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펌] 인간을 위해! by leftsky

저는 신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가 신이라고 적혀있기 때문입니다. 제 말은 진리입니다. 왠줄 아십니까? 제 일기장에 제 말은 진리라고 적어놨기 때문입니다. -엑스

[펌] 인간을 위해! by leftsky

※※※ 1 3,455 2004.08.25 11:21

인간을 위해!      
   
 
 
작성일: 2001/01/31
작성자: leftsky
  
 
간단한 성서묵상...을 나누어보려고 합니다. 박대리 시리즈 독자분들은 좀 기다리세요... 후후

전후 사정이야 어쨌건, 성서는 인류의 고전입니다. 성서를 한마디 틀림도 없는 신의 말씀으로 이해하든, 고전문학으로 이해하든, 짜집기 날조로 이해하든... 해서... <인간을 위한 기독교 비판>을 성서를 통해 시도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내키는 대로...짧게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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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 2: 23~28 (표준새번역)

안식일에 예수께서 밀밭 사이로 지나가시게 되었다. 제자들이 길을 내면서, 밀 이삭을 자르기 시작하였다.

바리새파 사람이 예수께 말하였다. "보십시오, 어찌하여 이 사람들은 안식일에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합니까?"

예수께서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다윗과 그 일행이 먹을 것이 없어서 굶주렸을 때에, 다윗이 어떻게 하였는지를 너희는 읽지 못하였느냐?

아비아달 대제사장 때에, 다윗이 하나님의 집에 들어가서, 제사장들 밖에는 먹지 못하는 제단 빵을 먹고, 그 일행에게도 주지 않았느냐?"

그리고 그들에게 말씀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인자는 안식일에 조차도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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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서가 전하는 예수에 관한 수많은 일화나 예수의 설교 중에서,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가장 평가받지 못하는 대목이 바로 이 안식일에 관한 예수의 이야기입니다.

예수가 제자들과 걷다가, 어떤 밭에서 밀 서리(?)를 합니다.이 대목에서... 예수와 그 제자들의 도덕적인 행태가 문제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들이 별로 풍족한 집단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죠. 그리고 예수 집단의 성향도 짐작이 갑니다. 배고프다고... 밀 이삭을 뜯어먹는 일은, 그들이 매우 거친 사람들(하기사 목수에 뱃놈들이었으니)이라고 이해되는군요. 거칠다는 것은 거침 없다는 의미로... 저는 좋게 보고 있습니다. 후후

어디서 나타났는지, 바리새인(당시 인텔리 계층)들이 나타나서 비판을 합니다. 밀이삭을 자른 것이 도둑질이라는 말이 아니라, 안식일에 해서는 안될 일을 했기 때문이라는 거죠.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 50여년 전 이스라엘이 주변 중동국가들과 전쟁을 할 때에도, 안식일을 피해 6일간 전쟁을 한 역사가 있죠. 이른바 6일 전쟁. 로마시대에는 안식일에 전쟁을 하지 않아서 멸망당한 독립군들도 있다고 합니다.

안식일에 해서는 안되는 일... 농사는 물론이고, 밥을 지어먹어도 안되고, 멀리 가도 안되고, 애가 아파도 치료해서는 안됩니다. 일체의 노동이 배제되는 거죠. 밀 이삭을 자르는 일... 그건 일종의 노동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유대교 율법에 위배되므로 바리새인들이 지적을 한 것이라고 전통적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예수는 고사성어(다윗의 이야기)를 들먹이며, 인간권리회복선언을 합니다. 2000년 전의 마인드라고 생각하면, 상당히 수준 높은 휴머니즘입니다.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다!>


예수의 이 선언은 아직도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학교를 다니면서 생각합니다. 학교를 위해 내가 있는건지, 나를 위해 학교가 있는건지...? 대한민국의 경우 군대...가 특히 그렇죠. 가정도...국가도... 어디서나 마찬가지입니다...

나의 사회적 존재를 규정하는, 이리저리 얽혀있는 관계와 질서들은 어느새... 내게 질곡이 됩니다. 내가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은 사실...없습니다. 무슨 대단한 견해가 있어서가 아니라, 가장 인간적인 본능마저 억압당하는 것이 거의 당연시되기 때문입니다. 국가주의와 민족주의로 엮인 전체주의가 판을 쳤던 대한민국은... 특히 심했죠. 지금도 뭐 다를 바는 없지만...


당시 안식일을 부정한 예수의 논지는 <인간 본연을 위해>였습니다. 그 덕에 유대교 지도자들의 미움을 사서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지만, 그 정신으로 인해 세계의 성인(聖人)으로 추앙받고 있습니다.

예수가 피조물인 인간을 천국으로 인도한다고 성인이 되었겠습니까? 말도 안됩니다. <인간을 위한> 그의 진보적 정신이 석가나 공자나 소크라테스처럼 보편성을 획득하고 인류에게 인정받은 것이지요.....

한국의 기독교는 안식일이 인간을 위해 있다는 예수의 인간화 정신을 전혀 계승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국 기독교는 유대교의 안식일에 버금가는 각종 율법들을 만들어 놓고 있지요. 금주...금연... 주일성수... 십일조... 제사금지... 등등

현재의 기독교는 이미 한 인간의 Personality를 존중하는 시스템이 아닙니다. 개성과 인간성을 억제하고 변형시켜 체제 내에 편입시키는 방식으로 운영됩니다. 그러므로 <인간을 위한 기독교 비판> 이야말로... 가장 예수의 정수에 닿아 있습니다. 아닌가요?

예수가 지금 이땅에 온다면, 이렇게 말하겠지요.

<기독교가...교회가... 사람을 위하여 생긴 것이지, 사람이 기독교를 위해... 교회를 위해...신앙을 위해...구원을 위하여 생긴 것이 아니다. 사람은 모든 것의 주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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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부메랑 2004.08.25 12:28
'어디서 나타났는지 바리새인들이...' 부분에서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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