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기독교(신, 구교 전체)의 가장 큰 축일인 크리스마스, 즉 예수의 생일 전야로, 각 교회에서는 25일이 되는 자정을 기해 예배 또는 미사를 드리며 아기 예수의 탄생을 축하하는 날입니다. 그런데 사실 이 날이 예수의 생일이 아니란 것은 기독교인들 중 많은 사람들도 알고 있는 공공연한 비밀이지요. 예수가 언제 태어 났는지는 학자마다 의견이 분분하여 1월 탄생설 4월 탄생설 7월 탄생설 등 여러 학설이 있으며, 태어난 해 역시 우리가 서기 1년이라고 부르는 그 해가 아닌 그 전이나 후라는 주장들도 기독교 학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뭐 어차피 예수의 실존성 여부도 분명하지 않긴 하지만 설사 그 당시 예수라는 사람이 있었다라고 할지라도, 이미 2,000년이나 지난 사람이 언제 태어 났는지가 그렇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는 않으며, 예수 뿐 아니라 고대의 유명한 철학자들이나 사상가들도 태어난 날이 불분명한 사람 많지만 그것이 큰 문제가 되지는 않습니다. 그래서 지금은 교회들에서도 그 날이 실재 생일은 아니지만 세상을 구하러 온 메시아의 탄생을 축하 하기 위해 한 날을 정해 축하 하는 것이니 굳이 그 날이 예수의 진짜 생일일 필요는 없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문제는 바로 그 임의로 정했다라는 그 한 날이 문제의 핵심인 것입니다. 왜냐하면 이 날은 바로 당시 로마의 주류 종교였던 미트라교의 미트라 탄생 축일이자 동지였었기 때문입니다. 콘스탄티누스 황제가 니케아 공의회를 거쳐 기독교를 공인 했던 CE 324년 전후 즈음 로마 귀족 사회의 주류 종교는 미트라교였으며 콘스탄티누스 역시 이 미트라교의 신자로써 살다가 죽기 직전에서야 기독교 세례를 받았을만큼 당시 로마 사회에서 큰 영향력을 가지던 종교였습니다. 이 미트라교의 숭배 대상인 미트라 신의 탄생 축일이 바로 로마의 동지절인 12월 25일입니다. 동지는 다들 아시듯 여름이 지나며 짧아졌던 낮과 밤의 길이가 같아진다는 날이기 때문에, 동, 서양 모두에서 이 동지가 한 해가 끝나는 시기라고 생각하는 사상들이 여러 곳 존재 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예수의 생일이 미트라의 축일인 12월 25일이 되게 되었을까? 이유는 간단합니다. 콘스탄티누스는 정치적인 이유로 로마의 기독교를 공인하지만 당시 기독교는 아직 비주류의 종교였었습니다. 그래서 로마 사람들에게 빠르게 접근하고 퍼트리기 위한 방법으로 미트라 신앙을 가져다가, 거기에 예수 설화를 은근 슬쩍 끼워 넣어 그것이 예수 설화인 것처럼 포장을 했는데,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크리스마스 뿐 아니라 부활절 역시 이러한 끼워 맞추기로 만들어진 것입니다. 말씀 드렸듯 예수의 실재 생일이 언제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한 날을 잡아 기념 한다는데 그것까지 뭐랄 일은 아니겠습니다만, 현재 기독교가 가장 큰 축일이라고 말하는 크리스마스와 부활절이 이방 종교의 풍습을 그대로 가져온 것이라면, 그것은 유일한 신을 섬긴다라고 주장하는 기독교 입장에서는 치명적인 딜레마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물론 종교학적으로 새로운 종교가 기존의 종교의 영향을 받는다라는 점을 인정한다면이야, 어차피 그 뿌리인 유대교 역시 다신교에서 인근 국가들의 영향과 노예 생활로 유일신교가 생긴 것이니 문제가 되지 않겠습니다만, 지금처럼 기독교가 야훼 신이 유일신이고 예수가 세상을 구하러 온 신의 독생자라 주장을 한다면, 그런 예수를 기념 하기 위해 기존 종교의 신 생일을 필요에 따라 슬쩍 도용해서 사용 했다라는 것은 기독교인들 입장에서 속된 말로 쪽 팔리는 일이 아닐 수 없다라고 여겨집니다.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