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
인간은 누구나 현실생활을 정상적으로 영위하기 위하여, 특히 다른 사람에 대응하기 위하여는 자제심을 배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특정 대상에 대하여서는 그런 노력이 필요치 않다고 스스로 단정하는 수가 있다. 보통 사람들의 경우는 그 대상이 매우 소수일 것인데, 예를 들어 어머니에게, 아내에게, 또는 자신의 아이들에게 자제심을 발휘하지 못하고 분노를 폭발시키는 경우는 있을 것이다.
이런 경우는 대체로 정상의 범주안에 들기 때문에 타인에게 그다지 큰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그런데 그 감정의 폭발이 불특정 다수에게 향한다면, 더군다나 그가 권력자라면 인간에게 미치는 악영향은 말할 수 없이 클 것이다. 이런 인간의 기본심리는 자신은 언제나 옳다고 하는 확신이다. 혹시 내가 잘못하지는 않았나 하는 인식은 전혀없다.
가령 자기의 절대권력에 대한 도전을 느꼈을 때의 히틀러나 스탈린의 잔혹성은 분명이 이 생각과 결부된다. 자존심으로 항상 긴장된 성격, 자기가 도전을 받았다고 느꼇을 때는 반드시 노여움과 보복으로 이에 응하였다.
다행스럽게도 현실에서는 히틀러나 스탈린 같은 인간이 매우 드물게 나타나지만, 이러한 성격적인 경향을 보이는 인간은 결코 드문 것은 아니다.
SF작가 반 보그트는 이러한 인간을 일컬어 <확신인간> 또는 <폭력인간>이라 불렀다.
영어 표현으로는 Right Man 즉 '올바른 인간"을 말하는데, 본질적인 용어로는 "굳게 믿고 있는 인간"이란 뜻이다. 예수, 징기스칸, 로비에스피에르, 나플레옹, 히틀러, 스탈린 등은 자신은 조금도 잘못이 없다고 믿는 인간들이었다. 열광적인 자존심으로 가득찬 인간, 자신을 대단한 인간이라고 믿는 광기, 항상 체면을 잃지 않으려는 생각에 가득차 있는 인간이다.이들은 어떤 상황에서나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려 들지 않는다.
확신인간은 자존심의 상처가 늘 아픈 인간이다. 자기의 독자적인 정신세계에 살면서 그것에 대립하는 현실의 여러가지 측면을 무시하려고 바둥거린다.
이러한 인식에서 반 보그트는 다음과 같이 결론 짓는다.
"대부분의 확신인간은 동정할 만한 인간이라고 생각해도 좋다. 그는 다른 사람이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내부의 공포와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가 다른 사람들을 공격하거나, 비난할 때에는 그것은 그 싸움에서 패배하기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즉 최후의 파국, 자기 정당화의 주관적인 세계에 자신을 송두리째 내 맡기기 시작한 것을 의미한다."
자신의 기분이나 감정이 시키는대로 행동하는 인간은 아주 적은 한 순간을 제외하고는 결코 행복하지 못하다. 대개는 충족되지 못한 기분으로 침울하게 보낸다. 인간이 참다운 행복감을 갖게 되는 것은 "객관성"을 보일 때이다. 주관적인 욕망이나 감정의 숨막히는 악몽으로부터 머리를 한번 돌렸다고 느끼는 순간이다.
역사적으로 보이는 독재자들, 바이블에 나타나는 야훼나 예수, 남의 일을 일체 고려하지 않고 자신의 감정이 시키는대로 행동한 인간은 대개 반쯤은 정신이상자가 되어 생애을 마친다.
자신의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여, 수 없이 많은 인간들을 학살한 야훼,
자신을 따르지 않는 사람들에게 비난과 저주를 퍼부은 예수,
자신의 신앙에 매몰되어, 전적으로 주관적인 자신만의 세계에서 방황하는 기독교인들,
바이블적인 인간,
우리는 이들을 과연 확신인간으로 분류할 수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