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PD수첩팀이 황우석(黃禹錫) 교수가 사이언스에 게재한 논문의 진위(眞僞)를 밝히자고 마음먹게 된 결정적 계기는 미국에서 연구 중인 K 연구원으로부터 들은 ‘중대 발언’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2005년 사이언스 논문의 공동 저자다. 그렇다면 K씨가 했다는 ‘중대 발언’은 무슨 내용이기에 PD수첩팀을 ‘확신’으로 몰아넣었을까. 본지 취재에 따르면 K 연구원은 올 10월 20일 미국으로 찾아온 PD수첩팀이 “황 교수의 데이터 조작 지시를 수행한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에 “그렇다”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그런 일을 하면서 과학자로서의 양심에 부담이 컸겠네요”라고 묻자 그는 “부담이 컸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 일이 알려지면 과학자로서 문제가 되겠지요”라는 PD수첩팀 질문에는 “과학자의 생명에 치명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황 교수팀은 펄쩍 뛴다. K 연구원의 발언은 PD수첩팀이 조성한 강압적 분위기와 오해에서 비롯됐다는 것이다.

황 교수팀의 복수(複數)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PD수첩팀은 K씨에게 “황 교수가 서울에서 논문 허위 건으로 다음주에 구속된다. 당신도 구속 리스트에 있다. 당신이 실토하면 우리가 구속 대상에서 빼 주겠다”는 식으로 말한 뒤 가정(假定)의 사실을 물어 답변을 받았다. K 연구원은 “청천벽력 같은 말에 그것이 진짜인 줄 알고 과거 황 교수가 내게 ‘자네가 소속된 미즈메디병원의 줄기세포 사진을 많이 찍어 오라’고 지시한 것을 떠올리며, ‘그것이 서울대 줄기세포 데이터 조작에 쓰였구나’ 하고 지레짐작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PD수첩팀은 ‘협박 취재설’을 부인했다.

한 전문가는 또 “MBC PD수첩팀은 이처럼 강압적이고 무리한 방법에 의해 취재를 한 것 외에도, 황 교수가 성공했다고 발표한 11개의 복제배아줄기세포 중 설사 몇 개에서 잘못된 점이 발견된다고 하더라도 ‘성공’ 그 자체를 부인할 수 없는 데도, 황 교수팀이 이룬 성과 전체를 부정하려는 데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