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세상이 비웃는 기독교의 이슈 파이팅

[기사] 세상이 비웃는 기독교의 이슈 파이팅

(ㅡ.ㅡ) 4 2,600 2005.07.11 12:29

세상이 비웃는 기독교의 이슈 파이팅


기독교인 시장이면 '성시'이고, 타종교 시장이면 '소돔과 고모라'인가  

김용민 기자/뉴스앤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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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인이 시장이 되면 성시이고, 타 종교인이 시장이면 미신숭상 타파를 위해 싸워야 할 대상이라고 한다는 발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치 않다. 사진은 강릉시청앞 천막농성 장면. ⓒ뉴스앤조이

  만약 이명박 서울시장이 '서울특별시를 부처님께 시주한다'라고 밝혔다면. 또 정장식 포항시장이 불교 연합 모임에 참석해 시 예산 일부를 떼어 불교계에 헌납한다고 밝혔다면. 과연 기독교계는 어떤 반응을 표했을까.
  
  1년 전 소망교회 장로인 이명박 서울시장은 한 기독교 행사에 참석해 '서울을 하나님께 봉헌한다'라고 발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이 시장의 발언은 기독교인들 사이에서도 극한적인 논란을 야기했다. 시장의 개인적 종교 활동을 단죄할 수 없다는 쪽과, '서울특별시를 봉헌한다'라는 발언의 내용을 주목하며 '시가 봉헌 대상일 수 없다'며 반박하는 쪽 사이에 심각한 의견차가 노출됐던 것이다.
  
  그런가 하면 기초자치단체인 포항시의 정장식 시장의 편향성 논란도 비슷한 시기에 불거졌다. 당시 불교계는 정 시장이 공인의 신분으로 공석에서 신앙 간증을 하고 포항시 재정의 1%를 성시화 재원으로 사용하려 했다며 극심하게 반발했다. 결국 정 시장이 지역 불교계 앞에 고개를 떨구는 선에서 봉합이 됐지만, 앙금은 여전하다.
  
  당시 기독교계는 외부로부터 제기된 비판 앞에 어떤 반응을 취했을까? 한마디로 무대응으로 일관했다. 물론 기독교계가 애써 이, 정 두 시장을 비호할 성질의 사안이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런 가운데 요즘 강원도의 한 도시에서는 이런 일이 발생하고 있다. 시장이 무속행사에 참여해, 제관 노릇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미신행위'에 가담했다는 점을 문제 삼아 몇몇 목사와 신자들이 시청 앞에 천막을 차리고 단식 농성에 돌입한 것이다.
  
  그러나 분기탱천한 지역 교계 분위기와는 다르게, 교회 밖, 비기독교인의 반응이 싸늘하다. 이러한 내용의 상황을 보도한 <오마이뉴스> 6월20일치 온라인 기사에 달린 독자 댓글을 보면 자세히 알 수 있다. 최근까지 올라온 44건의 글을 분석해보면 기독교계를 신랄하게 비난하는 것 일색이다. '5일 단식치고 (시위 참가자들의) 혈색이 너무 좋다', '그럼 XX시도 하나님께 봉헌하랴?' 등 제목만 봐도 가늠할 수 있는 냉소들이다.
  
  사실 화성에 우주선이 가는 세상에, 미신 풍조를 없애자고 하는 것이 대의상 뭐가 그렇게 틀린 문제제기이겠나. 게다가 '그 이벤트를 철폐하고 기독교 행사로 대체하자는 것도 아닌데 왜 이런 냉소를 받는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는 항변도 억지는 아니다.
  
  일개 시의 문제로 그칠 일은 아닌 듯싶다. 요즘 들어 종교적 가치를 앞세운 기독교계의 모든 캠페인은 본질을 설명할 겨를도 주지 않고 여론에 의해 뭇매를 맞고 있다는 현실이다. 아무리 옳고 바른 일이라도 기독교의 깃발만 들면 냉소와 폄하의 대상이 된다. 왜 그럴까.
  
  무엇보다도 한국교회의 종교적 권위가 상실된 탓이 크다.
  
  한국교회 미래를 준비하는 모임과 한국갤럽이 지난 해 10월 6,200여명의 비기독교인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 가운데 64.6%가 '한국교회가 참 진리를 추구하기보다 교세 확장에 더 관심이 많다'고 답했다. 한국교회의 목적 추구가 영혼 구원이라는 본령을 흐리고 있다는 점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분석이 가능하다.
  
  한국 사회의 기독교를 상징하는 대표 집단인 대형교회가 헤게모니 대물림, 재정 비리, 목회자들의 도덕성 시비가 이같은 논란을 촉발시킨 원인이었다고 판단한다. 이것이 한국교회의 부흥 성장기를 주도했던 1930년대 출생 목회자들의 2000년대 들어 70세 정년 은퇴 시기와 맞물려 동시 다발적으로 발생하면서 한국교회에 대한 매우 곱지 않은 시선을 양산한 것으로 분석된다.
  
