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와 문학12-기독교 시인 윤동주에 대한 잡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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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와 문학12-기독교 시인 윤동주에 대한 잡설

chung 0 3,117 2003.07.26 08:23
한국기독교와 문학12
기독교 시인 윤동주에 대한 잡설


  학교 다닐 때 배운 기억으로는 윤동주는 저항시인, 참회 시인, 반성의 시인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시 속에 기독교적 색채가 배어있기도 하다. 이에 기독교계에서는 기독교문학(이런 게 존재가 가능한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지만, 미션스쿨의 국문과를 중심으로 한 교수들은 이런 장르가 있다고 주장한다)의 대표로 윤동주를 내세운다. 그런데 윤동주의 전집을 보면 정작 기독교 색채가 있는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100여편 중 잘해야 30편이 될까? 말까?

  좌파 시인 임화의 경우 모든 작품에 사상성이 배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를 명실상부한 좌파 시인으로 보는 것이고.
  이런 기준에서 보면 윤동주는 기독교 시인이라는 호칭에 미달된다. 이런 상황은 김현승 등 여타의 소위 기독교 시인들도 마찬가지이다. 단, 목사로서 시인을 자청하며 붓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의 시는 100% 종교성 시이므로 예외이다. 그러나 종교성이 워낙 강한 나머지 문학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윤동주가 사후(死後) 유명해진 과정은 좀 수상쩍다. 명확한 증거를 잡지 못하고 심증만 가는건데……생전에 문단에 아는 사람도 없고 메이저 문필 활동도 안 한 윤동주가 어떻게 죽고나서 비교적 단기간 내에 뜰 수 있었는지.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원고를 가지고 있던 친구 정병욱(윤동주와 같은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출신. 연대, 서울대 교수)이 나중에 이 나라에서 알아주는 국문학자가 된 것이 큰 도움이 된 건가? 사후(死後) 유가족(집안 전체가 기독교)들의 적극적 홍보활동이 빛을 본 건가? 1974년에 중간된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에는 평론가 백철의 글이 실려있다. 일제말기에 친일활동을 한 그가 윤동주를 저항시인으로 극찬하는 아이러니란!―이는 백철이 자신의 친일활동을 숨기고 이미지 쇄신을 하려고 윤동주를 이용한 행위 아닌지?

  또, 같은 1974년판의 시집에 보면 정병욱 교수의 글이 실려있다. 거기서 그는 원래 1965년에 연세대에 윤동주 시비를 세우려다가 여의치 않아서 1968년에야 세웠다는 말을 하고 있다. 1965년이라면 한일협정에 따른 국민적 반대가 심하던 해였다. 이런 때에 윤동주 시비 같은 것이 세워진다면 당시 정부에게는 위험한 일이다. 아마도 모종의 반대 음모가 있었던 것 아닌가? 그리고 그 때 연세대와 기독교 세력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김현승 같은 또 다른 유명한 '기독교 시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마지막으로 윤동주가 연세대 출신이 아니었으면 과연 이렇게까지 뜰 수 있었을까?(같은 원리로 유관순이 이화여전 출신이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뜰 수 있었느냐하는 의문을 생각해보자)
  물론 윤동주의 시에 대해서는 그 실력을 높이 사는 바이다.
  그렇지만 만일 기독교가 아니고 미션스쿨 출신이 아니란 이유로 사장되는 시인이 있다면 그것 또한 기독교의 부작용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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