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스 텔리오 - 신앙의 자유

"기독교의 역사"에서 주로 다룰 주제는 기독교인들이 저질러온 죄악들,
예를들어 십자군, 마녀사냥, 이단사냥, 루터와 칼뱅의 망언 사례, 인디언과 인디오 학살 등을 역사적 자료를 통해 조명하고,
기독교가 로마에 의해 공인된 과정, 유대인들의 역사 등 다채로운 주제를 포함하게 될 것입니다.

카스 텔리오 - 신앙의 자유

. 0 3,332 2002.07.29 14:27
출처 : "양심의 자유(세르베투스 사건을 중심으로)" 에서 발췌
           http://amnesty.or.kr/journal/ai7~8/campaign7~81.htm


"과연 (칼빈이) 세르베투스를 죽인 것이 옳은 일이었느냐?"하고 처음 이의를 제기한 사람이 세바스찬 카스 텔리오이다. 그는 칼빈의 옛 동지였는데, 칼빈의 옹고집 때문에 한때 곤욕을 치루기도 했다. 그러니까 1544년 성경해석상의 사소한 일로 칼빈과 의견이 대립되었는데, 그 결과로 제네바대학 학장 자리를 내놓아야 했고, 끝내는 제네바에서 추방당했던 것이다.  

이웃 도시 바젤로 옮겨간 카스 텔리오는 그곳에서 새로이 라틴어판 및 프랑스어판 성서를 간행하여 크게 명성을 떨쳤다. 1551년 에 간행된 라틴어판 성서의 머리말에서 그는 처음으로 종교탄압에 대해 언급했다. 하느님만이 할 수 있는 신앙 판단을 인간이 하려고 드는 것은 부당하다고 그는 주장했다. 이 머리말에는 또 하나의 원칙이 제기되고 있는데, 이 원칙은 후일 "신앙의 자유"사상의 기초가 되었다. 그 원칙이란 일반 범죄와 사상 문제는 구별되어야 한다는 것이었다.  

어떤 행위가 범죄로 다루어져야 하느냐에 있어서는 세상 사람의 의견이 일치하는데 반해 종교 사상에 대해서는 나라와 사람에 따라 생각이 다르니 똑같이 다룰 수 없지 않느냐 하고 그는 주장했다. 세르베투스사건이 있은 지 얼마 안되어서 칼빈의 <정통신앙 옹호론>이 간행되었다는 것은 앞에 서 이미 언급한 바와 같다.  

  카스텔리오는 이단 탄압의 부당성을 밝히기 위해 또 다시 펜을 들었다. "신앙의 자유"를 옹호하고 있다고 생각되는 여러 저자의 글 20편을 모아서 <이단론>이라는 책을 간행한 것이다. 이 책에는 초기 교부(敎父), 젊은 시절의 루터, 자유주의적인 카톨릭 신학자 에라 스무스와 그의 제자들, 세바스찬 프랑크, 그리고 카스텔리오 자신의 글이 수록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카스텔리오의 글은 매우 설득력이 있다.  

종교개혁운동으로 빚어진 종교적 분열이 "이단"이라는 개념 자체를 무의미하게 만들지 않았느냐고 논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모두가 알고 있듯이 지금 세상에는 무수한 종파가 있다. 그리고 모두가 자기네 이외의 종파는 이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런 세상에서 살아 남으려면 사람들은 어떻게 처신해야 할 것 인가? 도시마다 종파가 다르니 도시의 수만큼이나 많은 신앙과 종교를 지니고 있어야 하는 것이다.  

이 나라에서 저 나라로 여행하는 사람이 화폐를 교환하듯이, 사람은 가는 곳마다 신앙과 종교를 바꾸어야 하니까 말이다." 카스텔리오가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그를 반종교적인 사람으로 생각해서는 안된다. 그는 사람이 어떻게 사느냐 하는 것이 그리스도교의 핵심이지, 사람이 믿는 교리가 얼마나 정확하느냐 하는 것이 아니라고 믿었던 사람이다. 다시 그의 말을 들어보자 "그리스도는 당신의 백성에게 명하시기를, 말다툼을 벌이지 말고 서로 사랑하면서 그리스도인다운 부드러움을 지니고 함께 살아라 하셨다. .......그런데 오늘날 사람들은 어떻게 행동하고 있는가? 우리의 생명을 새롭게 하시는 그리스도에게로 어떻게 하면 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물고 있다. 그 대신에 이러쿵 저러쿵하고 있는 것은 그리스도의 지위와 직분, 삼위일체, 예정, 자유의지, 신, 천사, 죽은 자의 영혼에 관한 것이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믿음으로 구원받는 것이 아닌가. 그 따위 지식이 우리의 구원에 무슨 도움이 된단 말인가." 종교탄압을 반대하는 카스텔리오의 활동은 눈부신바가 있었다. <이단론>을 간행한지 몇 달도 안 되어서 그는 또다시 책 한 권을 세상에 내 놓았다. 칼빈이 지은 <정통신앙옹호론>을 조목조목 따져서 비판을 가한 <반(反)칼빈론>이 바로 그것이다.  

이단자는 죽여야 하고, 그렇게 함으로써만 하느님의 영광을 드러낼 수 있다고 하는 칼빈의 말에 대해 카스텔리오는 이렇게 비판했다. "교리를 지키기 위한 살해란 없다. 살해란 사람을 죽이는 것 이외의 아무것도 아니다." 소위 이단자들도 떳떳하고 성실한 태도로 자신들의 신앙을 밝히고 있는데, 어떻게 칼빈만이 진리를 수호하고 있다고 장담할 수 있단 말인가. "칼빈이여, 자기 생각을 말한다고 해서 그대가 세르베투스를 죽인 다면, 바로 그때 그대는 진리를 죽이고 있는 것이다."  

그는 말을 이어, 올바른 교리를 믿는다고 해서 진정한 신앙을 가졌다고 어떻게 말할 수 있느냐고 묻는다. 왜냐하면 서서의 진리는 사실상 그리스도의 참 제자만이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니까.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참 제자는 누구인가? 사랑이 그 생활을 지배하고 있는 사람이 아니고 누구란 말인가. 이제까지 우리는 "양심의 자유"에 대한 카스텔리오의 호소를 살펴보았다.  

그의 호소가 그 당시에는 이렇다 할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비공인 신앙의 포교를 용인하는 국가가 점차 늘어가면서, 그의 사상은 세상에 영향을 끼치게 되었다. 17세기에 들어오자 이단자 처형이 크게 줄어들었다. 그리고 19세기 중엽에 와서는 유럽의 대부분의 국가가 모든 종교단체에 활동의 자유를 허용하기에 이르렀다.  

그런데 상황이 이렇게 바뀐 데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었다. 예전과는 달리 종교가 사회의 지배적 세력 노릇을 하지 않게 된 것이다. 그러니 비전통 신앙에 대한 태도도 달라질 수밖에 없었다. 사회질서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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