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형식적 오류

3.형식적 오류

가로수 0 3,850 2007.07.07 10:10
 
3. 형식적 오류

   형식적 오류는 논리적 형식의 잘못에 기인할 것들로, '논리적 오류'라고도 한다.  타당한 논증형식과 부당한 논증형식으로 나눌 수 있는데,  타당한 논증형식은 형식은 타당하나,    전제가 부당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오류이고, 부당한 논증형식은 논리형식 자체가 부당한 것이다.


   이 부분은  형식논리학인 삼단논법과 명제논리를 미리 공부하였으면  상당히 쉬운 부분이지만,  이것을 공부하지 않은 분들은 어렵고 지루하게 느껴질 지도 모르겠다. 

   부당한 논증형식에서는 그 이름이 나오게 된 타당한 논증형식에 대해 언급하겠다. 

고등학교 때 배운 '드 모르강의 법칙'도 명제논리의 일부인데,  여러분이 아는 타당한 명제논 리의 예로서 '가언삼단논증'이 있다. 아래에 식을 적어두며, 이러한 것이 형식논리임을 맛보여 준다.

   < 가언삼단논증(Hypothetical Syllogims) >


     p → q    (소전제 : 결론의 주어개념이 들어있는 전제 ; p)
     q → r    (대전제 : 결론의 술어개념이 들어있는 전제 ; r)

   ∴p → r    (결론)

   가. 타당한 논증형식


   1) 선결문제요구(先決問題要求)의 오류
      [순환논리, beggining the question, circular argument]
이 오류는 다음 형식에서 보는 바와 같이 결론에서 주장하고자 하는 바를 전제로 제시하는 오류이다.
       p
     -----
       p
따라서 이 오류는 정확히 말하자면, 없는 전제로부터 결론을 도출하려는 시도라고 볼 수 있다. 

"성경에 적힌 것은 진리이다. 성경에 그렇게 적혀 있기 때문이다."
성경 말씀이 진리인 이유가 성경 말씀은 진리라고 성경에 씌어있기 때문이라는 것은, 결론을 뒷받침하기 위한 전제로서 결론을 제시한 경우이다.

많은 경우에 이 오류는 교묘하게 위장되어 있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결론을 표현만 바꾸어 전제로 내세우는 경우가 허다하기 때문이다.

노동쟁의에서 흔히 나오는 말로서 예를 보자.

무노동 무임금 제도는 철폐되어야 한다.

무노동 무임금 제도는 나쁜 제도이기 때문이다.

이 논증은 다음과 같이 재구성된다.

     가. 무노동 무임금 제도는 나쁜 제도이다.
     나. 만일 무노동 무임금 제도가 나쁜 제도라면, 무노동 무임금 제도는 철폐되어야 한다.
   ∴다. 무노동 무임금 제도는 철폐되어야 한다.

이 재구성을 놓고 볼 때  문제되는 것은 '가'이다. 

이 전제의 정당성에 대하여 근로자 측과 사용주 측이 견해를 달리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용주 측에서는 건전하지 않다고 주장 할  필요도 없이 이 논증을 건전하지 않다고  평가할 수 있다.

     '나쁜제도'라는 표현은 '철폐되어야 할 제도'라는 표현으로 대치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되면 위의 논증 '나'는 필요가 없게 되고 단순히 'p/p'의 형식이 된다.

이처럼  근로자의 논증이 선결문제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지 않기 위해서 근로자 측에서는 무노동 무임금 제도가 왜 나쁜 제도인지, 즉 왜 철폐되어야 할 제도인지에 대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

즉, 이 제도의 존폐를 논하기에 앞서 이 제도가 나쁜지 여부가 선결되어야 할 과제이고,  이 과제가 선결되지 않은 채 논증을 제시할 경우 선결문제의 오류를 범하는 것이다.


   2) 자가당착(自價撞着)의 오류

      [비정합성(非整合性)의 오류(fallacy of incoherence), 
       자기모순의 오류(fallacy of self-contradiction), 
       자기 부정의 오류(fallacy of self-refutation), 
       비일관성의 오류(fallacy of inconsistency)        ]

     논증이 모순을 내포하고 있는 경우에  범하는 오류이다. 

만일 전제들이 모순을 내포하고 있으면,  모순된 전제들로부터는 어떤 결론이라도 도출되기 때문에, 그러한 전제들에 근거하여 어떤 특정한 결론을 주장할 의미가 없어진다. 

다른 한편 전제와 결론이 모순관계에 있을 경우 결론은 전제에 의해 지지를 받기 보다는 오히려 부정되는 것이다. 

 

이 때  '모순'이라는 의미를 명확히 해야 될텐데,  이는 흑백사고의 오류(31번)에서 명확히

하겠다.

신문제작자들의 자가당착의 오류를 범하는 예를 보자.

