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은 하나가 아니다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하나님은 하나가 아니다

어메나라 0 2,603 2004.05.13 12:25

기독교에선 오래 전부터 <야훼>란 이름 맞잡이로 <하느님>이나 <하나님>이란 말을 무의식적으로 사용하고 있다. 어제 저녁 잠들기 전에 난 <하나님>을 생각했다. 기독신은 어떻게 '하나'인지 문득 궁금한 생각이 들었다.

우리 나라 경전으로 알려진 <천부경>에 적혀 있길 :

일시무시일석삼극(一始無時一析三極)로 시작해서 일종무종일(一終無終一)로 끝나는 걸로 봐서
배달민족은 오래전부터 <하나>라는 것을 꽤 귀히 여겨왔고, 이식된 기독교 초기 신도들이 그 말을
유대의 지방신을 우리 나라에 토착화하는 과정에서 되는 대로 차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나 여기까지는 <하나+님>이란 말이 어떻게 생겼는지 나름대로 생각해 본 것에 지나지 않고,
짜장 궁금한 점은 이것이다 : 기독신은 정녕 '하나'일까?

무슨 말이냐 하면, 내가 깜냥껏 이해하고 있는 사람의 인식능력은 언제나 일매지게
똑같을 수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인식능력이 다르거나, 인식하는 시공간이 다르거나,
인식주체의 저간의 사정이나 심리적 기질이나 처한 형편이 다르게 되면,
인식대상도 동일하게 인식될 리 만무하다.

배고픈 아이들한테는 <마음씨 좋은 빵집 아저씨>로 보여질 수 있고,
아픈 아이들한테는 <천사 같은 간호사>가 될 수 있고,
예술가들한테는 <장엄하고 영험한 백발 휘날리는 그리스인>으로 보일 수 있고,
과부나 노처녀들한테는 <잘 생기고 성스러운 젊은 남자>로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하고많은
야훼의 그림들과 야소의 그림들을 보면 시대마다 나라마다 겨레마다 하나님은 결코 예컨대
머리속에서 그려지는 그림 면으로 보더라도 <하나>는 아니다.

과거의 한 실험이 생각난다. 한 실험을 계획한 심리학자들 여러 명이 노벨상 수상자들이나
내노라 하는 물리학자들과 어떤['기타'의 우리말] 저명한 학자들을 불러 들여서 한 카페에 모두어 놓고 모의강도 사건을 연출했다. 그 실험 결과는 전혀 뜻밖으로 나타났다. 무려 80%에 이르는 피실험자들이놀랍게도 강도 연기를 한 사람의 상의 색깔을 맞추지 못했다. 그러면서도 그 가운데 60%가 넘는 사람들이 자기가 본 웃도리 색깔이 절대 맞다고 확신한다는 말을 첨기했다. 아무리 다급하고 위험한 상황이었다고 해도-실제로 총소리가 터지고 카페 손님들이 엎드리고 도망치고 소리질러 대는 통에 일순간 개수라장으로 변하게끔 치밀하게 연출된 쪼간에서-과학자들의 객관적 태도의 허구성 내지 한계성이 여지 없이 까밝혀진 사건이었다. 그 사건 보고를 읽고 난 이마전이 딩딩해나는 충격을 받았다.

그것은 ; 객관주의적 태도에 남다르다고 생각한 과학자들에 대한 환상이 여지없이 깨어져나가는 바람에 허탈해졌다기보다는 인식주체와 대상의 상호 관계의 자의성에 억이 쪼였다고 보는 편에 가깝다.

이곳을 찾아오는 안티회원들에게 기독신을 한 마디로 정의하라고 한다면 언뜻 예측되는 답변들이 :

야훼잡귀,
유대지방귀신,
포르노그라피 영화의 시조,
잔혹하고 난폭하고 질투심으로 가득찬 전쟁의 신,
이외에도 벼라별 험구들이 쏟아져 나올 것이다.
또한, 아예 머리 한 터럭만큼의 가치도 없는 것이라며 말도 하기 싫어하는 골수도 있을 수 있다.

이제 기독교인들에게 물어보면 어떨까?

사랑의 하나님,
평화의 하나님,
우주의 창조주,
우주의 주관자,
우주의 역사를 섭리하시는 절대자,
알파와 오메가요,
가정의 주인,
삶의 인도자,
부부의 중매자.....(하나님이 관여하지 않는 宇宙事를 찾는 게 빠를 지 모른다)

등등의 예찬과 숭배심에서 토파하는 존칭들이 모르매, 수천 개는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디 이뿐이랴? 인구를 대충 60억이라고 쳐서 그 가운데 삼분지일이 기독교인들이라고 한다면 그들이 먹고 사는 처지가 다 다르고 교육 수준이 다르매 하나님란 그림은 거의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또 각각의 개인도 그 기분이 매일 동일하지 않기 때문에 그 신도의 하나님에 대한 관계 역시 수시로 변한다고 볼 수 있다. 어쩔 때는 사랑의 하나님이다가도 다른 때는 진노하고 책망하는 하나님이 될 수도 있다. 

이렇듯 하나님은 하나라고 하지만, 기독교인들이 실제 생활에서 실제의 자기 몸으로 '감각'하고 '느끼고' '인식하는' 하나님은 절대로 하나가 아니다.

이에 대하여, 기독교인들은 나한테 이렇게 되물을 수도 있다. 그게 바로 하나님의 위대함이야, 인류의 총체적 경험을 포괄하니까....

그렇다면 이렇게 되묻고자 한다.

지금 지구상에서 섹스를 경험한 사람들에게 섹스를 어떤 말로, 어떤 그림으로 생각하느냐고 물어 보라, 응답된 그림과 말들은 저저끔 다를 것이다. 그렇다면, 그것을 섹스의 위대함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그런 데에다 위대함이란 말을 붙이는 게 아니다. 그리고 그때 기독신은 귀납적인 신이 되고 만다.  

어떤 기독교인들도 바이블을 타인과 동일하게 읽지 않는다. 바이블이 일점일획도 틀림이 없는 신성하게 완전무결한 책이라 하더라도 이십 억 개의 바이블들이 실제적으로 사실적으로 기독교인들의 내면에서 제각각 따로따로 존재할 뿐이며, 같은 바이블을 볼 때에는 한갓 서로 비슷한 경험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거나 추측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바이블도 여러 판이 있다. 쪼간이 이러하다면, 실제로 수백 억 개의 바이블이 존재한다고 봐야 한다.

바이블이 수백 억 개 존재하니까, 하나님도 수백 억 개가 존재한다. 유일신이란 말은 말로만 남는다. 죽음이란 개념은 하나일뿐이지만, 저마다 겪어내는 죽음이 다 다른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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