중 종교관련책으로 추천좀해주세요 몰러님
그의 철학을 훔치고 싶습니다 ^^
회색영혼 2005.06.30 21:54
너무 재미있어요. 하나님이 저작권을 침해했다,ㅋㅋ
gigantul 2005.06.30 21:46
아하.. "자기가..."부분이 직역이라 그런지 매끄럽게 이해가 안되서 한 말이었습니다. 이게 다 난독증이죠..;;;
몰러 2005.06.30 21:42
러셀은 종교는 도덕과 하등의 상관이 없다는 입장을 초지일관 유지해 왔다는 점을 알고 보시기를...
몰러 2005.06.30 21:41
러셀의 글은 유머가 아닌 듯한 유머, 진지하게 보이는 위트, 상대방을 한껏 추켜 올리는 듯한 반어법이 특징입니다.
몰러 2005.06.30 21:40
3문장을 다음과 같이 뭉쳐 보십시오.
"종교가 우리의 도덕률을 유지하기 위한 책임을 지고 있다는 점(교장선생의 주장)은 성서를 근거로 한 도덕률에 한정한다면 아마도 (교장선생 나름대로는) 정당한 주장일 것이다."

그리고 다음 문장은 중간의 예와 그 뒤에 이어지는 것과 연계해서 생각하십시오.
"그런데 그것은 도덕률로서 형태가 지어질 때, 자기들이 가장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모두 억제하고자 하는 사람들에 의해 만들어졌다네."
"이러한 예를 들자면 나는 영원히 계속 할 수가 있네."
"그러나 도덕적 견지에서 볼 때, 그들은 ////아무리 해도 좋아질 수가 없다는 것을 아는 정도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하네."
gigantul 2005.06.30 21:28
다 읽었습니다. 좋은 글이군요.. 제가 생각하는 바와 너무나 비슷해서 놀랐습니다. 하지만 도덕부분은 별로 동의할 수 없군요.. 저는 도덕은 종교의 전유물만은 아니라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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