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기독교)는 문명에 유익한 공헌을 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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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기독교)는 문명에 유익한 공헌을 했는가?

엑스 0 4,432 2002.07.27 20:02
종교(기독교)는 문명에 유익한 공헌을 했는가?

 

복음서에 표현된 그리스도의 가르침은 기독교도들의 윤리와는 거의 관계가 없다.  사회적·역사적 관점에서 볼 때 기독교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리스도가 아니라 교회이며, 만약 기독교를 하나의 사회적 세력으로 규정한다면 우리의 세속적 복음서에 의존해서는 안된다. 그리스도는 당신들의 재산을 가난한 자에게 나누어 주고, 싸움과 예배보러 가는 것, 그리고 간음을 벌하는 것을 삼가야 한다고 가르쳤다. 카톨릭교도나 신교도는 이러한 점에 있어서 그리스도의 교훈을 추종하려는 강렬한 의욕을 보여준 적이 없다. 소수의 프란체스코파가 사도적 빈곤과 교리를 가르치려고 시도해 본 것은 사실이나, 교황은 이를 비난하고 그들의 교리를 이단이라고 선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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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적 진리가 어떤 특정인의 설법 가운데 있다고 생각하면,  그의 설법을 해설하는 전문가가 생기고, 이 전문가들은  그 진리에 대한 열쇠를 가지게 되므로 반드시 권력을 장약하게 되는 것이다. 그들은 다른 특권계급과 마찬가지로 자기 자신들의 권익을 위해 권력을 행사한다. 그러나 그들은  한 가지 점에 있어서 다른 특권 계층보다 더 질이 나쁘다.  즉 그들의 임무는 재론의 여지가 없는 단 한 번으로 완벽하게 계시되어 버린 불변의 진리를 해설하는 일이며, 그래서 그들은 필연적으로 모든 지적·도덕적 진보의 저해자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교회는 갈릴레오와 다윈을 반대하였고, 바로 우리 시대에 있어서는 프로이드를 반대하기에 이르렀다. 그레고리 교황은 어느 사교(司敎)에게 보내는 편지의 서두에서 "보고에 의하면, 귀하는 친구들에게 문법을 해설해 주고 있다니 얼굴이 붉어짐을 금할 수 없소"라고 썼다. 이 사교는 교황청으로부터 이 부정한 일에서 손을 떼도록 강요당하게 되었고, 라틴어의 사용은 르네상스기에야 비로소 부활하였다. 종교가 해로운 것은 지적으로뿐만 아니라 도덕적으로도 해롭다. 이것은 종교가 인간의 행복을 가져오지 않는 도덕 규범을 가르치고 있음을 뜻한다. 수년 전에 독일에서는 폐위된 왕가(王家)들이 사유재산을 가질 수 있는가에 대한 찬반의 국민투표가 있었는데, 그 때 독일 교회들은 그들에게서 사유재산을 몰수함은 기독교 교리에 어긋난다고 공식적으로 발표하였다. 누구나 알다시피 교회는 할 수 있는 데까지 노예제도 폐지를 반대해 왔고, 오늘날 널리 선전된 약간의 예외를 가지고 경제적 정의를 위한 모든 운동을 반대하고 있다. 교황이 공식적으로 사회주의를 비난한 바도 있었다.  [ Bertrand Russell, 이재황譯, , 범우사, 19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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