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창조과학회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미국 캔자스,오하이오주사례-

한국창조과학회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미국 캔자스,오하이오주사례-

제천대성 1 3,999 2004.08.15 05:05
출처:한국의사과학문제연구소



한국창조과학회(KACR)의 미래는 없어 보인다


"한국창조과학회"의 영어식 명칭은 Korea Association of Creation
Research(KACR)이다. KACR은 ICR(Institute for Creation Research)과 같
은 기독교 근본주의의 창조과학(Creation Science)을 따르는 학회인 것 같
다. 서울에서 있은 ICR의 모리스(Henry Morris), 기시(Duane Gish) 등이
연사로 참여한 세미나가 계기가 되어 1981년 현 김영길 한동대 총장(재료
공학) 등에 의해 결성됐다. 회원 수는 1996년 박사학위 소지자 500명 가량
을 포함한 1,000명 이상, 최근 회원 수는 1,600여명, 회장은 송만석 연세대
교수(컴퓨터 산업공학)로 나타나 있다. (이상 ICR IMPACT No. 280,
October 1996 참조)

1. KACR의 목적

KACR의 목적은 "창조신앙의 회복"이다. 이를 위한 첫째 목표가 "창조론적
교육의 개혁"인데 "현재 진화론만 가르치고 있는 공교육기관에서도 과학적
증거를 통해 창조론을 가르치도록 하는 것입니다"라고 돼 있다. 둘째 목표
는 "창조과학관의 건립"이다. 창조과학 전시관, 창조과학 연구소, 창조과학
교육원으로 구성될 것이라고 한다. 전체적으로 공적 교육적, 사적 종교적
반경에서 "창조과학"을 진흥하겠다는 것이다.

종교적 반경의 일이 공적 교육에 미칠 영향도 무시하지 못할 것이지만
KACR의 창조론 교과서 편찬 노력이라는 것을 살펴보자. 이들은 두 차례
의 시도(1988년 이화여대 이양림 교수와 서울과학고등학교 이광원 교사,
2001년 공주대 생물학과 윤의수 교수)가 실패로 돌아갔음을 크게 말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이 교과서에 담으려고 한 내용을 보면 실패의 문제가 아
니라 불가능의 꿈을 이루려고 했다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과학인 진화론을 기독교와 대응시킨 철학 내지 종교로 부각시켜
'진화론이 인류에 미친 영향은 무엇인가'에 표현했을 것이다. 그리고 '최초
의 생명체는 어떻게 생성되었을까', '생명이 진화했다는 증거에는 어떤 것
들이 있는가', '인류는 어떻게 출현했는가' 등에서 화석 자료 건 무엇이건
진화론을 입증하지 못하며, 우주와 생명이 1만년 전쯤 하나님에 의해 창조
됐고, 생명은 노아의 홍수이래 작은 변이를 제외하고 종류대로 그대로 남
은 것이라고 했을 것이다. 그래서 인간과 공룡이 함께 뛰놀던 때가 있다고
하지 않았을까? (이상 KACR 홈페이지 게시물 참조)

2. 美 캔자스 주 사례

KACR의 "창조과학"은 1987년 미 대법원에서 과학이 아닌 종교로 판결이
난 것이다. 미국의 창조론자는 이미 창조과학을 공교육에서 가르치겠다는
꿈을 접은지 오래다. 대신 이들은 진화론에 과학적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내 세워 진화론 교육을 제한하려고 시도하였다. 그것도 주 교육 위원회 단
위에서 일을 도모하는 전략이었는데 정치를 개입시킬 여지가 크고 교육위
원회의 문제를 법적으로 가리기가 어렵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미국인은 95%가 하나님을 믿지만 과학 교육의 점에서 3분의 2(66%)가 진
화론만을 과학에서 가르쳐야 한다고 믿는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창조론 세
가 강한 곳이 있을 터이며 캔자스 주가 그런 경우라고 보아야 하겠다.
1999년 캔자스 주 교육위원회는 새로운 교육 기준에 소위 창조론자의 소진
화, 즉 종(종류) 내의 유전적 적응과 자연 과정은 언급했으나 대진화, 즉
모든 생명이 공통 조상으로부터 진화했다고 이해하는 어떤 언급도 제외했
다. 또한 우주의 기원에 대한 빅뱅이론도 제외했다. 그리고 지질학적 변화
가 단기간에 일어날 수 있다는 창조과학 반경의 예를 넣어 지구의 나이와
진화론을 부정하도록 했다.

캔자스 주의 이러한 교육기준이 6대 4로 채택됐다고 하는데 이는 10명 교
육위원의 성향이 반영된 것이다. 그러나 2000년 8월 교육위원 선출을 위한
공화당 예비 선거에서 진화론 삭제를 지지했던 3명의 보수파가 패하고 대
신 진화론 도입을 약속한 중도파가 선출됐다. 이들은 다시 민주당 후보와
교육위원자리를 겨룰 예정이지만 민주당은 진화론에 찬성하는 입장이므로
전체적으로 캔자스 주에 진화론 재도입이 예상됐다. 이렇게 해서 2001년 2
월 캔자스 주 교육위원회는 7대 3의 표결로 진화론의 재도입을 의결하였
다.