  또한, 기독교계가 제기하는 사회적 요구는 늘 이익 추구에 그치고 있다는 인상이다.
  
  한국교회가 그동안 제기해왔던 사회적 의제들은 대부분 시대 정신과는 무관한 집단 이기주의적 캠페인으로 채워졌다. 이 사회의 민주화가 확산되면서 기독교계가 내세운 구호들은 기독교재산 보호법과 같은 기득권 수호에 방점을 둔 요구들이었다. 이런 요구는 그나마 법적 근거라도 있다. 요즘에는 TV코미디 프로그램의 내용까지 문제 삼아 '기독교 폄훼'이며 '전도의 문을 막는다'며 조직적으로 시비를 건다. 이런 행위가 도리어 전도의 문을 더 막는 꼴이자, 코미디 프로그램을 능가하는 코미디임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 한국교회의 비극이다. 생명, 인권, 평화, 통일 등 종교가 표방해야 할 가치는 기대도 못한다. 대부분 불교, 천주교의 전유물이다.
  
  독재 정권 시절에는 권력의 해바라기로 자리매김하다, 자기들과 친화적이지 않은 권력이 나타나면 걸핏하면 시청 앞에 나와 세과시를 하며 '우리를 우습게 보지 말라'라고 주장한다. 이제 기독교는 이 사회의 수구세력들과 한 편이 돼 버린 것이 큰 문제라는 설명이다.
  
  마지막으로, 교회 조직이 갖는 속성이 종교적 원리보다는 정치적 지향성에 의해 움직인다는 점이다.
  
  지역 기독교 연합회는 속해있는 지역 사회 안에서 기독교계를 대표하는 상징적 지위를 얻는다. 한마디로 연합회장만 되면 지역사회의 유지로 부상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떤 지역의 경우 '대표성' 논란을 거듭하다가 기독교 연합회가 두 개로 나뉘는 사태를 배태하기도 한다.
  
  사실 연합회는 이 '대표성'을 어떻게 하면 더욱 돈독하게 할까 고민한다. 그래서 명분이 있든 없든 '이슈 파이팅'을 해내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다. 따라서 가끔은 설익은 화두를 들어, 지역 사회 시민단체와 타종교, 행정기관을 상대로 갈등을 조장하고, 압력을 행사한다. 이는 '외부의 적'을 만들어 내부의 단결을 도모하려는 뜻이 내포돼 있다. 당연히 지역 사회로부터 독선적이라는 지적을 들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낳는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심각한 위상 실추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제는 진보적 신학자가 아닌 시장에서 만나는 서민들 입에서도 '교회가 썩었다'라는 말이 서슴없이 나오고 있다. 선교의 장애물은 외부적 요인이 아니라 내부에 잠재된 문제점 때문인 것이다.
  
  또 다른 상상 하나 더. 이명박 시장이 '서울특별시를 하나님께 봉헌한다'고 했을 때, 기독교계가 나서서 '종교를 정치에 이용하지 말라'라고 일침을 놓았다면. 정장식 시장이 포항 성시화 대회에 시 예산을 기탁하려 할 때, '시 예산은 공금입니다. 우리 행사의 기금으로는 적절치 않은 것 같습니다'라고 사양했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기독교인이 시장이 되면 성시이고, 타 종교인이 시장이면 미신숭상 타파를 위해 싸워야 할 대상이라고 한다는 발상은 아무리 생각해도 적절치 않다. 기독교가 살 길, 특히 기독교계의 목소리를 세상이 주목하게 할 방법은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식의 자가당착으로 벗어나는 길이다. 그것은 완전한 해법이 아니라 그저 첫 단추를 꿰는 것일 뿐이다.


2005년07월09일 ⓒ민중의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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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세일러문 2005.07.11 15:44
하긴..쌀뜰물이 곰국으로 둔갑하는 순간이...ㅋ
꽹과리 2005.07.11 13:21
언젠가 전두환이 교도소에서 단식한다고 논란이있었는데 알고보니 링거맞고 죽먹으며 스스로 단식이라고 지랄한게 기억 나는군요 카카카카
김장한 2005.07.11 12:41
또 다른 반음...

앗...기독교 탄압이닷...종교 탄압이닷!!!!!!!!~~~~~~~~~`텨텨텨=3=3=3=3=3=3=3
쯧쯧쯧 2005.07.11 12:38
이 기사를 본 개독들 반응 : 뉴조는 반기련의 끄나풀이닷....!!!.....지옥불에 떨어져랏...!!!.....emoticon_001emoticon_001emoticon_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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