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셀 어록 - 윤리학과 정치학에 있어서의 인간 사회 中에서 2
몰러
일반
0
4,164
2002.08.19 22:11
○ 종교가 없으면 죄가 없는 인간
현대의 진보적인 신학자들의 입장은 텐넌트 박사의 “죄의 개념”이라는 책에 잘 설명되어 있다.
그에 의하면 죄는 알려진 법, 즉 신의 의지로 계시에 의해 알려진 도덕적 법에
의식적으로 반대하는 의지(예를 들면 과실치사죄는 죄의 범주에서 제외된다)의
행동으로 이루어진다.
정말 그렇다면, 종교가 없을 경우 인간은 죄를 범하는 것이 불가능할 것이다.
신이 정했고 인간이 범했다는 원죄는 다음과 같은 맹점을 갖고 있다.
원죄는 인간이 그것을 인정하든 말든 방법론적인 측면에서 별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은 자명하다.
인간이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방법을 공의로운 신이 구사했을 것이라고 믿기 어렵다.
결국 신은 공의와는 아무 상관이 없거나, 아니면 그런 죄를 규정하지 않았을 것이다.
나는 신이 후자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슬프게도 기독교의 신은 공공연하게 질투로서 심판하는 자라고 자신을 정의해왔다.
불가지론자 중에서 신이 실존하고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우호적인 사람들은
신의 심판자적 성격을 부정하고, 또한 그것이 인간에 의해 정의된 것이라고 믿고 싶어한다.
그러나 이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며, 결국 대부분의 불가지론자들은 기독교적 신을 부정하고 만다.
○ 진정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
나는 독단적 신념의 쇠퇴가 항상 바람직한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과거의 신념 체계보다 더 나쁜 나치나 공산주의자들의 신념 같은 새로운 신념 체계가 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이런 신념들은 정통 교의의 관행이 젊은이들의 마음에 깊이 배어 있지 않았다면
그렇게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했을 것이다.
스탈린의 언어는 그가 젊은 시절에 받았던 신학적 훈련의 흔적으로 가득 차 있다.
세계가 필요로 하는 것은 독단적 신념이 아니라, 스탈린이든 신도들의 마음에 상상되는 신에 의해서든
수백 만의 사람들이 고통을 받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믿음 위에 기초한 과학적 탐구의 태도이다.
기독교인들은 독단적인 사상 또는 사이비에 맹목적으로 물든 사람들을 ‘타락한 자’라고 규정한다.
그리고, 기독교로의 회귀(회개)를 촉구한다.
하지만, 기독교 외에는 그런 타락자를 양산하는 종교가 별로 없다. 기독교도들은 이 점을 인정하지
않으려 하는데, 왜냐하면 신념에 의한 타락자와 신념에 의하지 않은 타락자를 구별하지 않기 때문이다.
○ 저마다 다른 종교들의 계시
선교사들은 기독교 교의의 우수성은 계시에 의해 알려졌기 때문이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학자들은 다른 종교들 역시 같은 주장을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니교 신자들은 생선을 제외하고는 어떠한 고기도 먹는 것을 죄라고 생각한다.
18세기의 러시아 독립교회 Dukhobors의 신자들은 병역을 거부했다.
그러나 캠프파이어 주변에 둥글게 모여 나체로 춤을 추는 것은 바람직하다고 생각했다.
그들은 처음에는 러시아에서 박해를 받고 캐나다로 이주했지만, 거기에서 다시 박해를 받았다.
몰몬교 신자들은 일부다처제의 성스러운 계시를 받았지만, 미국 정부의 압력 아래서는
그들의 계시가 구속력이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탈리아 파시스트들이 식민지의 베두윈족 반역자들을 체포한 다음 독방에 가두었다.
이 반역자들에게 제공된 식사는 전시상황의 어려움으로 이탈리아 국민들이 굶주리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푸짐한 것이었다. 그것은 독일산 소시지와 핫도그 비슷한 것이었다.
그리고 파시스트들은 포로들의 인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굶기지 않았다는) 양심적 만족감을 가지고서
반역자들이 굶어 죽어가는 모습을 보며 즐겼다.
몰러는 기독교인들이 계시로 정해진 율법을 베두윈족처럼 철저하게 지킬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기독교인들은 모슬렘과는 달리 예수가 율법에 대해 무효화한 범위를 임의로 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점에서 계시에 의한 기독교 교의의 우수성은 증명된다.
어려운가? 그럼 쉽게 말하겠다.
“성경은 귀에 걸면 귀고리, 코에 걸면 코걸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