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단법인 아가페(이사장 김삼환 목사)가 지역 내 혐오시설 유치를 반대하던 지역 주민과 32개월간 마라톤 협상 끝에 원만한 합의를 도출했다. 이에 따라 아가페는 이르면 내년 경기도 여주군 북내면 외룡리 일대 6만5000여평의 건축 부지에 면적 390평 규모의 기독교 교도소를 설립하게 된다.

아가페는 16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기독교 교도소 민원해결 및 향후 건축추진 일정’에 관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아가페 강석홍 사무총장은 이날 “매입 부지 당시 지역 주민은 국가적인 혐오시설 유치를 거세게 반대했다”며 “아가페 건축위원들이 외룡리 주민대표단과 끊임없는 대화를 통해 지역정서의 벽을 넘었다”고 밝혔다.

아가페는 합의과정에서 외룡리 지역 내 마을복지회관 및 마을 농기계 창고를 건립하고 정미소 등 경기도 지원사업의 마을 유치에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외룡리 마을 주민들도 아가페의 건축 행위 및 교정시설 설립의 성공적인 달성을 위해 지속적인 동참과 관심을 갖기로 합의했다.

아가페는 내년 초 실시설계를 마무리하고 6월 중순까지 건축 시공업체를 공개 입찰 과정을 거쳐 선정할 예정이다. 내년 중순 착공,2008년 완공이 목표다. 기독교 교도소 건물에는 식당 공장 교회 등 시설을 갖추고 재소자에 대한 다양한 교화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또 이·미용 서비스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도 전개할 예정이다.현재 기독교 교도소 건축에 필요한 예상 비용은 300억원이며 교회와 개인이 130억원의 후원금을 약정했다.

한편 아가페는 이날 회견에서 지난 6월부터 16일까지 경기도 여주 교도소에서 28명의 재소자를 상대로 약 6개월간 실시한 시범운영 프로그램 결과를 발표했다. 아가페는 시범운영에 목회자 220여명,평신도 봉사자 1500여명의 헌신적인 봉사로 12명이 세례를 받는 등 놀라운 성과를 거뒀다고 밝혔다.

김삼환 목사는 “기독교 교도소 설립을 추진하며 ‘죄인은 국가의 힘으로 어떻게 할 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면서 “결국 이 일은 낮은 자,소외된 자들을 사랑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기독교만이 할 일”이라고 말했다.

김 목사는 “지역 주민과의 원만한 합의로 건축을 시작하게 된 것은 전적으로 하나님과 기도해 주신 모든 분들 덕분”이라며 “본격적인 건축과 함께 앞으로도 끊임 없는 기도와 협력을 부탁 드린다”고 덧붙였다.

서윤경 기자 y27k@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