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1) 들어가기

오류(1) 들어가기

가로수 0 3,134 2007.07.06 23:25
 
1. 들어가기

   일단 셰익스피어의 <줄리어스 시저>의 한 대목을 보겠습니다.

 … 내가 시저를 쓰러뜨린 것은 시저를 덜 사랑한 탓이 아니라, 로마를 더 사랑한 탓이었소.  여러분은, 
 
    시저 혼자 살고, 다른 사람은 노예로서 죽기를 원하는가,  시저가 죽고 만인이    자유인으로 사는 것보다? …… 
 

    시저의 사랑에 대해서는 눈물이, 행운에 대해서는 기쁨이, 용기에 대해서는 존경이,
 
    야심에 대해서는 죽음이 있을 뿐이오. 

    이 중에 누구 스스로 노예의 처지를 원할 만큼  비열한 인간이 있소?  있다면 나서시오.

    그 사람에게는 내가 죄를 범했소. 자 로마인이 되기를 싫어할 만큼 몽매한 사람이 누구요. 있다면 나서시오. 
 

    그 사람에게는 내가 죄를 범했소.조국을 사랑하지 않을 만큼  비열한 자가 누구요?  있다면 나서시오. 

    그 사람에게는 내가 죄를 범했소. 자 대답을 기다리겠소.



이 연설을 듣고  시민들은 부르터스가 시저를 죽인 것은 죄가 아니라고 외친다. 
 
 

잠시 후,  안토니오가 시민들 앞에 나타나 호소한다.


…… 여러분께 눈물이 있다면, 지금이 쏟을때요. 여러분은 모두 이 외투를 아실 거요. 

     나는 기억하오, 시저가 처음 이것을 입던 날을. 여름날 저녁, 그의 막사에서였소.

     너어비족을 이기던 그날.  보시오, 이곳을 캐시아스의 단검이 찔렀소.   

     보시오, 이 틈은 가증할 캐스카가 낸 칼 자국이오.
 
     그리고 이것이 그렇게 시저의 총애를 받은 부르터스가 지른 자국이오.  ……

     동포 여러분! 이제 나나 여러분이나, 우리는 모두 쓰러진 것이오……


부르터스가  무죄라고 하던 시민들은  안토니오의 연설을 듣고 흥분하여
 
시저를 죽인 "반역도를 한 놈도 살려주지 말라"고 복수를 외치게 된다.


시저의 암살에 대해 부르터스는 무죄이든지 유죄이든지 둘 중의 하나가 될것이다. 

그런데 로마 시민들은 부르터스의 연설을 듣고서 무죄를, 안토니오의 연설을 듣고서는 유죄를 단정하였다. 

 

무엇이 잘못되었는가?

우리는  부르터스가 제시하는 이유를 받아들인다 해도 그가 무죄라는 결론을 반드시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마찬가지로 안토니오가 제시하는 이유를 받아들인다 해도 유죄라는 결론을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로마 시민들의 추리는 부당한 것이었다. 

둘의 연설은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지만, 결코 타당한 논리는 있지 않다.  

이들은 오류를 범했는데, 그들이 범한 부당한 추리를 '대중에의 호소'라고 부른다. 


이쯤에서 오류란 무엇인가를 맛보았으니, 오류가 무엇인가 정의부터 내려보자.

일상적으로 '오류'는 상궤를 벗어난 현상을 가리키는 말로 두루 쓰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여기서 다룰 오류라는 것은 다음과 같이 한정된 의미로 쓰일 것이다.


우리가 어떤 논증에 '오류'라는 딱지를 특별히 붙이는 것은, 그 논증이 부당할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일상 생활 속에서  늘 접할 수 있는 유형이기 때문이다.

 

부당한 논증임에도 일상생활 속에서 굳어진 이유는 그 유형의 논증이 겉보기에는 그럴듯할 뿐만 아니라,
 
일종의 호소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정의>  오류추리 A가 있다고 하자. 이것의 성질은,
             가. A는 원칙적으로 부당한 논증이다.
             나. A는 널리 쓰인다.
             다. A는 A를 타당하다고 착각시킬 만한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이런 오류에 대비하는 방법은,  오류의 유형별로 이름을 붙여 익혀두어, 사람들이 오류를 사용할 때 
 
즉시 꾸짖어 줄수 있도록 하면 된다. 

곧, 이러한 분류는 소개글에서 보았듯이 여기서 49가지를 소개한다.


오류를 분석하고 평가하기 이전에, 논쟁 속에서의 오류를 좀 더 검토해 보는 것이 좋을 듯 하다.

어떤 사람의 논증이 오류라고 판단하는 것과,
 
그 사람이 자신의 논증을 제시하는 데 있어서 오류를 범하고 있다고 판정하는 것과는  엄격한 의미에서 다르다.


앞의 예에서,  부르터스나 안토니오가 오류를 범했다고 할 수는 없다. 

그들은 그것이 오류임을 알지만, 의도적으로 군중심리를 자극하여 무죄, 유죄에 관하여
 
군중들이 잘못 믿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오류를 범한 것은 군중들이다.

이렇게 의도적으로 오류를 사용할 수 도 있다.
 
이를 '기만'이라고 부르며, 우리가 논쟁을 함에 있어 이런 기만은 흔히 쓰인다.
 

오류를 알정도로 현명하면서도 상대방을 설득함에 있어 오류를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때 상대방이 기만자를 궁지에 몰아 넣을 수 있기 위해서는, 
 
그의 논증이 오류라는 것을  식별하고 분석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제 여러분들은  기만자들이 될 수도 있으며, 기만자들을 꼬집어 낼수 있는 능력을 기르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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