KACR에서 이런 식 진화론 교육 제한 접근을 할 수 있을까? 캔자스 주 사
례는 미국이라는 큰 국가의 창조론 세가 강한 한 개 주의 교육위원회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이다. 그것도 곧 원상 회복됐다. 우리 나라의 기독교 신
자는 가톨릭을 포함하여 25%이다. 캔자스 주 식의 일을 희망한다면 불가
능한 꿈이라고 보아야 하겠다. (이상 기존에 게시했던 캔자스 주 진화론
관련 글 참조)

3. 창조과학과 지적설계론

최근 미국 창조론자의 관심사는 지적 설계(Intelligent Design, ID)로 옮아
갔다. ICR의 "창조과학"은 아직도 대중 반경에서 믿는 이가 많지만 공적으
로는 1987년 대법원의 위헌판결로 사망선고를 받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진화론"과 경쟁적인 과학으로서 "창조과학" 대신에 내 세울 수 있는 것이
"ID"라는 점에서 관심의 전환은 당연하다.

ID 옹호자는 ID를 과학이라고 하는데 관찰과 추리 등 과학적 방법을 사용
한다는 점에서는 그렇게 말할 수 있다. 그러나 모든 사건이 순수한 자연적
원인에 의한다는 자연주의적 과학과 초자연적인 원인(지적 설계자)의 개입
을 증명하려는 ID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ID의 목적은 하나님의 존재를 증
명하고 자연주의적 진화의 유효성을 부정하려는 것이다.

ID는 수십억 년 우주(지구)의 나이, 최초 창조이래 진화적 과정에 나타난
지적 징표 등을 말한다는 점에서 유신론적 진화론의 지지근거로 적합하다.
이들은 분명 창조과학과는 화합할 수 없는 갈등적 요소이다. 그럼에도
창조과학 지지자 중에 ID를 말하는 사람이 있는 이유는 어떤 창조론자건 최초
생명의 창조, 대진화의 점에서 진화론에 반대되는 공통적인 이해를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ID에 대한 KACR의 입장은 분명하지 않아 보인다. 성경의 문자적 해석을
생명으로 여기는 이들은 (성경의 창세기를 단순한 신화로 해석하지 않는)
주류 보수주의적 유신론적 진화론에도 부정적이다. 그런데 제3의 성경을
개입시키지 않는 유신론적 진화론이라고 할 수 있는 ID에 대한 입장은, 이
들의 최근 창조과학 세미나 목록(국민일보 2003년 3월 25일 등록, '하나님
을 만나면...' 창조과학 세미나..서울 온누리 교회서)에 ID가 들어 있는 것을
보아 애매하다.

KACR에서는 갈등적 요소에도 불구하고 ID가 창조과학에 더하여 "창조신
앙 회복"에 일정부분 기여할 것이라고 판단했는지 알 수 없으나 ICR의 헨
리 모리스는 1999년 7월(BTG No. 127a) '설계는 충분하지 않다'라는 글에
ID가 아닌 창조과학만이 방향임을 분명히 했다.

헨리 모리스는 팔레이(William Paley)에 의해 2세기 전 ID가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다윈의 ID에 대한 인상은 진화론을 가져왔고 이 인상을 가진 아
시모프(Isaac Asimov)가 무신론자로 남은 사례 등을 들어 ID 접근이 하나
님과 창조에 얼마나 호의적으로 기여할지 의문을 표하였다. 그는 힌두교나
뉴에이지 운동이 마찬가지 ID와 닿아 있음을 말하며 "창조신앙의 회복"의
길이 "하나님의 말씀을 통한" 창조과학 외에는 없다고 하였다.

4. 오하이오 주 사례

최근 미국 공교육 반경의 진화론, 창조론 논쟁은 ID에 관한 것이다. 언제
게시할 것이지만 ID가 창조과학과 마찬가지로 과학이 아니라는 풍부한 분
석이 나와 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ID 옹호자의 입김이 작용하여 나타난
것이 오하이오 주의 과학교육 기준이다. KACR 홈페이지에도 국민일보 기
사(2003년 2월 9일 등록, 창조론 교과서 등장...균형 교육 새 전기...美 오하
이오주 고교과정 첫 채택)가 크게 게시돼 있다.

기사의 제목 중 "창조론 교과서 등장"부터가 잘못됐다. 아래 설명할 것이
지만 "진화론과 비판적 견해를 함께 다루는 것"을 "창조론 교과서"라고 할
수는 없다. 이어 기사는 "미국 오하이오주 교육위원회(의장 조 로먼)는 최
근 과학 교과 과정에 지적 설계에 의한 창조론을 포함시킨 과학 교육 기준
을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라고 돼 있는데 교과 기준에 "지적 설계론" 부
분이 명시되지 않았다.

