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비형식적 오류-자료적 오류(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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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03.22 08:24
나. 자료적 오류
자료에 대한 그릇된 판단에 근거하여 결론을 도출해 내는 오류를자료적 오류라고 한다.
자료에 대한 그릇된 판단은 주어진 자료를 과대평가하는 데서 빚어지기도 하고 과소평가 하는 데서도 빚어진다.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감정으로 인해서 빚어지는 심리적 오류와는 달리, 자료적 오류는 순수하게 지적(知的) 오류이다.
19)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fallacy of hasty generalization)
지식의 본질은 일반화에 있다.
일반화 없이는 지식도 없고 삶을 영위할 수도 없을 정도로 일반화는 우리의 삶에 있어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그러나 일반화의 근거는 특수한 사례들이기 때문에 많은 문제들이 있다.
철학적 난제들 중의 하나인 귀납의 문제를 젖혀두고라도 실제적인 문제들이 많이 있지만,
그 중에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는 일상인이 늘 경험하는 문제이다.
우리는 흔히 제한된 정보, 부적합한 증거(데이터), 대표성을 결여한 사례들에 근거하여 성급하게 일반화 한다. "몇몇의 X도 사람들이 강력사건을 일으켰다. 따라서 X도 사람들은 모두 잔인하다"라고 추리하는가 하면,
어떤 사람이 회의에 한두번 지각한 것을 보고, "그 친구와 시간 약속할 일이 아니야"라고 한다.
꼭 그렇게 생각해야 할 다른 이유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몇 사람을 모든 사람으로, 한두 번을 항상으로,
또는 몇몇 장소를 모든 장소로 일반화하여 추리하는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한다.
20)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fallacy of myopic induction)
이미 알려진 사실을 외면 또는 망각하거나, 여러 가능한 자료를 폭넓게 조사하지 않은 채 어떤 결론에 도달하려 할 때 범해지는 오류이다.
몇 해 동안 미세한 눈금을 가진 줄자로 다리의 길이를 재어본 결과 여름에나 겨울에 다리의 길이가 변하지 않는 것을 관찰하고, 온도의 변화에 따라 물체가 수축, 팽창한다는 것이 잘못된 것이라고 결론을 내리는 것은 잘못이다.
왜냐하면 길이를 재기 위한 자 자체도 온도의 변화에 따라 수축 또는 팽창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사실을 간과함으로써 근시안적 귀납의 오류가 범해진다.
21) 잘못된 유비추리의 오류(fallacy of false analogy)
우리가 경험하는 사건들은 모두 일회적이며, 우리가 접하는 대상들은 모두 특수한 것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서로 다른 일회적 사건들과 서로 다른 특수한 대상들 가운데 무언가 공통된 것을 찾아내어 일반화한다.
그래서 유사한 사건들이나 대상들은 유사한 특징이나 속성을 공유할 것으로 추리하는데, 이러한 추리를 유비추리라고 한다.
어떤 유비추리가 받아들여지지 위해서는, 비교되는 대상들의 속성들이 본질적으로 중요하고 유관한 것들이어야 한다.
이 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유비추리는 오류에 빠지게 된다.
"시계가 빨리 간다고 좋은 시계인 것은 아니다. 마찬 가지로 남보다 부지런히, 한발 앞서 사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 논증은 시계와 사람이 비슷한 점이 있고, 시계가 빨리 가는 것이 좋지 않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사람도 부지런히, 한발 앞서 사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 있다.
그러나 시계의 본질과 사람의 본질은 비슷한 점보다는 다른 점이 더 많다.
따라서 양자를 본질적으로 유사하다는 전제 하에 전개되는 유비추리는 잘못된 것이다.
22) 도박사의 오류(gamblers fallacy)
이 오류는, "모든 사건은 앞에서 일어난 사건과 독립되어 있다"라는 확률이론의 가정을 받아들이지 않는 데서 범해진다.
동전 던지기에서 앞면이 나올 확률은 1/2이다.
그러나 10번을 던졌는데 모두 앞면이 나왔다면, 11번째는 따라서 뒷면이 나올 확률이 훨씬 많을 것이라 추리하기 쉬운데, 바로 이러한 추리가 도박사의 오류이다.
왜냐하면 11번째 역시 앞면(또는 뒷면)이 나올 확률은 1/2이기 때문이다.
23) 무지에의 호소(fallacy of argument from ignorance)
어떤 주장(이론,사상이 반증되지 못했기 때문에 참이라고 하던가, 그 주장이 증명되지 못했기 때문에 거짓이라고 추리하는 오류이다.
"아무도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한 일이 없다. 따라서 신은 존재한다."
신의 존재증명이 이런 논리적 형식으로 달성될 수는 없다.
왜냐하면, 이런 형식은 신의 부존재 증명도 가능케 하기 때문이다:
"아무도 신이 존재한다는 것을 증명한 일이 없다. 따라서 신은 존재하지 않는다."
24) 우연의 오류(fallacy of accident)
어떤 원칙이든지 적용될 수 있는 일정한 조건들이 있게 마련이다.
그러나 원칙 자체에는 그러한 조건들이 명시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원칙을 잘못 적용하는 수가 있다.
"물은 섭씨 100도에 끓는다"는 것이 물리학적 원칙이다.
그러나 이 원칙을 무차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구의 해면에 가해지는 대기 압력의 상태에서만 그렇지 높은 산에서는 달라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높은 산에서 100도까지 가열하기도 전에 끓는다고 그 액체가 물이 아니라고 할 경우,
우연의 오류가 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