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이스터섬 문명 자멸설 근거 없다” 선교사들의 조작설

비정상적인 개독들의 모습..

[기사] “이스터섬 문명 자멸설 근거 없다” 선교사들의 조작설

꽹과리 0 3,259 2006.03.17 12:06
“이스터섬 문명 자멸설 근거 없다”
사이언스 “유럽인 침입·쥐떼 창궐이 몰락 불러”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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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이정용 기자 lee312@hani.co.kr
거대한 석상들만 남긴 채 헐벗은 주민만 있던 남태평양의 이스터섬은 주민들의 환경파괴로 인한 문명 멸망의 대표적 사례로 추정되어 왔다. 즉 서기 400~1천년 사이 이스터섬에 도착해 평화롭게 살던 폴리네시아인들이 1200년대에 인구가 2만명으로 늘어나고, 석상 제작을 위해 나무들을 베어내면서 토양침식으로 농사가 불가능해지고 야생동물마저 사라졌다는 가설이다.

그러나 하와이대학의 테리 헌트 등 연구진은 <사이언스> 최신호에서 이스터섬의 문명붕괴는 애초부터 없었으며, 유럽인들의 원주민 노예화와 쥐떼들의 극성이 이스터섬을 피폐시켰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방사성탄소연대측정법으로 유적지 토양을 분석한 결과 섬에는 1200년께 사람이 도착한 뒤 거석상들을 세우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연구진은 1700년대 네덜란드인들이 섬을 발견했을 때의 이 섬 인구 3천여명은 융성했던 거석문명의 생존자들이 아니라 섬의 최대한 인구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문명의 붕괴 같은 건 애초에 없었을 가능성이 크다. 500년 사이에 인구가 그처럼 늘어났다고 믿을만한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또 유럽인들이 병을 옮기고 주민들을 노예로 끌고 갔고, 폴리네시아인들과 함께 섬에 상륙한 쥐떼가 급속히 불어난 것도 몰락을 부추겼을 것으로 추정했다. 연구진은 “원주민들이 미쳐서 자멸의 길로 빠져 들었다는 가설은 선교사들이 꾸며낸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했다. 헌트는 천적이 없는 섬에서 쥐떼가 1200~1300년 사이에 2천만마리로 불어나 야자 씨를 먹어치우는 바람에 야자나무들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이스터섬 문명의 자멸설은 ‘인간이 자연을 망친다’는 20세기 서구 사회의 심리적 인습을 반영하는 것이라면서 “이스터 섬에 관한 가설들은 있지도 않은 과거사까지 만들어낸 것”이라고 비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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