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와 문학12-기독교 시인 윤동주에 대한 잡설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한국기독교와 문학12-기독교 시인 윤동주에 대한 잡설

chung 0 3,132 2003.07.26 08:23
한국기독교와 문학12
기독교 시인 윤동주에 대한 잡설


  학교 다닐 때 배운 기억으로는 윤동주는 저항시인, 참회 시인, 반성의 시인이라고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시 속에 기독교적 색채가 배어있기도 하다. 이에 기독교계에서는 기독교문학(이런 게 존재가 가능한지 의심스러운 구석이 있지만, 미션스쿨의 국문과를 중심으로 한 교수들은 이런 장르가 있다고 주장한다)의 대표로 윤동주를 내세운다. 그런데 윤동주의 전집을 보면 정작 기독교 색채가 있는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100여편 중 잘해야 30편이 될까? 말까?

  좌파 시인 임화의 경우 모든 작품에 사상성이 배어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그를 명실상부한 좌파 시인으로 보는 것이고.
  이런 기준에서 보면 윤동주는 기독교 시인이라는 호칭에 미달된다. 이런 상황은 김현승 등 여타의 소위 기독교 시인들도 마찬가지이다. 단, 목사로서 시인을 자청하며 붓을 휘두르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들의 시는 100% 종교성 시이므로 예외이다. 그러나 종교성이 워낙 강한 나머지 문학으로 보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윤동주가 사후(死後) 유명해진 과정은 좀 수상쩍다. 명확한 증거를 잡지 못하고 심증만 가는건데……생전에 문단에 아는 사람도 없고 메이저 문필 활동도 안 한 윤동주가 어떻게 죽고나서 비교적 단기간 내에 뜰 수 있었는지.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 원고를 가지고 있던 친구 정병욱(윤동주와 같은 연희전문학교-현, 연세대 출신. 연대, 서울대 교수)이 나중에 이 나라에서 알아주는 국문학자가 된 것이 큰 도움이 된 건가? 사후(死後) 유가족(집안 전체가 기독교)들의 적극적 홍보활동이 빛을 본 건가? 1974년에 중간된 <하늘과 별과 바람과 시>에는 평론가 백철의 글이 실려있다. 일제말기에 친일활동을 한 그가 윤동주를 저항시인으로 극찬하는 아이러니란!―이는 백철이 자신의 친일활동을 숨기고 이미지 쇄신을 하려고 윤동주를 이용한 행위 아닌지?

  또, 같은 1974년판의 시집에 보면 정병욱 교수의 글이 실려있다. 거기서 그는 원래 1965년에 연세대에 윤동주 시비를 세우려다가 여의치 않아서 1968년에야 세웠다는 말을 하고 있다. 1965년이라면 한일협정에 따른 국민적 반대가 심하던 해였다. 이런 때에 윤동주 시비 같은 것이 세워진다면 당시 정부에게는 위험한 일이다. 아마도 모종의 반대 음모가 있었던 것 아닌가? 그리고 그 때 연세대와 기독교 세력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김현승 같은 또 다른 유명한 '기독교 시인'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나?
  마지막으로 윤동주가 연세대 출신이 아니었으면 과연 이렇게까지 뜰 수 있었을까?(같은 원리로 유관순이 이화여전 출신이 아니었으면 이렇게까지 뜰 수 있었느냐하는 의문을 생각해보자)
  물론 윤동주의 시에 대해서는 그 실력을 높이 사는 바이다.
  그렇지만 만일 기독교가 아니고 미션스쿨 출신이 아니란 이유로 사장되는 시인이 있다면 그것 또한 기독교의 부작용일 것이다.

Comment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666 기독교를 비롯한 모든 개신교들은 이단이다. 댓글+2 그냥사람 2021.01.12 1725
665 '프롬' - 권위주의적 종교의 특징 댓글+2 사람 2014.07.07 7785
664 '프롬' - <사회심리학적 그리스도론-2> 사람 2014.07.06 3079
663 '프롬' - <사회심리학적 그리스도론-1> 사람 2014.07.06 2988
662 [펌] 불교인이 본 기독교 - 동국대 교수 무성 2013.06.05 5163
661 무신론 서설(無神論序說) Atheism (펌) 무성 2012.10.04 5798
660 스티븐 호킹 - '위대한 설계'(펌) 무성 2012.10.04 7172
659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4.(펌) 무성 2012.10.04 5200
658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3.(펌) 무성 2012.10.04 5005
657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2.(펌) 무성 2012.10.04 4823
656 哲學 神學 科學에서의 無神論 論爭 1.(펌) 무성 2012.10.04 3925
655 기독교 교리에 대하여.... 자유인1 2011.07.03 5139
654 신의 존재에 관한 고찰 댓글+2 컴포나티 2011.01.23 5220
653 유일신(有一神)에 대하여 컴포나티 2011.01.23 5593
652 모든 창을 막는 방패와 모든 방패를 뚫는 창을 동시에 만들 수 있을까? 협객 2010.12.14 5259
651 기독교인 분들께(논리비판의 입장에서 종교를 본 글). 세르프리아 2006.09.12 5033
650 나의고백2 댓글+1 진짜예수 2004.11.15 10337
649 공포는 무지에서 온다.. 댓글+1 비빔면 2004.11.13 6826
648 자유주의자의 10계명―버트런드 러셀 댓글+6 오브르 2004.11.13 7930
647 <개독들에게> 초월의 의미 댓글+1 인드라 2004.11.12 5224
Category
글이 없습니다.
글이 없습니다.
State
  • 현재 접속자 183 명
  • 오늘 방문자 939 명
  • 어제 방문자 7,748 명
  • 최대 방문자 7,815 명
  • 전체 방문자 1,700,634 명
  • 전체 게시물 14,416 개
  • 전체 댓글수 38,042 개
  • 전체 회원수 1,66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