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의 '자유의지'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기독교의 '자유의지'

어벌 1 3,370 2004.04.20 02:32

기독교에서 말하는 자유의지란 말은 '죄'와 관계되어 거의 반드시 언급된다. 죄인들에게 책임을 묻고 그 죄행을 처벌하기 위해선 자유의지가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믿느냐 못 믿느냐-라는 갈림길도 자유의지의 선택에 달려 있다고 보는 모양이다.

보통 기독교인들은 '자유의지'란 말을 선택의 분별력이나 선택 원칙 정도로 생각하는 모양인데, 그러한 자유의지란 말은 내가 볼 때 명백한 형용모순이다. 자유로운 의지는 없다. 의지의 자유-이 말도 엄밀하게 말하면, 인간중심적이며 문학적이거나 비유적인 표현일 뿐이다. 자유의지란 말을 순진하게 믿는 사람은 생리학과 심리학을 전혀 배워 보지 못한 사람임에 틀림없다.

자유란 말은 스스로 말미암는다는 말이다. 곧 자기로부터 행동이나 생각이 시작된다는 뜻일 게다. 강압이나 억압이 없는 상태에서 이것이냐 저것이냐를 골라잡는 선택권일 것이다. 지금 여기 아이스크림 가게가 있다. 거기서 어떤 아이스크림을 골라잡을 지 고민하던 손님이 바닐라 대신에 초코렛을 골라잡은 것이 자유의지의 결과일까? 그 초코렛을 선택하게 한 조건들을 깡그리 무시했을 때는 마치 그러한 선택이 '자유'롭게 이뤄진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이 손님은 어제밤 꿈에 초코렛 바다에서 허우적거리는 꿈을 꾸었고, 그 인상이 여태 남아 있는 중임에도, 다만 의식하지 못했을 뿐이었다면, 이때도 역시 '자유의지'의 선택이라고 할 수 있을까?

사람의 많은 행동은 아직은 그 의미와 가치가 숨겨져 있다. 누가 함부로 그 해답을 말할 수 없는 수수께끼요, 여태 공개되지 않은 무대 뒤의 풍경들이 아직 많이 있을 지 모른다. 인간이 과연 무엇 때문에 행동하느냐, 왜 그렇게 행동하느냐는 의문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은 중요한 문제들이다. 그 문제들 가운데 바로 <자유의지>란 허구적인 이야기가 뱀처럼 기독교인들을 유혹한다. 기독교인들은 <자유의지>를 믿는다. 그래서 <죄>를 믿고 <죄인>을 믿고 <천국과 지옥>을 믿는다. 그뿐이다.

이 점에서 착각하지 말자! <자유의지>가 가리키는 실제 현실은 따지고 보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한 행위이면서 마치 스스로 자유롭게 선택한다는 듯한 허영스런 망상임을. 서태지의 팬과 신해철의 팬이 있다. 서태지의 팬들은 자유의지를 가지고 서태지의 팬이 되었다고 생각하는가? 신해철의 팬 역시 그랬을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들에게 직접 물어 보라. 다들 우물쭈물하거나 틀린 해답을 낼 것이다. 물론 외부적인 강압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한 가수만을 특정적으로 선호하는 것은 타고난 기질, 환경, 교육, 부모 형편, 대인 관계 들과 혼연일체된 상태에서 빚어져 나온 행위다. 엄밀하게 사실적으로 말하면, 하나의 선택에는 그 사람의 인생 모든 게 섞여 있다.

형법은 자유의지를 지지한다. 형법은 책임질 사람을 찾아내야 하기 때문이다. 정신병자는 범죄인이 아니라 환자로 취급한다. 책임을 물을 수 없기 때문이다. 곧, 책임을 물을 수 있으려면, 사람 행동의 자유의지가 전제되어야 한다. 형법은 그 사회적인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 자유의지를 필요로 한다. 반면 기독교는 <죄>를 만들면 만들 수록 저한테 이롭기 때문에 <자유의지>를 강조해 왔다. 그것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자유의지란 말은 형용모순이다.

[이 게시물은 (ㅡ.ㅡ)님에 의해 2004-08-05 05:05:29 자유게시판(으)로 부터 복사됨]

Comments

인드라 2004.04.20 10:01
그야말로 자유의지에의해서 사고하고 행동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가 성자일것입니다...과연 모든인류를 두고 성자들에게나 가능한 심판을 단한번의 생으로 영원한것을 심판한다는 야훼가 도대체 어떤한것인지 ,,,,도무지 마음에 와닿지않는가 봅니다...ㅡㅡ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66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개신교들은 이단이다. 댓글+2 그냥사람 2021.01.12 1650
665 '프롬' - 권위주의적 종교의 특징 댓글+2 사람 2014.07.07 7714
664 '프롬' - <사회심리학적 그리스도론-2> 사람 2014.07.06 3029
663 '프롬' - <사회심리학적 그리스도론-1> 사람 2014.07.06 2934
662 [펌] 불교인이 본 기독교 - 동국대 교수 무성 2013.06.05 5114
661 무신론 서설(無神論序說) Atheism (펌) 무성 2012.10.04 5730
660 스티븐 호킹 - '위대한 설계'(펌) 무성 2012.10.04 7099
659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4.(펌) 무성 2012.10.04 5140
658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3.(펌) 무성 2012.10.04 4958
657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2.(펌) 무성 2012.10.04 4762
656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1.(펌) 무성 2012.10.04 3880
655 기독교 교리에 대하여.... 자유인1 2011.07.03 5062
654 신의 존재에 관한 고찰 댓글+2 컴포나티 2011.01.23 5164
653 유일신(有一神)에 대하여 컴포나티 2011.01.23 5548
652 모든 창을 막는 방패와 모든 방패를 뚫는 창을 동시에 만들 수 있을까? 협객 2010.12.14 5223
651 기독교인 분들께(논리비판의 입장에서 종교를 본 글). 세르프리아 2006.09.12 4971
650 나의고백2 댓글+1 진짜예수 2004.11.15 10277
649 공포는 무지에서 온다.. 댓글+1 비빔면 2004.11.13 6768
648 자유주의자의 10계명―버트런드 러셀 댓글+6 오브르 2004.11.13 7876
647 <개독들에게> 초월의 의미 댓글+1 인드라 2004.11.12 5190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50 명
  • 오늘 방문자 5,125 명
  • 어제 방문자 4,908 명
  • 최대 방문자 5,411 명
  • 전체 방문자 1,579,410 명
  • 전체 게시물 14,416 개
  • 전체 댓글수 38,042 개
  • 전체 회원수 1,66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