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보호는커녕 살해·성폭행하는 장애인 보호소

[사설] 보호는커녕 살해·성폭행하는 장애인 보호소

꽹과리 0 3,563 2006.05.24 20:03
[사설] 보호는커녕 살해·성폭행하는 장애인 보호소

[경향신문 2006.05.24 18:05:15]

 

전두환 정권 말기인 1987년 초 부산 형제복지원 사건이 발생해 큰 사회적 반향을 일으킨 바 있다. 멀쩡한 사람들을 부랑자로 몰아 보호시설에 감금한 뒤 강제노동을 시키는가 하면 반항하는 이들을 살해하는 등의 끔찍한 범죄를 저지르다가 적발된 것이다. 기막힌 것은 사람 죽이는 복지원의 원장이 ‘살아있는 천사’처럼 언론에 알려져 갖가지 훈·포장을 받았는가 하면 거듭되는 신고도 철저하게 묵살됐다는 사실이었다.

장애인들에게 장기간 정신병 치료약을 먹여 숨지게 하고 여성 장애인들을 성폭행하는 등의 만행을 저지른 장애인 보호시설 책임자가 경찰에 붙잡혔다고 한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정모 목사는 경기 김포시에서 ‘사랑의 기도원’이라는 장애인 보호시설을 운영하면서 자신의 말을 잘 듣지 않는 장애인들에게 정신병 치료약 수십 알을 먹여 6명을 숨지게 하고 여성장애인들을 자신의 방과 모텔 등에서 상습적으로 성폭행했다는 것이다. 성직자의 신분으로 ‘사랑의 기도원’이라는 이름 뒤에서 ‘살인·강간의 기도원’을 꾸려왔다는 사실 앞에는 그저 할 말을 잃을 뿐이며 시계 바늘이 마치 20년 전으로 되돌아간 듯한 느낌마저 든다.

당국은 지금부터라도 전국에 산재한 갖가지 보호시설을 대상으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 행정당국의 감독 소홀을 틈타 적잖은 보호시설에서 ‘사랑의 기도원’과 같은 심각한 인권유린 행위가 자행되고 있을 개연성이 높은 만큼 철저한 조사를 거쳐 범법행위에 대해서는 엄중한 조처가 뒤따라야 한다.

‘사랑의 기도원’과 같은 비인간적 ‘수용소 군도’들이 난립할 수 있는 배경에는 복지예산 수준이 선진국에 비해 턱없이 낮은 사실도 한몫을 하고 있다고 본다. 정부가 맡아야 할 장애인 보호의 일을 자선과 사회봉사를 내세운 무자격 민간단체들이 대행하면서 이같은 악순환의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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