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래 전에 다른 사이트에 올렸던 글입니다. 참고로...
기독교를 이해하기 위한 자료로, 에리히 프롬(Erich Fromm)의 <정신분석과 종교> 중,
"권위주의적 종교" 관련 내용을 일부 요약해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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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투사의 메카니즘
투사의 메카니즘은 자학적(masochistic)이고 굴종적인 성격을 지닌 인간에게 전형적인
것이다. 인간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최선의 것을 신을 향해 투사하고 그렇게 함으로써 자
신을 빈곤하게 만든다. 이리하여 신은 일체의 사랑과 예지와 정의를 지니고 인간은 그러한
능력을 빼앗기고 공허하고 비참한 존재가 된다.
신은 본래 인간의 것이었던 이성이나 사랑의 유일한 소유자가 된다. 신이 완전한 것이
되면 될수록 인간은 불완전한 것이 된다. 인간은 이윽고 전혀 힘을 가지지 못한 완전히 무
력한 자가 되어버린다. 그가 가진 일체의 좋은 것을 신에게 투사시켜 버린것이다.
2. 노예로 전락한 인간
인간이 본래 가진 긍정적인 모든 요소는 신의 것이 되고, 이제 자기 안에 아무것도 남지
않은 인간은 신을 예배하는 것으로써 자기가 잃어버린 것에 다가가고자 한다. 본래 자기의
것이었던 것의 얼마인가를 되돌려 받기 위해 애원하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것이 모두 신
의 손에 있기 때문에 인간은 드디어 신의 노예가 된다.
신의 은총을 구하기 위해서는 그가 얼마나 부족한가를 신에게 내보이지 않으면 안 된다.
그는 무력하고 어리석으며 죄인이다. 신을 찬미하면 할수록 그는 공허하게 되며, 공허할
수록 죄가 깊다고 느끼고, 죄가 깊다고 느낄 수록 더욱 신에게 헌신하며...
그리하여 자신은 더욱 공허해 진다. 이렇게 신에 대한 노예적 의존이 강화되어 간다.
3. 인간적 경험의 상실
인간의 본래적인 모든 긍적적 요소로부터 소외된 인간은 동료 인간이나 자신에 대한 신
뢰를 상실한 인간이 되고, 인간적인 사랑이나 이성의 힘을 체험하지 못하는 인간이 된다.
세상적인 활동에 있어서 사랑 없이 행동하며(사랑은 신에게만 있는 것), 자신을 죄인이라
느끼고(사랑없이 사는 것이 죄이므로 그는 실제로 죄인이긴 하지만) 공허함과 무력감 속에
서 현실은 더이상 견딜 수 없는 참담한 상황이 된다.
이리하여 인간 자신이 소망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이 현실로부터 그 모든 것이 약속된
바 환상의 세계로 도피한다. 참담한 이 세상은 더이상 자기의 집일 수가 없는 것이다.
4. 전지전능의 환상과 공포
인간이 실제로 무력했던 어린 시절에 부모에 대해 갖는 전지전능의 환상으로 부터 벗어
나지 못한 미숙한 인간에게 있어서, 신이란 그 전지전능의 환상에 대한 욕구의 상징이라는
것은 두말 할 것 없이 명료한 일이다. 신을 떠난 자기 존재의 공허함과 무력감은 버림받은
아이의 공포 이외의 다른 것이 아니다. 버림받지 않기 위해서는 그는 더 무력한 아이가 되
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나 이러한 인간의 욕구에 대답하는 외적인 존재가 실재한다는 것이 이러한 욕구의 강
도로 부터 필연적 으로 결론지어질 것인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예배와 헌신의 전지
전능한 대상이 없이는 견딜 수가 없는 것이다.
[출처] 바로세움 -
http://baroseum.net/bbs/board.php?bo_table=tb41&wr_id=9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