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
바울은 집요하고 악착스런 인간이었다.
"믿지 않는 남편은 믿는 아내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고 또 믿지 않는 아내도 믿는 남편으로 말미암아 거룩하게 되었기 때문입니다."(고린도전서 7장 14절, 공동번역)
보다시피, <믿음>과 <거룩함>이란 개념을 이렇게 구체적인 남녀 사이의 현실 안에서 잇매어 놓았다. 믿음이 <거룩함>의 관건이다. 믿기만 하면 누구나 성화된다고
하는 종교-이것이 기독교임이 분명해졌다.
그런데 믿음의 실체가 있을까? 기독교는 믿음의 힘을 터무니없이 강조하는 종교다. 그만큼 의심과 회의를 살 만한 구석이 여기저기 많다는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랴?
또 기독교의 특징은 <사랑>이라고 한다. 내가 알고 있는 사랑의 일반적인 정의는 <합일감>이다. 우리는 어떤 타인과 하나가 된다고 하는 순간, 환희감을 느낀다. 그 환희감은,
그런데, 저항과 모순과 갈등이 해소되었을 때의 해방감과 다른 말이 아니다. 직장 동료나 같은 뜻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끼리 교제는 얼마나 우리 맘을 즐겁게 하는가? 지난,
월드컵 <붉은악마>들의 친교와 흥분은 우리의 마음을 얼마나 설레게 했던가? 싸우지 않고, 신경질 내지 않고, 만사 서로 편하게 대하는 상황을 우리는 원한다-그러나 이건,
불가능한 꿈이다. 결혼한 사람이라면, 그토록 사랑했던 연인이 남편이나 아내가 되는 순간 변해거나, 너무 낯설게 느껴지는 순간들이 있었을 것이다. 남편이, 아내가 군말없이
내뜻을 그대로 따라주면 좋겠는데, 상대방이 의외로 완강하다. 왜 상대방은 내 뜻에 동조하지 않는가? - 이러한 갈등상태는 괴롭다. 다시 예전처럼 <하나>가 되고 싶다고 누구나
느낄 것이다. 갈등은 피곤해...
예수의 사랑은 모든 갈등과 모든 불화와 모든 대립에 대하여 자발적으로 자기를 포기한 것이다다.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는 <새로운 땅>을 발견했다고 느꼈을 것이다. 또 그렇게 함으로써 예수는 <성화>되었다. 돋보이게 하는 방식으로서의 <거룩한 사랑>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이 게시물은 (ㅡ.ㅡ)님에 의해 2004-08-05 09:06:35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