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구술/솔로몬 볼코프 기록, 증언(이론과 실천)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구술/솔로몬 볼코프 기록, 증언(이론과 실천)

엑스 0 3,818 2002.06.18 18:51
작성일: 2002/04/28 15:49:38
작성자: 미친참치들
    

  흥미있는 글들입니다. 하나는 초창기 펑크 밴드로 유명했던 섹스 피스톨즈의 보컬 조니 로턴(본명 존 라이든)의 회상이고, 또 하나는 소련 시절의 가장 뛰어난 작곡가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의 증언입니다. 둘 다 무신론자지만 문화사에 있어 커다란 발자국을 남겼고, 그 때문에 기독교도들이 아무리 이들을 욕한다 해도 자신들의 오류나 악행을 뒤집을 수는 없을 겁니다.


  ...1970년대 중반의 현대 영국에선 꽤 혁신적인 일이었던지, '적 그리스도(anti-christ. 섹스 피스톨즈의 'Anarchy in the UK' 에서 조니 로턴은 'I am an Anti-christ' 라고 노래해 사람들의 증오를 이끌어냈다. 이들은 종교 자체엔 관심도 없으면서 사람들이 그것을 불쾌하게 여기니까 즐긴 것뿐임)' 가 자기들의 마을에 오기 때문에 성가대를 조직해서 찬송가를 부르는 지역 교회들을 볼 수도 있었다. 캐필리의 웨일즈 마을에서는 데모가 일어나 우리 콘서트에 오려는 그 지방 아이들을 필사적으로 막으려고 야단이었다. 그 캠페인이 효과적이어서, 캐필리의 부모들 거의 전부가 콘서트홀 문간에 서 있었다. 확실히, 그건 극히 어리석은 짓이었지만 환상적으로 얼빠진건 따로 있었다. 콘서트홀 앞에는 성가대가 있었다. 전부 찬송가책을 들고 있었다. 지역교구 목사가 지휘봉을 잡았다. 경찰이 구경꾼들이 소동을 일으키지 못하도록 경계선을 치는 동안, 텔레비전 카메라는 우리가 콘서트홀에 들어가면서 그들을 보고 낄낄대는걸 찍었다...오늘까지도 그 사건과 어리석은 찬송가를 생각하면 기뻐진다. 그들은 그 순간 'My sweet Lord(인도 음악에 유달리 심취했던 비틀즈 멤버 조지 해리슨의 초창기 히트곡. 처음엔 하나님에게 다가가는듯 하다가 후렴 구절에 '할렐루야, 하리시 크리슈나' 를 반복한다. 하리시 크리슈나는 힌두교의 신을 찬양하는 뜻으로, 1980년대 락 음악이 사탄의 음악이라는 설이 생기면서 이 구절도 그때 발견됐다)' 까지 불렀다! 그들이 아마도 조지 해리슨에게 지옥에서 온 마약광 괴물이라는 딱지를 붙이기 십 년도 전이었다!

  ...미국 콘서트중 한 번은 기독교 교도들이 나타난 적이 있었다. 그들은 언제쯤 이 세상이 부패덩어리나 그런 비슷한 것으로 변할 것인지 운운하는 몇몇 싯귀를 인용한 깃발을 들고 있었다. 그것이 나에게 스릴감을 안겨 주었다...나는 공연장 안으로 그들을 초대했지만 아무도 들어오지 않았다. 이것이 그 도시의 부모나 할아버지들이 일선에 나선 검열 광경중 하나였다. 우리 공연을 보고 싶은 이는 이 욕설의 기나긴 터널을 통과해야만 했는데, 바로 그들이 미국의 낙태 시술소 앞에서 하던 짓이었다. 웨일즈의 캐필리에서처럼 광신도들은 바로 현장에 와서 관중들을 위협했다.
  
  "네 엄마에게 말해 줄테다."
  "제발 그래줘요! 엄마표도 한 장 사 놓을테니."

  -존 라이든, 섹스 피스톨즈 조니 로턴(푸른미디어)

  ...이 이야기를 한 데에는 특별한 목적이 있다. 그런 사실을 숨기지 않겠다. 나는 전투적 무신론자는 아니다. 자기가 믿고 싶으면 신앙을 가져도 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어떤 사람이 유별난 종류의 미신을 지킨다고 해서 그것이 그에게 무언가 장점이 있다는 증거가 될 수는 없다. 예컨대 어떤 사람이 종교적이라는 이유만으로 그가 자동적으로 더 나은 인간이 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생각해 보니, 유디나(마리아 유디나. 소련 시절에 괴짜 행동으로 유명했던 여류 피아니스트)는 나만 보면 신약성서의 구절을 읽어 주려고 했었다. 나는 흥미있게 들었지만 특별히 전율을 느끼거나 하지는 않았다. 유디나는 내게 신약을 읽어주고 나는 그녀에게 체호프를 읽어 주었다.

  "모든 문제를 성서로 해결하려는 태도는 모든 죄수를 다섯 그룹으로 분류하는 것만큼이나 억지스럽다."

  체호프는 계속 말한다. 왜 열 그룹이 아니라 다섯 그룹뿐인가? 왜 코란은 안되고 성서는 되는가? 성서의 열성 독자로서 체호프의 건전한 논리를 설득력있게 논박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런데도 왜 전도를 한다고 야단이며 이런 비장한 설교는 또 무엇인가?

  -드미트리 쇼스타코비치 구술/솔로몬 볼코프 기록, 증언(이론과 실천)

Comments

Category
State
  • 현재 접속자 101 명
  • 오늘 방문자 4,377 명
  • 어제 방문자 4,522 명
  • 최대 방문자 5,411 명
  • 전체 방문자 1,558,831 명
  • 전체 게시물 14,417 개
  • 전체 댓글수 38,042 개
  • 전체 회원수 1,668 명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