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강릉시 사태가 안티기독교인들과의 갈등으로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금식기도 중인 목사들은 별로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진제공 러브강릉기독교협의회

강릉시 사태가 전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6월21일 시 관계자들은 금식기도 중인 목사들과 사태 발생 후 첫 만남을 가졌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한 채 헤어졌다.

이날 강릉단오제 위원장 등 시 관계자를 만난 김영민·김남일 목사 등 러브강릉기독교협의회 관계자들은 "우리는 심 시장의 미신행위를 중단할 것을 촉구했으나, 행사 관계자들은 그럴 수 없다고 밝혀 더 이상의 대화는 이루어지지 못했다"고 했다. 이에 따라 이들은 6월19일에 이어 24일에도 강릉시청 앞에서 촛불집회를 여는 등 항의의 수위를 높여갈 계획이다.

온라인상에서의 논쟁도 점점 뜨거워지고 있다. 강릉시청 홈페이지(http://www.gangneung21.net)에서는 지금까지 5백 건이 넘는 글이 올라왔다. 특히 6월21일부터는 하루에 올라오는 글이 2백여 건이 훌쩍 넘었다. 대다수가 기독교의 독선과 배타성을 비판하는 글이다.  반기독교시민운동연합(http://www.antichrist.or.kr)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안티기독교 사이트에서도 강릉시 문제가 논란이 되는 등 이번 사태가 기독교인과 안티기독교인들의 갈등으로 확대될 조짐까지 보이고 있다.

아이디 '김정'은 정춘수·정인과 등 기독교 인사들의 친일행적을 거론하며, 먼저 과거부터 청산하라고 요구했다. 아이디 '임유덕'은 아예 크리스마스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임씨는 석가탄신일과 크리스마스 등 특정 종교의 탄신일은 그 종교의 명절로 내버려둬야지, 국경일로 삼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했다. 이와 함께 "기독교가 먼저 모범을 보여 미신적인 크리스마스 행사를 없애라"고 꼬집었다.

아이디 '심정섭'은 "전통의 문화를 문화로 인정하지 못하는 저급한 종교관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다"며 "최소한의 양심을 갖고 종교이기주의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하길 바란다. 종교분쟁의 중심에 늘 기독교가 서 있는 이유가 무엇인지 생각해보라"고 충고했다.

자신을 축제기획자라고 밝힌 아이디 '김유신' 역시 "문화는 문화로 봐달라"며 "강릉단오제는 특정 종교를 숭배하는 종교 행위가 아니라 지역의 유구한 역사를 지닌 전통문화라는 점, 강릉을 대표하는 시민의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라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극소수지만 기독교 내부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송상호 목사는 홈페이지에 남긴 글에서 "아직 한국 교회의 수준이 객관적이고 상식적이지 못하다"며 이해를 당부했다.

이에 대해 김영민 목사는 "일부 안티기독교인들이 홈페이지에 글을 남기고 있다"며 "도를 넘어선 글의 경우 사이버 수사대에 의뢰할 생각도 갖고 있다"고 말했다.