     가. 신문은 소식을 가능한 한 많은 국민에게 신속 정확하세 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나. 정치면과 경제면은 국한문을 혼용하여 제작해야 한다.
     다. 따라서 우리는 이러한(이러저러한 내용의 소식이 국한문을 혼용해서 실린) 신문을 제작한다.

     이 논증은  일견 타당한 듯하지만,  전제들이 은밀하게 모순을 내포하고 있어서 전제들에 의해 결론이 정당화되지 않는다.

전제 '가'의 '가능한한 많은 국민에게'와 전제 '나'의 '국한문을 혼용하여 제작해야 한다'가 모순되기 때문이다. 분석해보자.

     가1. 만일 '가'라면, 신문은 가능한 한 많은 국민이 해독할 수 있는 문자로 제작되어야 한다.
     가2. 한문은 많은 국민이 해독할 수 있는 문자가 아니다.
     가3. 만일  '가1'과 '가2'라면,  신문은 어떤 면이라도 한문을 사용하여 제작해서는 안된다.
     가4. 따라서  신문은 어떤 면이라도 한문을 사용하여 제작되어서는 안된다.
    '나'와 '가4'는 정합하지 않고 있다. 원래의 논증에서는 은밀하게 감추어져 있던 모순이, 분석을 통하여 노출된 것이다.

   나. 부당한 논증형식

   3), 4)를 설명하기 전에,  타당한 명제논리를 소개한다. 

설명은 없이 다음 형식의 논증은 타당함을 밝힌다. 이유는 한 번 생각해 보시기를


     전건긍정(Modus Ponens)           후건부정(Modus Tollens)
          p → q                           p → q  
          p                               ~q
      -------------                    -------------
        ∴q                             ∴~p

   3) 전건부정(前件否定)의 오류(fallacy of denying the antecedent)
     "내가 철학에서 A를 따지 못하면 철학은 엉터리야"라고 말했던 학생이 철학에서 A를 땄다는 것을 알고 "역시 철학은 엉터리가 아니야"라고 할 경우, 이 학생은 전건부정의 오류를 범하고 있다. 

 

이 경우는 조건문 '만일 p이면 q이다'의 전건을 부정하여, 후건을 부정한 것을 결론으로 도출한 것으로 부당한 논증 형식을 가지고 있다.(형식 자체로 부당하다)

     이 오류는  조건문을 쌍조건문으로 착각하는 데서  범해진다고 볼 수 있다.

즉 "내가 철학에서 A 를 따지 못하면 철학은 엉터리야"라는 조건문을 "내가 철학에서 A를 딸 경우 그리고 이 경우에만 철학은 엉터리가 아니야"라는  쌍조건문으로 여기는 것이다.

물론 조건문 대신 쌍조건문을 대치하면 논증은 타당하지만(조건문을 참이라 가정해도),  대치된 쌍조건문은 거짓일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대치가 이루어질 수 없다.

   4) 후건긍정(後件肯定)의 오류(fallacy of affirming the consequent)


     "만일 비가 오면 땅이 젖는다. 땅이 젖어있다. 따라서 비가 왔다"라는 논증은 오류추리이다. 

반드시 비가 와야만 땅이 젖는 것은 아니다. 

살수차가 지나가도 땅은 젖는다. 

이 오류 역시 조건문을 쌍조건문으로 착각하는 데서 범해지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비오는 것이 땅을 젖게 하는 충분조건이 되지만, 필요조건은 아니기 때문에 쌍조건문은 거짓이고,  따라서 조건 문을 쌍조건문으로 여기는 것은 잘못이다.

   5) 선언지긍정(選言枝肯定)의 오류(fallacy of the inclusive 'or' and the exclusive 'or')
     예를 보자.


     가. 그를 유혹한 여인은 미인이든지 두뇌가 우수할 것이다.
     나. 그를 유혹한 여인은 미인이다.
     다. 따라서 그를 유혹한 여인은 두뇌가 우수하지 않다.

     '그'를 유혹한 여인은  미인이면서 동시에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여인은 미인이라고 해서  두뇌가  우수하지 않다는 결론이 나오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이러한 형식의 오류는 포괄적 의미의 '또는(or)'과  배타적 의미의 '또는(or)'을  혼동한 결과로 범해진다고 볼 수 있다.

"그는 서울에 있든지 서울 밖에 있든지 할 것이다"의 경우, 그가 서울 안과 밖에 동시에 있을 수는 없다.

 

이러한 배타적 의미의 선언문은,  선언지의 어느 하나를 긍정하면 다른 하나의 부정이 도출된다.

그러나 문제의 선언문이 배타적 선언문이라는 확신이 없는 한 이러한 추리를 하는 것은 오류가 된다.

     이상 형식논리에서 흔히 범하게 되는  다섯가지 오류를 공부했습니다.

아마도 설명이 부족한 듯 합니다. 

그것은 형식논리학에 대한 공부가 전제되어야 함에 불구하고, 그 많은 부분을 일일이 설명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형식 논리학과는 관계없는 흥미진진한 오류들이 전개될 것입니다.

재미있는 오류론 공부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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