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첫 기적장소 찾았다”


[경향신문 2004.12.22 17:46:56]
        
 
 
“사흘 되던 날에 갈릴리 가나에 혼인이 있어 예수의 어머니도 거기 계시고 예수와 그 제자들도 혼인에 청함을 받았더니 포도주가 모자란지라 (중략) 예수께서 저희에게 이르시되 항아리에 물을 채우라 하신즉 (중략) 연회장은 물로 된 포도주를 맛보고(후략).”(요한복음 2:1-11)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스라엘과 미국 고고학자들이 예수가 첫 기적을 행한 현장을 발견했다고 경쟁적으로 주장해 화제가 되고 있다.

22일 AP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 고고학자 야르데나 알렉산더는 갈릴리 강변의 작은 마을 가나에서 ‘물이 포도주로 변한’ 첫 기적의 장소를 발굴했다고 밝혔다. 알렉산더는 “현장에서 나온 건물과 가재도구 등의 돌 잔해는 성서에 나오는 혼인잔치 장소가 현재의 가나 마을임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곳에서 북쪽으로 수㎞ 떨어진 지점에서 발굴작업을 해오던 미국 고고학자들도 “예수 생존 당시의 것으로 보이는 돌 항아리 파편을 찾아냈다”며 “여기가 성서 속의 가나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서학자들의 반응은 신중하다. 성서 속 가나가 어디 있었는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는 만큼 첫 기적의 현장에 대한 결정적 증거를 확보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얘기다. 예루살렘의 성서학자 스티븐 판은 “두 곳 모두 1세기 때 유적이란 증거는 충분하지만, 어디가 혼인잔치 장소인지 알아내려면 더 많은 정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민아기자 makim@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