2002년 12월 최종 채택된 오하이오 주 교육 기준의 설정 과정에는 처음부
터 ID 옹호자가 진화론자의 토론 상대가 되었다. 그래서 언론에서는 ID를
진화론에 대한 지적 공평성의 차원에서 다루는 것이 당연하다는 ID 옹호자
에 대한 진화론자의 반대를 보도했다. ID 옹호자는 ID가 순수한 과학이라
고 주장하지만 그 과학이 과학성에서 문제가 있을 뿐만 아니라 지적 설계
자가 하나님을 의미하는 신창조론에 다름 아니라는 진화론자의 반대에는
충분한 명분이 있다.

따라서 ID 옹호자는 차츰 ID를 나타내지 않고 "논란을 가르치는 것", 즉
교사들이 진화론에 대해 과학자들 사이에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을 토의시키
는 것으로 절충하게 됐다. 그래서 교육 기준에는 원자론이나 뉴턴의 중력
법칙과 같은 기본적 과학이론과는 다르게 진화론만이 과학자들 사이에 비
판적 논란이 있다는 식으로 하여 "어떻게 과학자들이 계속 진화 과학의 양
상을 탐구하며 비판적으로 분석하는지"(how scientists continue to
investigate and critically analyze aspects of evolutionary science)
학생들이 알도록 한다는 식으로 들어갔다.

이 결과를 두고 진화론 지지자들은 ID에 문을 열지 않았다고 승리로 여기
고 창조론자들은 학생들이 진화론의 비판을 배워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승
리라고 하는 것 같다. 진화론의 비판인 이상 원하면 ID건 무엇이건 토의
에 포함시킬 수 있으나 과학적 토의인 점에서 유효성을 상실한 창조과학이
아니라 ID가 토의될 것이다. 그러나 언어에서 진화론과 함께 ID를 가르친
다는 명시적 표현과는 다르다. 지역 교육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ID를 토의
할 수도, 하지 않을 수도 있다.

다만 새로운 교육 기준이(시험 범위가) 기존에 배우던 진화론에 더하여 특
히 생명의 기원 문제에서 어떤 논란이 있는지 추가됐다는 점이 달라진 것
같다. 이것이 다른 식으로 "생물 과학을 무신론적 물질론에 한정시키지 않
는 것과 학생들이 어떻게 과학자들이 다윈론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지를
배워야 한다"고 보도된 것이다.

KACR에서는 오하이오 주의 사례를 크게 말하고 있으나 이는 미국이라는
기독교 국가의 한 개 주 교육위원회에서 일어난 정치적 사건이다. 그것도
창조과학이 아니라 ID가 과학 형태로 다뤄질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또한
오하이오 주의 이 결정에 대한 미국 과학계의 반응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미국의 과학자 단체의 연합인 '미과학진흥협회(AAAS)'는 즉시 "미국 과학
교육에서 ID 이론이 가르쳐지지 않도록 정책 결정자가 반대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었다. ID 이론을 창조론과 기타 종교 교육을 다루는 식으로 과학
과 분리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 오하이오 주 사례 게시물, The Cincinnati Enquirer(October 6, 2002.
Ohio OKs evolution concepts in school), The Washington
Times(February 17, 2003. 'Steves' support teaching of evolution), The
Plain Dealer(October 22, 2002. Proposed science standards flawed),
Skepticweb.com(November 7, 2002. AAAS urges opposition to 'intelligent
design theory' within US science classes), Education Reporter(Number
204, January 2003. Darwin Demoted in Ohio) 등 참조]

5. 결론

KACR에서 지향하는 창조과학은 이미 미국에서 공적 유효성이 상실됐다.
대안으로 ID가 나왔지만 오하이오 주의 한계적 사례일 뿐이다. 앞서 게시
한 글에 있지만 2002년 1월 부시 대통령이 서명한 '연방 교육법'에는 상원
법안에 포함됐던 진화론 비판과 ID가 의도된 샌토럼(Sen. Rick Santorum)
수정안이 제외됐다. 과학인 진화론과 종교적 의사(擬似) 과학을 분리시키려
는 미국 과학계의 노력의 결과이다.

KACR은 기독교 국가인 미국에서조차 창조론자의 뜻대로 되지 않는 일을
우리 나라에서 그것도 창조과학으로 이룰 수 있겠는지 빠른 판단이 현명하
다. 일면 KACR의 '창조과학 교육원', '전국 창조과학 교사연합회', '창조과
학 교원 특수 연수' 등을 통한 일들이 과학과 과학 교육을 오염시키는 일
이 아닌지, 이런 일들이 언제인가는 제동이 걸릴 것이 아닐지 판단이 필요
하다. 다시 말해서 KACR은 어째서 이런 일들을 "형편없는 과학"과 "형편
없는 종교"라고 부르는지 고려하여 스스로 미래가 없다고 판단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

"Creationism is bad science and bad religion.
Neither has a place in our school."
Sir Neil Chalmers,
Director of the Natural History Museum in London



[이 게시물은 (ㅡ.ㅡ)님에 의해 2005-07-29 12:44:10 창조잡설 비판(으)로 부터 이동됨]

Comments

세일러문 2004.09.19 13:19
당연히 없는걸 있다로 둔갑시키는게 얼마나 어려운건데... 그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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