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세기 티벳에 간 신부들의 전율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17세기 티벳에 간 신부들의 전율

북두閒主 1 3,023 2004.06.05 08:30
전설의 제왕 프레스터 존
중세 유럽에는 아시아의 오지 카타이에 기독교 왕국이 존재한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어서 사람들의 관심을 모았다.
13세기 징기스칸의 위협으로 공포에 떨던 유럽인들은 미지의 기독교 제국의, 프레스터 존이 아시아의 오지에 강력한 기독교 제국을 통치한다고 믿었다. 사람들은 이 전설적인 제왕이 나타나서 몽고군을 물리치고 그들을 도울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여러 탐색대를 아시아의 오지에 파견한다.
13세기 중엽 프랑스의 루이 11세는 몽고군을 회유하기 위해서 여러 차례 사신을 몽고 조정에 보낸다. 그 가운데 한 사람인 플란더스 출신의 프란체스코회 수도사 기욤 드 뤼부룩(1220-1293)은, 몽고 안에는 네스토리우스파 기독교도들이 존재한다고 기록하고 카라코람 지방의 불교 사원을 기독교의 예배 장소라고 보고하면서, “시대가 흐르고 지리적 고립에 따라 기독교가 삭발하고 노란 옷을 입는 풍습으로 바뀐 것이다”고 결론 내리고 있으나, 그것은 긴 오해의 시작이었다.
그 뒤로 삼백 해가 넘은 뒤 다시 티벳으로 향한 두 명의 카톨릭 신부가 있었다. 한 사람은 안토니오 드 안드라데(1580-1634)였다. 당시 인도의 무갈 제국에 포교를 하러 파견되었던, 포르투칼 출신의 예수회원 안드라데는 동료였던 마누엘 마르쿠스와 함께 1624년, 갠지스강의 수원지대를 거슬러 올라가는 여행 끝에 히말라야 골짜기를 지나 티벳에 다다른다. 이들의 목표 또한 중세 기독교도들의 왕국을 히말라야 오지에서 발견하는 것이었다.

악마들의 카톨릭
안드라데는 서부 티벳에 머물면서 몸소 티벳의 종교,풍습을 보고 듣는다. 당시 티벳 스님들은 염력으로 먼 곳의 물건을 순간 이동시키거나 공중에 몸을 띄우고, 전생을 기억하고 미지와 이야기를 나누는 초능력을 갖고 있었다. 게다가 그 스님들은 그렇게 엄청난 금과 보석을 갖고 있으면서도 청빈한 수도 생활을 하면서 깊이를 알 수 없는 부처님의 가르침을 몇 십 해에 걸쳐 공부하고 날마다 고행을 거듭하고 있지 않은가! 그곳에서는 채 백 년도 살지 못하는 사람의 하찮은 운명 따위를 예언하는 것은 초능력이라고 할 수도 없었다.
안드라데는 스님들의 초능력을 직접 보고 자기의 눈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 또한 사람뼈로 만든 피리, 사람 머리뼈로 만든 염주를 손에 든 라마의 모습, 티벳 스님들이 입고 있는 법의가 고대 그림에 나타나 있는 예수의 열두 사도와 같은 차림이며 승단의 위계 제도, 카톨릭에서도 쓰는 성수와 법구를 그들도 쓰고 있는 것을 본 그는 “여기는 세상의 끝이다. 이 불모의 오지에서 번영하고 있는 이곳의 종교는 악마들이 교회를 흉내내어 만들어낸 악마들의 카톨릭인 것이 틀림없다. 예수회원은 결코 이곳에 발을 딛지 않게 되기를 바란다”고 떨고 있다.
전율로 가득찬 안드라데의 보고는 1626년 리스본에서 간행되어 카타이,티벳에 관한 잘못된 정보를 유럽에 전하게 된다. 마침내 안드라데는 자기의 교구가 있던 인도의 고아로 돌아가다가 독살로 의심되는 죽음을 맞는다.

티벳 불교 연구 전문화
안드라데의 뒤로 1715년 8월 14일, 두 달 동안 라닥의 레에 머문 뒤 티벳 라사를 향해 출발하는 두 명의 카톨릭 예수회원이 있었다. 한 사람은 이탈리아 출신의 이뽈리토 데씨데리(1684-1733), 또 한사람은 인도 델리에서 스무 해가 넘게 포교를 계속 해 오던 임마누엘 프레시어(1679-?)였다.
그들이 또다시 파견된 목적은 안드라데의 보고가 어느만큼 믿을 만한지를 확인하고 “이 악마의 카톨릭에 대한 예수회의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었다.
데씨데리는 1716년 티벳의 서울 라사에 도착하여 1721년까지 여섯 해 동안 티벳말을 익히고 티벳 불교의 사상과 문화를 연구하여 종합 보고서를 로마 교황청에 띄워서, 그동안 금지되어 있던 티벳에 대한 카톨릭 포교권을 다시 예수회에 돌려 줄 것을 청하고 있다.
데씨데리에 의해 그동안 황당하고 기괴한 이미지로 채색되었던 티벳 불교는 그 모습이 서양에 소개되었고, 서양의 불교 연구는 더욱 전문화되기 시작한다.
놀라운 일은 데씨데리 자신이 쫑가파 스님이 쓴 「보리도차제론(菩提道次第論)」을 정독하고 자기 종교를 포교하기 위한 “교의 문답’을 티벳 말로 썼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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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신비인 2004.06.05 14:32
북두안주님 오랫만입니다. 날 더운데 잘 지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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