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와 문학8-기독교를 마음대로 욕할 수 있던 시절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한국기독교와 문학8-기독교를 마음대로 욕할 수 있던 시절

chung 0 2,920 2003.07.22 08:28
한국기독교와 문학8
기독교를 마음대로 욕할 수 있던 시절

  요새 어느 유명한 작가가 문학 작품으로 기독교를 비판한다고 하면 그는 큰 봉변을 당할 것이다. 기독교들의 난동이 꽤 있을테니까. 그런데 그런 걱정을 할 필요가 없던 시절이 있었다. 19세기의 이야기가 아니다. 20세기, 비교적 최근에 그런 적이 있었다. 언제일까? 바로 일제 강점기 후반이다. 태평양 전쟁이 시작되자 일본 관헌들은 '기독교=미국'이라는 등식을 세우고 기독교를 탄압했다. 이 때 탄압을 받는 기독교는 평소 친미적 행동을 한 자, 외국인(미국인) 종교인 집단, 순수 건전 기독교를 믿는 평화주의자였다. 일제는 친일적으로 변절한 기독교도들은 봐줬다. 어쨌건 당시 조선 문단은 외형상 기독교를 마구 욕할 수 있었다. 기독교 모독이 바로 적국 미국을 모독하는 것이기에 일제도 이를 허용했다. 이 때 반기독교 문학(=반미문학)을 쓴 작가들은 거의가 친일파 작가이다.

  대표적으로 친일 행각을 벌인 작가로는 정비석이 있다. 그는 의주 출생으로 일본 니혼대학을 중퇴, 단편 <졸곡제>로 데뷔했다. 일제시대 후반에 친일행각을 벌이기도 했다. 해방 이후에는 <자유부인>, <소설 손자병법> 등으로 대중 통속 소설의 입지를 굳혔다. 다음에 편집·게재하는 글은 정비석이 친일파이던 시절에 쓴 꽁트 <철면피>이다.

  [소화 10년에 있었던 일이다. 뻬찌뿌렌은 하나님이라고 신도들이 떠받들고 있는 미국인 선교사이다. ……그의 정신적 종인 목사 최성준은 하나님의 나라 아메리카를 구경하고 싶은 나머지 그를 따라 가고 싶다고 간청했다. ……뻬찌뿌렌은 쾌히 승낙하고 최목사와 함께……배에 올라탔다. 배 안에서 그는 여전히 하나님과 같이 친절했다.
  그러나 배가 호노룰루에 기항하자 그는 최목사에게 짐을 지키게 한 채 자기만 상륙했다. 최목사는 불쾌했지만 평소 그를 믿고 있었기에 꾹 참고 있었다.
  다시 며칠 후 배가 드디어 샌프란시스코에 입항했다. 그런 즉 그는 무거운 트렁크를 최목사에게 맡기고 자기는 훌훌 빈 손을 흔들며 상륙했다. 그리고 마중 나온 친구들을 만나면 그는 최목사를 그들에게 다음과 같이 소개했다.
  "이는 조선의 토인으로 내가 저쪽에서 귀여워 해준 충실한 노예요. 부디 여러분도 잘 부탁해요."]
―《국민문학》 1943년 7월호, 원문은 일본어.

  이 글은 한 미국인 선교사를 통해 미국인의 위선적이고 오만한 태도를 희화화하여 반미감정을 고취하는 데 목적이 있다.
  비록 글의 의도가 불순하고 부정적이지만 지금 시점에서도 한 번 읽어보면 뭔가를 느끼게 한다. 가만히 보면 미국 의존적인 기독교의 세태가 맹목적인 (사회에 해가 되는) 친미파 인사들을 키우는 것 아닌가 싶다. 게다가 한국에 오는 미국 종교인들은 한국 교회를 자기네 집 뒷마당 정도(심하게 말하면 식민지)로 생각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지들은 미국에 있어봤자 발에 채이는 목사 나부랭이들 중 하나일 뿐인 주제에. 한국에나 와서야 사회 지도층이라는 떡고물이나 얻어먹는 것들이 잘난 척 하긴) 일찍이 '기독교=미국'의 원리를 깨달은 일제가 똑똑한 건가?
  어쨌건 저런 글이 평화로운 시절에 발표되어도 누구에게도 압박받지 않는 시대(또한 전쟁 등 특정 목적으로 이용되지 않고 외세의 압력 없이도 쓸 수 있는 시대)가 오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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